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전면시행된 도로명주소가 곳곳에서 혼선을 빚고 있다. 제도 도입 초기의 혼선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도로명주소 제도가 1996년부터 시작됐고, 2012년부터 전면시행하려다 충분한 적응을 위해 2년 미루었다는 점에서 이번 혼선은 제도 자체의 문제점까지 생각하게 한다. 어쨌든 정부가 장기간 준비한 작업인 만큼 국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해 제도의 조기 정착을 꾀하는 것이 급선무다.
국민들이 도로명주소를 불편해하는 이유는 단순히 새 제도라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다. 도로명주소가 국민들의 생활공간 감각과 밀착되지 못한 탓도 크다. 예를 들어 부산 최대 아파트단지라고 할 수 있는 남구 메트로시티 도로명주소는 부산 남구 분포로 113이며, 여기에 ○○○동 ×××호가 붙는다. 북구 화명동 롯데캐슬카이저 역시 부산 북구 금곡대로 166, ○○○동 ×××호이다. 동 이름도, 아파트 이름도 없어 도로명주소만으로는 어디인지 알기 어렵다. 도로명주소에 최소한 아파트 이름을 넣는 것은 고려해보는 것이 좋을 듯싶다.
도로 이름의 수가 절대적으로 적은 것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부산 중앙대로의 경우 중구에서 시작해 동, 부산진, 연제, 동래, 금정구까지 이어진다. 같은 구에서 중앙대로를 끼고 있는 지역은 동에 관계없이 모두 중앙대로가 된다. 외국의 경우 도로마다 길이가 짧아 도로명을 대면 우리의 '동'처럼 쉽게 와닿지만 우리는 지나치게 넓다. 주소만 들고 길을 찾기도, 동네 주민이라도 답해주기가 어렵다.
도로명주소가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정부의 취지는 이해하겠지만 그보다는 국민들의 생활 편의가 우선이다. 경찰청이 112신고의 경우 도로명주소 외에 지번 주소, 건물 이름 중 하나만 대면 경찰차가 출동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좋은 본보기다. 정부 또한 이 같은 보완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국민이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도로명주소를 만드는 것이 제도 성공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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