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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부산, 세계지질공원으로의 부상 /박맹언

공룡 시대 화산의 땅 그 역사 간직한 부산, 지질공원 인증 받아 공원도시 거듭나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10-21 20:18:26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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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긴 역사의 흔적을 담고 있는 역사의 도시라면, 부산은 공룡시대의 지층이 산과 강과 바다와 어우러진 자연의 역사를 간직한 자연사(自然史)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부산이 천혜의 지질유산이 조화를 이룬 세계적으로 흔치않은 공룡시대 화산의 땅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나라만큼 다양한 지질역사를 지닌 나라도 드물다. 특히, 부산은 지질과 생태환경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국내 유일한 대도시로서, 8000만 년 전의 중생대 백악기에 공룡들이 알을 낳고 거닐던 강과 호수, 평원이 펼쳐져 있던 곳으로 공룡시대의 다양한 지층과 격렬한 화산의 역사가 기록되어 있는 땅이다. 몰운대, 송도, 태종대, 이기대의 지층에는 공룡알 화석과 더불어 공룡시대의 지질환경을 간직한 특이한 퇴적층이 분포하고, 백양산, 황령산, 장산의 각종 화산암에는 폼페이우스 화산보다 더 격렬했던 용암분출의 흔적이 오늘날까지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특히 황령산에는 천연기념물 제267호로 지정된 지질학적 보물인 구상반려암이 묻혀 있기도 하다. 구상반려암은 약 6000만 년 전 땅속 깊은 곳에서 올라온 마그마가 특별한 지질조건 아래 굳어지면서 꽃무늬가 만들어진 것인데, 이는 세계적으로 희귀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유일하게 알려진 돌이다.

현재 유네스코는 우수한 지질유산과 지질다양성을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이용을 추구하는 세계지질공원 사업을 관장하고 있다. 지질공원은 세계지질공원, 국가지질공원, 지역지질공원 등으로 나뉜다. 현재 유네스코의 세계지질공원 네트워크에 가입된 세계지질공원의 수는 22개국 92개 지역이다. 중국이 27곳으로 가장 많고, 이탈리아와 스페인 각각 8곳, 독일과 영국 각각 6곳, 일본 5곳 순서이다. 우리나라는 제주도가 유일하게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았다.

우리나라의 국가지질공원은 과학적 중요성이나 희귀성과 미적 가치를 지닌 지질명소로서, 그 가치를 보전하고 교육과 관광사업 등에 활용하기 위하여 환경부 장관이 인증한 국가공원을 말한다. 지금까지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된 제주도를 비롯하여 울릉도와 독도가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최근 부산을 비롯하여 광주, 청송, 동해안 지역, 비무장지대(DMZ) 등이 국가지질공원 지정 신청을 준비 중에 있다.

지난주 부산에서 국가지질공원 평가단의 현장실사가 있었다. 부산이 제주도와 울릉도에 이어 세 번째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되고, 지속적으로 세계지질공원 인증에 필요한 준비를 착실히 해 나간다면 항만도시라는 현재의 단순한 도시이미지에서 벗어나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지질공원도시로서의 도시브랜드를 갖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제주도는 '세계지질공원' 인증으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관광객 증가와 함께 우리나라의 이미지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질공원은 지질자원을 중심으로 생태, 역사, 문화 및 고고학적 연구와 교육의 현장으로서 지역민의 참여와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는 친환경적 공원개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질학적인 가치만으로는 일반인들의 흥미를 끌기에 제한적인 요소가 있다. 효과적인 지질공원의 운영을 위해서는 선진국에서 이루어지는 새로운 관광형태인 교육관광의 도입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보기만 하는 관광패턴을 지양하고 배우고 즐기는 관광으로 바꾸어 자연과 인간의 삶을 연결시키는 관광시스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현재의 인류문명이 오랜 역사의 산물인 것처럼 지층은 장구한 지구역사의 산물이다. 신토불이라는 말처럼 사람만이 역사의 중심이 아니라, 땅의 역사도 우리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인간의 역사와 함께 땅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이는 부산이 적극적으로 지질명소와 그 가치를 찾아 국가지질공원을 추진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부산이 지질공원과 함께 태고의 지구 숨결을 느끼며, 또 우리 삶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는 도시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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