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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치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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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닭의 대명사인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KFC)'에도 슬픈 유래가 있다. 흑인 노예들이 주인이 먹지 않는 날개와 관절, 목 부위를 소기름과 면실유에 튀겨 먹은 데서 비롯한 것. 흑인들의 '소울 푸드(영혼의 음식)'. 1939년 KFC가 등장하면서 백인들도 서서히 맛을 들이기 시작했다. 1960년대 들어선 미국 패스트푸드 업계를 석권해 가장 대중적인 음식이 됐다.

인간이 야생닭을 키운 건 3000~4000년 전 미얀마·말레이시아·인도가 처음. 신라의 시조설화와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도 닭이 등장하니 우리나라도 삼국 이전부터 사육했던 모양. 자고로 한국인의 가장 요긴한 동물성 단백질원이 닭고기이다. 사위가 오면 씨암탉을 잡는다지 않나. 1890년 나온 '언더우드 자전'에도 '통닭'이란 말이 있다. 물론 닭백숙을 지칭한 것. '프라이드 치킨'은 1930년대 말 '조선외래어사전'에 처음 실렸다.

1960년대 초 혜성 같이 나타난 전기구이 통닭이 인기를 누렸지만 1980년대 들어서자 조각 튀김닭에 밀려 자취를 감췄다. 부산의 '거인통닭''희망통닭' 수원의 '매향통닭'은 이때 나온 튀김 전문점들. KFC는 1984년 서울 종로에 매장을 열면서 한국에 진출했다. 튀김닭이 1970년대 등장한 생맥주의 안주로 각광 받으면서 '치맥(치킨+맥주)'이 한국인의 음주 문화 한 축을 이루게 된다. 특히 2002년 한일 월드컵은 '치맥사(史)'에 획을 그은 사건. 붉은 유니폼을 입고 맥줏집에 모여 앉아 열광적인 응원을 펼친 술꾼들에 의해 공전의 히트를 쳤다.
KFC에 시장을 빼앗긴 국내 닭 외식업자들이 1990년대 후반, 회심의 반격을 터트렸으니 이름하여 양념 치킨. '양념 반, 프라이드 반'이란 히트작도 나왔다. 직화구이, 장작구이, 참숯구이 따위로 치킨은 지금도 진화 중. 요리법이 어떻게 바뀌든 맥주가 치킨과 찰떡 궁합임엔 변함이 없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때문에 중국에선 지금 '치맥' 열풍이 불고 있다. "눈 오는 날엔 치맥이 딱인데…"란 여주인공의 대사가 기폭제. 치맥 전문점 앞엔 손님들로 장사진이고 어떤 임신부는 치맥을 너무 먹어 유산할 뻔했다고. 중국 최대의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에서도 한류 드라마가 주요 논제가 됐다. 오죽하면 워싱턴포스트가 1면에 중국에 부는 '별 그대'와 치맥 열풍을 다뤘을까. 한류의 부활이 반갑긴 하지만 음식조차 반나절 시차로 전파되는 세계화의 속도가 어찔어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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