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산복도로 도시재생 사업에 공정 여행을 접목시키기로 한 것은 고무적이다. 착한 여행으로도 불리는 공정 여행은 현지 주민들과의 소통과 나눔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신개념 투어라 하겠다. 단순히 스쳐 지나가거나 즐기기 위한 일방적 패키지 투어에서 벗어나 산복도로 현장을 체험하고, 그 속에 녹아든다면 부산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슬로시티 사례에서 보듯이 지역 문화와 환경을 존중하고, 주민들과 공감하는 공정 여행이 정착되었으면 한다.
이번에 선정된 산복도로 공정 여행 코스는 감천문화마을과 초량 이바구길, 그리고 닥밭골 벽화마을 등 세 군데로 빼어난 경관과 고유의 문화가 어우러져 외지 관광객들의 호응이 기대된다. 미로처럼 이어지는 아름다운 골목길을 따라 흥미로운 벽화와 조형물을 감상하고, 카페에서 느긋하게 차 한 잔을 마시면서 풍경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다. 한국전쟁의 애환을 느끼는 건 물론이고, 닥종이 공예 체험도 가능하다.
공정 여행은 무엇보다 창조적 재생에 큰 도움을 준다. 산복도로 골목길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마을 경제도 살릴 수 있으니 관광객과 주민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방식이다. 문제는 준비를 여하히 잘 하느냐에 달려 있다. 산복도로라는 하드웨어를 재정비하고 찾는 이들에게 만족감과 울림을 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가득 담아내야 한다. 스토리텔링과 문화축제 개발 등 창의적 아이디어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말이다.
그 점에서 우리의 산복도로는 아직 흡족한 수준이 못 된다. 마을 민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공정 여행의 의미를 살릴 수 없으며 참맛도 느낄 수 없다. 하루빨리 관련 법이 국회에서 통과돼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관광 코스들을 점에서 면적 차원으로 연결하고 확대시켜 나가는 게 필요하다. 그러면서 투어 상품 개발과 홍보가 이뤄져야 효과를 볼 수 있다. 피서철 해수욕장과 산복도로를 연결하는 등 기다리지만 말고 찾아가는 형태의 복합 관광시스템도 적극 검토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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