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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누가 정치검찰인가 /장재건

NLL·댓글 수사 발표, '권력의 시녀'된 검찰…'짜맞추기' 냄새 짙어, 신임 총장 지켜볼 것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11-20 20:19:57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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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의 불똥이 수사 외압 논란으로까지 번지면서 후폭풍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검찰에 한바탕 폭풍이 몰아치고 사태는 다소 잠잠해졌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특검이니 특위니 하며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현 정권의 '정통성' 문제까지 거론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쉽게 파문이 잠들 것 같지는 않다.

돌이켜 보면 이번 사건은 태생적으로 그런 문제를 안고 있었는지 모른다. '혼외아들' 의혹으로 물러난 채동욱 검찰총장이 했다는 말에서 그 불씨를 엿볼 수 있다. 채 전 총장은 지난 2월 검찰총장 후보자에 오른 뒤 이런 말을 했다고 전해진다. "지금 가장 뜨거운 사건은 경찰에서 수사하고 있는 국정원 댓글 사건이다. 앞으로 검찰로 넘어올 텐데, 어떻게 할지…. 국정원이 직접 나선 것이고 검찰이 수사를 하다 보면 현 정권의 정통성을 건드릴 수 있다. 그러면 골치 아픈 거다. 그런 생각을 하면 저 동네(대검찰청)에 가기도 싫다."

채 전 총장은 자신에게 닥칠 사태를 정확하게 예견한 듯하다. 그는 '혼외아들' 의혹이라는 다소 엉뚱한 사안으로 결국 옷을 벗었다. 하지만 이후 이어진 일련의 사태를 보면 역시 사안의 본질은 채 전 총장이 말한 '정통성' 문제와 관련이 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검찰총장이 옷을 벗으면서 일단락되는 듯했던 사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전 여주지청장의 공소장 변경 신청에 이어 사태는 급기야 항명 논란으로까지 이어졌다. 결국 감찰 결과 윤 전 지청장에게는 중징계가 내려졌고 무혐의 처리된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은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징계 수위를 둘러싸고도 형평성 논란이 일면서 이래저래 검찰은 만신창이가 됐다.

땅바닥에 떨어진 검찰의 위상에 대해 저마다 비난의 목소리를 냈지만 과녁은 달랐다. 항명 논란으로 수사팀장 직무에서 배제됐던 윤 전 지청장을 두고 새누리당은 "소영웅주의에 사로잡힌 정치검사가 검찰 사무법규와 절차를 무시하고 검찰권을 남용한 전례없는 대표사례"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윤 전 지청장과 조 전 지검장에 대한 징계수위를 달리한 검찰에 대해 야당은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검찰 수뇌부"라며 "정치검찰의 대명사인 조 전 지검장은 특검 수사를 받을 준비를 하라"고 맹비난했다.

지난주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폐기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를 두고도 말이 많다. 국민들의 시선이 집중된 수사 결과는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켰고 논란만 더했다. 지난달 "초본과 수정본에는 의미있는 차이가 있다"고 했던 검찰은 이번 발표에서는 "초본과 수정본, 국정원본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면서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의적으로 대화록 삭제를 지시했다고 검찰은 결론냈다. 초본과 수정본 등에 차이가 없는데도 초본 삭제를 지시한 것이 과연 문제인가가 향후 법정 공방의 핵심이 되겠지만 아무래도 '짜 맞추기 수사'라는 주장에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채 전 총장의 후보자 시절 말마따나 검찰은 정치적 사안에 대한 수사를 피해갈 수 없다. 역대 정권 어느 때나 굵직굵직한 정치사건이 있었고 검찰은 좋든 싫든 도마에 올랐다. 이럴 때마다 여야에서는 정치검찰이란 말이 어김없이 등장했다. 최근의 일련의 사태에서도 여야 간에 공방이 이어졌지만 한 단어를 가지고 이렇게 다르게 적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그러나 분명히 짚고 가자. 누가 과연 정치검찰인가. 살아 있는 서슬 퍼른 권력의 뜻에 반한 검찰인가, 권력의 입맛에 맞게 수사팀장을 직무에서 배제하거나 짜 맞추기 냄새가 짙은 수사결과를 내놓는 검찰인가. 이들 중 과연 어느 쪽이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위해 노력했는가.

박근혜 대통령은 야당의 반대에도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를 임명할 것이라고 한다. 그가 만약 임명된다면 또다시 어떤 식이든 검찰개혁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다. 그가 그토록 오랜 숙제를 해결할 것인지 또 다른 정치검찰로 남을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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