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에 대해 환경부가 친수활동 불가 입장을 밝힌 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오는 10월 착공을 목표로 토지 보상이 진행 중인 와중에 개발 밑그림을 통째로 흔드는 처사에 다름 아니다. 뒤늦게 제동을 걸고 나선 건 느닷없어 보이기까지 하다.

환경부가 에코델타시티 환경영향평가를 승인하면서 내건 '수질 2급수 개선 철회, 친수활동 불가' 조건은 황당스럽다. 2012년 개발계획 수립 때부터 환경부는 인접해 있는 서낙동강, 맥도강, 평강천 등 3개 국가하천의 수질을 4급수에서 2급수 수준으로 개선하라고 줄기차게 요구해 온 터다. 그래놓고선 사업 공동시행자인 부산시와 수자원공사가 대책으로 제시한 하수처리장 신설과 습지 조성 등으로는 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며 태도를 180도로 바꾼 것이다. 대책이 미흡하면 보완책을 찾아보는 게 먼저지, 지금 와서 핵심 콘셉트인 친수활동을 못하게 하면 이미 그려놓은 계획은 어쩌란 말인가. 5조4000억 원이 투입되는 거대 사업 계획을 일방적으로 뒤트는 건 무책임한 일이다.

환경부 입장은 얼른 납득하기 어렵다. 에코델타시티 수질 개선 대책에 경남 김해·양산 등 주변 지역 하수도 정비계획이 빠져 있고, 이는 2030년께나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주변 오염물질 유입 차단책까지 완벽하면 더없이 좋은 건 맞다. 하지만 그런 논리로 따지만 낙동강 상류 오염원도 모두 제거해야 하는 것 아닌지 되묻고 싶다.

에코델타시티에는 마리나 시설, 요트 빌리지, 카누 체험장 등 해양레포츠 관련 계획이 많이 포함돼 있다. 핵심 상업지구도 친수활동을 고려해 수립됐다. 물론 서병수 시장이 "낙동강 양안지역과 충분히 연계해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밝힌 바 있어 부분적으로 수정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해도 국내 첫 수변도시라는 근본 개념은 유지되도록 하는 게 옳다. 여기서 깨끗한 물과 철새보호 등 환경대책을 충실히 하는 게 우선이다. 시 등은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다시 진행하고 필요시 추가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