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부산시 조직개편의 불편한 진실 /최원열

도시생태 두 중심축 환경·녹지부문 쪼개고, 개발 중심으로 돌아선 도시재생 정책 유감

친환경 부산 미래 암울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최근 속 상하는 소식을 접했다. 정부가 4대강 사업으로 떠안은 빚을 혈세로 틀어막으려고 한다는 거다. 국토교통부가 수자원공사의 부채 8조 원의 원금과 이자를 갚기 위해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 돈만 4000억 원에 가깝다. 도대체 제 정신인가. 이명박 정부때 어떻게 정했나. 원금은 수공이 상환하고, 사업 종료시점까지 이자를 한시적으로 지원한다고 명시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대못이 훌러덩 빠져버렸다. 나랏일을 이렇게 엉터리로 하는 경우도 있나 싶다.

수십 조에 이르는 천문학적 돈을 쏟아부은 결과는 참담하다. 자연의 이치대로 구불구불 흐르던 4대강은 콘크리트로 덮였고, 보와 댐을 곳곳에 만드는 바람에 강은 거대한 웅덩이로 변했다. 물이 고이면 썩는다고 했다. 부영양화가 진행되면서 곳곳이 '녹조라떼' 몸살을 앓고 있다. 여기에 럭비공만 한 희한한 생물까지 출현했다. 이름이 '큰빗이끼벌레'라나 뭐라나. 환경전문가들은 신종 출현에 유속 감소와 오염도 심화를 그 원인으로 의심한다.

자연의 역습뿐이겠나. 정부가 입찰 담합을 조장하고 묵인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담합 업체들이 소송에서 밝힌 내용이란다. 신속한 공사 시공을 위해 다수 공구를 동시 발주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4대강 청문회를 열어야 마땅하다. 전임 대통령이 임기 내 치적을 쌓기 위해 무리수를 뒀고, 그 피해는 오롯이 금수강산과 국민에게 돌아갔기에.

진정한 '환경 정신'의 예를 들겠다. 7년 전 미국 오리건주에서 상상하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멀쩡한 댐을 부숴버린 것이다. 매년 70억 원의 전력 수입을 내는 효자 '마못댐'이 일순간 사라져버렸다. 댐으로 인해 연어 회귀가 힘들다는 게 이유였다. 한때 특산품으로 이름을 날렸던 연어가 '멸종위기종'이 되자 댐을 없애기로 결단을 내렸다. 바로 이게 생태 회복의 진면목이 아닌가.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연어 한 종을 위해 그 아까운 댐을 헐어버리는 게 가당키나 한가. 하지만 배워야 할 가치가 충분하다. 그들은 자연을 정복하겠다는 마인드를 버렸다. 인간도 생태계의 한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해야한다는 진리를 깨친 것이다.

환경 정책은 그래서 정말 중요하다. 4대강 사업 같은 대실수를 되풀이하는 일이 있어선 절대 안 된다. 박근혜 정부가 곱씹어야할 교훈이다. 비단 정부만 아니라 지방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불편한 진실이 계속되는 듯한 조짐이 보여 영 마뜩잖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취임하면서 새 바람이 부는 것은 반가운 현상이다. 조직개편안을 내놓고, 굵직한 인사를 단행하는 등 힘이 넘치는 듯하다. 그런데 시 조직개편안을 들여다보니 이상한 기운이 감돈다. 마치 잡탕밥을 만들어 놓은 듯 혼란스럽다. 과연 서 시장의 의지가 제대로 반영된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다.

이대로라면 친환경도시 부산의 미래는 어둡다. 왜냐고? 환경과 도시재생 부문을 보라. 뒤죽박죽이 돼 있다. 도시재생과가 건축정책관 관할이 된다. 환경녹지국이 환경국으로 쪼그라들면서, 녹지 부문은 창조도시본부로 넘겨진다. 관련 업무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라는데 과연 그런가. 환경과 녹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도시생태시스템을 떠받치는 두 중심축을 쪼갠다는 게 말이 되기나 하나.

도시재생도 마찬가지다. 이건 지역공동체 복원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삶의 질'이 핵심 포인트다. 그래서 지난해 도시재생선언을 통해 개발 중심에서 주민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틀겠다고 했다. 그런데 부수고 짓는 건축 쪽으로 갖다붙이겠다니 도무지 납득이 가질 않는다. 이대로라면 일관된 정책이 나오기는커녕 밥그릇 싸움만 요란해질 지경이다.

얼마 전 부산시 관광통계가 엉망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산출 근거에 허점이 많은 점도 있지만, 일반과 크루즈, 의료 관광객을 시청 담당부서별로 따로 집계해서 통합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게 지적됐다. 마찬가지로 조직개편이 원안대로 이뤄지면 환경과 재생 부문이 따로 놀게 뻔하다. 기능 집중이 아닌 행정 위주의 분할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면 큰 오산이라는 얘기다.

뚝딱거려 만드는데 중점을 둔 '개발'과 최대한 지키려는 '보전' 모두 부산 발전을 위한 합목적적 가치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조직도 양립이 가능하도록 일관된 체계를 갖춰야 한다. 보전 개념이 개발 논리에 예속된다면 친환경은 물 건너간 거나 다름없다.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조직개편안은 재고돼야 마땅하다. 월드컵 4강전에서 독일에 참패한 브라질의 스콜라리 감독이 말했다. 비극적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라인업을 결정하고, 전술을 짠 나에게 있다고. 서 시장이 새겨 들었으면 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기자수첩] 부산경찰 내부 성범죄 ‘쉬쉬’…피해자 인권 뒤 숨지말라 /박호걸
  2. 2부산 돼지국밥집 유명 BJ 방송중 카메라에 딱 찍힌 ‘깍두기 재사용’
  3. 31명 뽑는 영화의전당 일반직, 189명 몰려 ‘바늘 구멍 뚫기’
  4. 4장인화, 부산 ‘경제수장’ 출사표…송정석과 2파전
  5. 5[김경국의 정치 톺아보기] 친문, 이재명 때리기…공멸 부른 ‘친박의 김무성 견제’ 닮아
  6. 6여성혐오 유발 안전표어…태영건설 안내판에 시민 공분
  7. 7가덕신공항시대 글로벌 혁신의 리더 원한다
  8. 8부산 ‘관광비행 수학여행’ 본격화…위기의 항공업계 새 활로 가능성
  9. 9LG메트로시티 리모델링 설계 우선협상대상자에 ‘희림’
  10. 10뒤늦게 바뀐 백신지침에…구청장 ‘솔선수범 접종’ 물거품
  1. 1[김경국의 정치 톺아보기] 친문, 이재명 때리기…공멸 부른 ‘친박의 김무성 견제’ 닮아
  2. 2가덕신공항시대 글로벌 혁신의 리더 원한다
  3. 3[4·7 현장 '줌인'] “朴 자질 검증” 선공 날린 김영춘, “내가 할 소리” 되받아친 박형준
  4. 4여당 “LH 자체조사” 진화 나섰지만…야당 “검찰 직접 나서라”
  5. 5두 후보 “경선 경쟁자를 품어라”
  6. 6윤석열 사퇴효과? 지지율 수직 상승
  7. 7한미 방위비분담금 원칙적 합의…5년 계약 유력
  8. 8합조단 2만3000명 1차 조사…2013년 12월 거래부터 검증
  9. 9문 대통령 “LH 의혹, 검경 협력 필요한 첫 사건”
  10. 10윤석열 사퇴 전보다 대권 지지율 급상승한 여론 조사 발표
  1. 1장인화, 부산 ‘경제수장’ 출사표…송정석과 2파전
  2. 2LG메트로시티 리모델링 설계 우선협상대상자에 ‘희림’
  3. 3부산 지스타 최대 2028년까지 연다…영구개최 한 발짝 더
  4. 4스마트항만 운영할 핵심 전문인력 부산서 키운다
  5. 5미국 국채 금리 오름세 지속에 외국인 2월 한국 주식 3조 순매도
  6. 6정부, 가덕도 신공항 건설 TF단 구성…김해공항 확장안 완전히 백지화 의미
  7. 7부산어시장 집단확진으로 경매 올스톱
  8. 8공동어시장 코로나19집단감염에 경매 중단
  9. 9포스코건설·삼성물산 위험한 작업 거부권 도입
  10. 10펄쩍 뛴 밥상물가…OECD 네 번째로 많이 올랐다
  1. 1[기자수첩] 부산경찰 내부 성범죄 ‘쉬쉬’…피해자 인권 뒤 숨지말라 /박호걸
  2. 2부산 돼지국밥집 유명 BJ 방송중 카메라에 딱 찍힌 ‘깍두기 재사용’
  3. 3여성혐오 유발 안전표어…태영건설 안내판에 시민 공분
  4. 4부산 ‘관광비행 수학여행’ 본격화…위기의 항공업계 새 활로 가능성
  5. 5뒤늦게 바뀐 백신지침에…구청장 ‘솔선수범 접종’ 물거품
  6. 6가덕도 SOC 공사 올스톱…주민 “생존권 보장하라”
  7. 7배달 대행업체 오토바이 몰던 50대, 신호위반 사고로 사망
  8. 8코로나19 확진자 하루만에 다시 400명대 중반으로
  9. 9동명대 새 총장에 전호환 부산대 전 총장
  10. 10양산종합복지타운, 이용자 중심 맞춤시설로
  1. 1손흥민·케인 14골 합작…EPL 단일 시즌 신기록
  2. 2“7월 KPGA 우성 대회 꼭 우승 하겠다”
  3. 3전인지 3개 대회 연속 ‘톱10’…부진 말끔히 털어내
  4. 4또 호수 넘긴 괴물 샷…디섐보, 통산 8승 번쩍
  5. 5스트레일리 완벽투·프랑코 강속구…롯데 희망 봤다
  6. 6신세계야구단 “쓱 랜더스로 불러주세요”
  7. 7허훈·양홍석 쌍포 침묵…kt, 4연승 다음 기약
  8. 8박정인·발렌티노스 ‘골 맛’…페레즈호 첫 승 신고
  9. 9이대호·손아섭·민병헌 39억 깎았더니, 거인 연봉순위 8위(작년엔 1위) 추락
  10. 10체육단체장으로부터 듣는다 <7> 정신 부산야구소프트볼협회장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릴레이 인터뷰
진보당 노정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릴레이 인터뷰
국민의힘 이언주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융합의 시대’를 진정으로 지향하려면
축소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선택
기고 [전체보기]
동백전을 둘러싼 불편한 진실 /안일규
MICE, ‘사회적 가치’로의 진화 /이태식
기자수첩 [전체보기]
동남권 메가시티 첫걸음…부산시·경남도 초정~화명 도로 협력부터 /박동필
불편한 목소리에 침묵…부산시교육감 소통 나서야 /김화영
김석환 칼럼 [전체보기]
‘능력주의’와 ‘예타만능’이라는 거짓말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해 뜨는 아침, 겨울 산의 속살을 보라
정치적이기엔 너무도 문명적인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옛것에서 발견하는 변용
관현맹인과 여악의 전통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2+1 책임제’ 족쇄로 안 남으려면 /유정환
‘신산업 도시 부산’의 필요조건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미얀마의 ‘거세 불안’
R2P와 중국몽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의 시간을 맞으며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어묵의 별칭 ‘간또’
목포 ‘중깐’의 딜레마
사설 [전체보기]
“가덕 난공사 아니다”는 전문업체 주장 주목한다
한미 방위비 협상 타결…양국 동맹 강화 전기 되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청년기본소득’ 용납해선 안 되는 이유
공유경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비핵평화, 중단없이 가야 할 길
한반도 비핵화는 어떻게 되나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최고의 기쁜 날
퇴폐미술의 낙인
이제명 칼럼 [전체보기]
탄소중립 어젠다의 가치와 미래
이홍 칼럼 [전체보기]
반기업정서 극복을 위한 싹이 텄다
카리스마에 대한 오해
장병윤 칼럼 [전체보기]
알바트로스, 오 알바트로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이제 어떤 부동산정책을 믿겠나
그 많은 낙하산 사라질까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강 건너 봄이 오듯
불멸의 연인
차재원 칼럼 [전체보기]
시장 보선 이후가 걱정되는 이유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그 날을 기다리며
겨울나기
특별기고 [전체보기]
신공항 특별법 여론조사, 부정응답 유도한 질문들 /강경태
같이 잘 살되 올바르게 잘 사는 ‘노나메기’ 세상으로 /이청산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김정희의 ‘세한도’ 열풍
김홍도의 ‘논을 가는 소’
  • 유콘서트
  • 18기 국제아카데미 모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