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참 빠르다. 무더위에 지쳤던 여름이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새해가 밝았다. 모두 어렵고 불경기라 그런지 이번 겨울이 무척 춥게 느껴진다. 갑오년 올해는 경기가 조금 나아진다고 하지만 동틀 녘이 더 어두운 것처럼 지금이 더 어렵다.

힘들다고 느껴질 때면 항상 생각나는 좋은 뜻의 말이 있다. 좋은 일은 짧고, 어려운 일은 길다고 했다. 그래서 인생살이가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지나가리라, 저 많은 구름 뒤엔 파란 하늘이 있다는 희망적인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고 다시 힘을 내어 도전한다.

새해를 맞아 꼭 마음에 새겼으면 하는 것과 자비와 사랑에 대해 생각을 해본다. 불교에서는 자비를 실천윤리로 삼고 있다. 이웃을 사랑해 기쁨을 주는 것을 자(慈)라 하고, 이웃을 가엾이 여겨 괴로움을 없애주는 일을 비(悲)라 한다. 그러므로 자비는 인간 심성의 승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불교의 가르침을 보면, 어머니가 자식을 사랑하듯 그런 마음가짐으로 모든 이웃을 사랑하라고 강조한다. 어머니가 자기 자식을 목숨을 걸고 지키듯이, 모든 살아 있는 것에 대해 한량없는 자비심을 일으켜야 한다는 가르침도 있다. 지극한 자비에는 멀고 가까움이나 원수와 동지가 따로 있을 수 없다는 뜻이다.

또한 인간 존재의 기본적인 구조는 세상에 있다. 세상에 있다는 것은 함께 있음을 뜻한다. 사람은 혼자서 살 수는 없다. 서로서로 의지해 관계를 이루고 살아간다. 그래서 저쪽의 불행이 내게 무연하지 않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저것이 없으면 이것도 없는 것이 모든 존재의 실상인 것이다. 법정 스님은 원망은 원망에 의해 해결될 수 없고 원망을 버림으로써 풀린다고 했다. 정치란 죽이지 않고 해치지 않고 이기지 않고 적에게 이기도록 하지도 않으며, 슬프게 하지 않고 법답게 다스려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불가피한 경우라 할지라도 맞서 싸우기보다는 온갖 방편과 지혜로써 화평하라고 가르쳤다.

부부간의 사랑도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책임을 져주는 것이다. 그리고 무조건 주는 것이다. 이해하는 마음과 감사하는 마음이다. 존경과 존중하는 마음이다. 여기에 더해 서로에게 헌신하는 것이 사랑이라 할 수 있겠다. 무엇이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대한다면, 더 큰 가치로 나에게 돌아올 것이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요즘은 상사나 직장동료들과의 갈등으로 인한 퇴직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직장은 자기 발전의 터전이 돼야지 갈등의 장소가 돼서는 안 된다. 누구나 인간관계에서 갈등을 겪을 수 있지만, 이로 인해 상처받고 주저앉으면 안 된다. 갈등은 문제를 들춰내 해결하는 발전의 과정으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갈등을 푸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나 자신을 낮추고 반성하는 것이다.

'사람은 배는 고파도 살 수 있지만, 남이 잘되면 배가 아파서 살 수가 없다'는 말이 있다. '남 잘되는 것은 못 본다'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경쟁심, 질투심, 이기심, 시기심 같은 인간 본성에 근거한 것이다. 타인에 대한 경쟁심을 약간만 내려놓는다면 서로 의지해 함께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똑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해서는 안 된다. 실수를 발판으로 삼아 더 지혜로운 사람이 돼야 한다. 더 발전하고 자기 분야에 고수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는 사람은 희망이 없다. 소를 잃고 낙담만 하고 있을 게 아니라 반드시 외양간부터 고치는 버릇을 가져야 한다. 새해에는 이 같은 생각을 늘 마음에 새겨 성공의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

평생을 열심히 하면 큰일을 이룰 수 있다고 한다. 올해의 일은 연초에 좋은 씨앗을 뿌려 열심히 가꾸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이제까지 우리 모두가 열심히 해왔다고 자부심을 가지자. 지난 한 해의 자신에게 칭찬을 아끼지 말고, 올해에는 더 힘내라고 용기를 주며, 일의 즐거움으로 가득 채워 도전하는 한 해가 되자. 갑오년에 우리 모두 소망하는 일이 이뤄지길 바라고, 항상 사랑·행복·기쁨·행운이 깃드시길 기원한다.

그린조이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