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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세계 저비용항공사 둥지를 부산에 /조성제

폭발하는 LCC 수요 비싼 공항이용료 탓

항공료 국제경쟁력 낮아 가덕신공항 유치 전략, '전용터미널' 공략할 만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4-04-15 18:57:54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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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의 성장세가 무섭다. 역사가 10년도 채 되지 않는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국내선 여객 분담률은 지난해 48%를 넘어 섰고 올해는 50%에 육박할 전망이다. 국제선 수송 분담률도 10%에 육박했고 국제선 이용객 수는 최근 5년 동안 30배 가까운 폭발적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다. 지역항공사인 에어부산을 포함해 국내 LCC 5곳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모두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대형항공사들은 모두 적자를 냈다.심지어 국내 항공업계가 LCC를 중심으로 다시 한 번 재편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원인은 낮은 항공료에 있다. 국내외 여행수요가 실속형 알뜰관광으로 바뀌면서 저가항공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도 있다. 국내 LCC의 항공료는 대형항공사의 80% 수준이다. 이 수준으로는 해외 저가항공사들과 경쟁할 수 없다. 실제 해외 LCC의 항공료는 대형항공사의 40~60% 수준이다. 국내 LCC의 항공료가 최고 배 가까이 높다는 이야기다.

국내 LCC의 항공료가 이처럼 비싼 것은 높은 공항이용료가 원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LCC 전용터미널을 보유한 공항이 한 곳도 없다.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오사카 간사이공항에 LCC 전용터미널을 운영 중이고 나리타공항에도 전용터미널 건립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경쟁에서 지고 있는 것이다. LCC 전용터미널의 도입이 시급한 이유다. LCC 전용터미널이나 전용공항이 도입되면 공항이용료가 낮아져 항공료도 자연스럽게 낮아진다.

우리 부산은 일찍이 김해공항의 한계를 극복하고 나아가 새로운 항공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동북아 LCC 거점공항으로서의 김해공항 가덕이전을 주장해 왔다. 이는 인천과 같은 새로운 허브공항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저비용 항공수요를 선점해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분명한 목적이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신공항 논의가 시작된 지 이미 20년이 지났지만 이 사업은 아직도 제자리 걸음이다. 정부의 추진의지가 부족했던 데다 공항건설을 둘러싼 지역 간 이해 갈등이 또 다른 빌미가 되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공항은 반드시 수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공항이 대도시 인근에 위치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국내공항 중 김해, 김포, 제주를 제외하면 모두 적자공항이다. 수요를 감안하지 않고 건설이 추진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김해공항은 지난해 국제선 이용객이 이미 500만 명을 넘었다. 김포공항 국제선과 비교해서도 70만 명이 더 많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제선 청사는 최대 수용능력을 8% 이상 초과해 언제나 만원이다. 김해공항에 대한 정부의 국제선 항공수요 예측은 크게 빗나갔다.

이런 항공 수요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산업 인프라 면에서도 부산은 LCC 거점공항 도시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다. 세계 5위의 항만 인프라와 대륙철도의 기종착지라는 지정학적 위치는 항공·항만·철도로 이어지는 세계적 물류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기도 하다. 또한 서부산권과 원도심, 동부산권으로 이어지는 도시 개발프로젝트는 세계적인 도시를 향한 부산의 비전을 만들어 가고 있고 부산만이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은 늘어가는 중국의 관광수요를 유인하기에도 충분하다. 부산에 안전성을 갖추고 24시간 운항이 가능한 명실상부한 국제공항이 건설된다면 동북아의 새로운 LCC 거점공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가 간 경쟁은 점차 도시단위로 세분화되고 있다. 도시경쟁력을 갖춘 국가가 일류국가가 되는 시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역시 도시별 비교우위를 냉정하게 분석하고 그에 기초한 개발 전략을 세워야 한다. 다른 도시의 전략산업이 우리 도시의 전략산업이 될 수 없고 내 바구니에 모든 것을 담을 수 없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부산의 전략은 분명하다. 항만, 철도와 연계한 국제적 공항인프라를 갖추고 동남권의 관문도시, 중핵도시로의 성장을 핵심전략으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선 국제공항으로서의 기능을 온전히 갖춘 공항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 그 최적의 대안은 가덕신공항이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가덕신공항이 가져가야 할 전략은 '동북아의 LCC 거점공항'이다. "싼 게 비지떡이다"라는 말이 있지만 항공산업과 공항에서 만큼은 예외를 두고 싶다. 대형항공사들이 저비용 항공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어쩌면 이를 입증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최근 저비용항공사들의 괄목할 만한 성장은 "싼 게 비지떡이 아닌 보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 주고 있다. 부산이 이러한 저비용 항공사들의 힘찬 날갯짓을 포용할 수 있는 공항을 갖춘다면 '동북아 물류·비즈니스 중심도시'를 향한 부산의 비전도 눈앞에 성큼 다가올 것이다.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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