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사과만 하는 대통령이 될 것인가 /최원열

무상보육, 무상교육, 반값등록금 등 장밋빛 복지 공약 모두 어쩔텐가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이맘때면 태풍이 몰아칠 법도 한데 조용하다. 북상하는 태풍마다 한반도를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참 좋은 계절이 아닌가. 가을 들녘은 대풍을 예약했고, 명산마다 옷을 갈아입기에 분주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온통 울긋불긋 '단풍 대궐'을 자랑할 것이다. 삼천리 금수강산이 따로 없다.

하지만 그건 눈에 비치는 바깥 풍경에 지나지 않는다. 결실과 성숙의 시기를 맞아 우리네 삶도 한층 푸근해져야할 터인데 안을 들여다보면 정반대로 치닫고 있다. 곪아터지기 직전이다. 바람 잘 날 없이 슈퍼 태풍이 이리 할퀴고 저리 휩쓴다. 지금 한국은 위태롭다. 정치 경제 사회 그 무엇을 봐도 결코 건전한 사회가 아니다. 새 정부 들어선 지 얼마 됐다고 이리도 난리 북새통인지.

국정원 개혁 현안과 종북 세력 문제, '부채도사'에 홀린 재벌그룹 회장 사건에다 검찰총장의 혼외자식 의혹까지 나라를 온통 뒤흔드는 초대형 사안들이 쓰나미처럼 덮치고 있다. 도박빚 때문에 어머니와 형을 무참히 살해하는 패륜 범죄는 또 어떤가. 그리고 국민이 그토록 열망했던 공약이 일순간에 날아가버리는 참담한 상황까지 빚어지고야 말았다.

기초연금 몇 만 원 적게 받는다고 굶어죽지는 않을 것이다. 나라가 정말 잘 돌아간다면 그 정도는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다. 문제는 진정성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한민국 모든 어르신께 매달 20만 원씩 드리겠다"는 대선 공약을 뒤집었을 때 여당 대표가 이렇게 말했다. 지금 경제가 어렵고, 복지도 축소되는 추세라고. 대통령을 비호하기 위한 표현이었다고는 하나 치졸한 궤변에 지나지 않는다. 한번 물어보자. 그럼 대선 당시에는 전 세계적으로 복지가 확대되고 있었나.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그렇게 상황이 급변한 것인가. 차라리 말을 하지나 말지.

진영 복지부 장관은 더하다. 자신의 뜻대로 안 된다고 사표를 던지는 행위는 무책임의 극치라 할 만하다. 희생양의 법칙이란 게 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모델은 교황의 사생아 체사레 보르자였다. 권모술수의 일인자였던 그는 교황청의 말을 듣지 않는 한 공국을 점령한 뒤 질서회복을 위해 당대 최고의 장군을 파견했다. 물론 사회질서를 잡는 게 가장 큰 목적이었지만 또 다른 꿍꿍이가 있었다. 바로 경쟁자 제거였던 것이다. 장군이 무차별 폭력을 휘둘러 잠잠해지자 민심 불만이 커졌다는 점을 들어 체사레는 가차없이 장군의 목을 베어버렸다. 때를 기다려 토사구팽시키는 게 바로 희생양의 법칙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상상도 해봄 직하지 않을까. 박 대통령이 공약 파기를 하는 순간 민심은 뒤흔들린다. 희생양이 필요한 건 당연하나 지금은 수습을 하지 않았기에 때가 아니다. 정부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게 이뤄지면 주무장관을 희생양으로 삼을 시점이 된다. 하지만 큰 차질이 생겨 버렸다. 장관이 때 이른 시점에 덜컥수를 둔 것이다. 청와대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를 밖에. 여하튼 요지경 세상이다.

그건 그렇고 박 대통령에게 묻고 싶은 게 하나 있다. 대통령의 공약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는데 과연 그런지를. 경제민주화와 복지 실현을 통해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첫 단계에서부터 브레이크가 걸렸다. 그토록 강조했던 '따뜻한 복지'는 어찌된 것인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지향하는 따뜻한 복지가 날개를 접는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유권자들은 대선 당시 그의 강력한 실천 의지를 믿고 정권을 맡겼다. 그것은 복지라는 시대정신에 대한 열망이었다. 그런데 믿음을 차버렸으니 국민들이 '멘붕'에 빠지는 건 당연하다.

사실 기초연금 문제는 시작에 불과하다. 무상보육과 무상교육, 반값등록금 등 공약들이 줄줄이 대기해 있다. 하지만 돈이 없으니 삐거덕거릴 수밖에 없을 테고 도미노현상까지 심히 우려된다. 그리되면 임기 내내 사과만 하는 레임덕 대통령으로 전락할 것이다. 최대 행복의 단꿈에 젖어있던 국민들은 실망과 고통에 신음할 것이고. 대통령에게 간곡히 부탁한다. 제발 짜깁기만 하며 고집부리지 말고 초심으로 돌아가 청사진을 다시 짜주기를.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암반층 가덕, 퇴적층 김해보다 공사 쉽다"
  2. 2“외해 공항건설 전례 있다…‘창이(싱가포르 국제공항)’도 가덕도와 환경 유사”
  3. 3[뉴스 분석] 내신 버리고 ‘수능용 검정고시’ 선택…고교 자퇴생 급증
  4. 4금리 상승기 은행주 날개…BNK 6390원(지난 4일 종가 기준) 고점 경신
  5. 5윤석열 사퇴 전보다 대권 지지율 급상승한 여론 조사 발표
  6. 6여당 당정청 출신 총동원, 야당 똘똘 뭉친 보수세력
  7. 7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 접종
  8. 8코로나 백신은 심리 백신? 쇼핑객도, 상춘객도 북새통
  9. 9부울경을 빛낸 출향인 <1> 유명철 경희대 의대 석좌교수·정병원 명예원장
  10. 10영진위 새 사무국장, 과거 횡령의혹 파장
  1. 1윤석열 사퇴 전보다 대권 지지율 급상승한 여론 조사 발표
  2. 2여당 당정청 출신 총동원, 야당 똘똘 뭉친 보수세력
  3. 31년 후 대선, 부산·서울시장 선거 결과가 판 흔든다
  4. 4非文 출신에 현역 지원 없이도, 당원·시민 표심 다 잡았다
  5. 5‘유리 천장’ 못 깬 여야 경선 여성 후보
  6. 6YS 비서로 정계 입문…문재인 정부 첫 해수부장관 역임
  7. 7민주 부산시장 후보 김영춘…박형준과 맞대결
  8. 8“부산은 응급환자…말 아닌 행동으로 살려내겠다”
  9. 9부산시장 여야 캠프 몸집 커진다…대권 후보도 전방위 지원
  10. 10국민의힘 부산선대위, 가덕도 땅 투기 진상조사 나선다
  1. 1금리 상승기 은행주 날개…BNK 6390원(지난 4일 종가 기준) 고점 경신
  2. 2‘원안위’ 서울 잔류 승인한 정부…원전 안전 의지 없나
  3. 3연 매출 1000억 넘은 부산 벤처기업 총 26개사
  4. 4고리·신고리 사고·고장만 34건…후쿠시마 10년, 원전안전 요원
  5. 54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화훼농가·전세버스도 검토
  6. 6청년 농업인에 도전하세요…농부사관학교 참가자 모집
  7. 7부산시 정비사업 e-조합 시스템 구축
  8. 8부산 관광업계 “특별재난업종 지정” 호소
  9. 9후쿠시마 원전사고 10년 <상> 국내 원전 안전 현주소
  10. 10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발 위기…홍남기, LH 사태 공식사과
  1. 1"암반층 가덕, 퇴적층 김해보다 공사 쉽다"
  2. 2“외해 공항건설 전례 있다…‘창이(싱가포르 국제공항)’도 가덕도와 환경 유사”
  3. 3[뉴스 분석] 내신 버리고 ‘수능용 검정고시’ 선택…고교 자퇴생 급증
  4. 4코로나 백신은 심리 백신? 쇼핑객도, 상춘객도 북새통
  5. 5부울경을 빛낸 출향인 <1> 유명철 경희대 의대 석좌교수·정병원 명예원장
  6. 6“한진CY부지, 주변지역 고려 없이 개발”
  7. 7청년과, 나누다 <10> 천종호 부산지법 부장판사
  8. 8코로나에 활동 움츠린 구청장들, 공적 알리기 골몰
  9. 9매축지마을 ‘수호 종’ 도난 뒤 끝내 못 찾아…주민이 새 종 달았다
  10. 10청년 지원이냐, 민생 치안이냐…화명1치안센터 활용안 대립각
  1. 1스트레일리 완벽투·프랑코 강속구…롯데 희망 봤다
  2. 2신세계야구단 “쓱 랜더스로 불러주세요”
  3. 3박정인·발렌티노스 ‘골 맛’…페레즈호 첫 승 신고
  4. 4허훈·양홍석 쌍포 침묵…kt, 4연승 다음 기약
  5. 5이대호·손아섭·민병헌 39억 깎았더니, 거인 연봉순위 8위(작년엔 1위) 추락
  6. 6체육단체장으로부터 듣는다 <7> 정신 부산야구소프트볼협회장
  7. 7‘고수를 찾아서 2’ 부산 유일 국궁 9단 명궁 장오현
  8. 8교체 출전 황희찬 6개월 만에 골 맛
  9. 9김광현 첫 시범경기 4실점 부진
  10. 10박세웅 150㎞ 직구·나승엽 안타…롯데 첫 단추 잘 뀄다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릴레이 인터뷰
진보당 노정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릴레이 인터뷰
국민의힘 이언주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융합의 시대’를 진정으로 지향하려면
축소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선택
기고 [전체보기]
MICE, ‘사회적 가치’로의 진화 /이태식
세계선도국가로 가는 키워드 ‘지방분권’ /김우룡
기자수첩 [전체보기]
동남권 메가시티 첫걸음…부산시·경남도 초정~화명 도로 협력부터 /박동필
불편한 목소리에 침묵…부산시교육감 소통 나서야 /김화영
김석환 칼럼 [전체보기]
‘능력주의’와 ‘예타만능’이라는 거짓말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해 뜨는 아침, 겨울 산의 속살을 보라
정치적이기엔 너무도 문명적인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옛것에서 발견하는 변용
관현맹인과 여악의 전통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2+1 책임제’ 족쇄로 안 남으려면 /유정환
‘신산업 도시 부산’의 필요조건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R2P와 중국몽
코리안 허브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의 시간을 맞으며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어묵의 별칭 ‘간또’
목포 ‘중깐’의 딜레마
사설 [전체보기]
김영춘·박형준 후보, 부산 비전 제시 공정 경쟁 기대한다
실체 불분명 수정아파트 재개발 바람 피해 우려 없나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청년기본소득’ 용납해선 안 되는 이유
공유경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비핵평화, 중단없이 가야 할 길
한반도 비핵화는 어떻게 되나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최고의 기쁜 날
퇴폐미술의 낙인
이제명 칼럼 [전체보기]
탄소중립 어젠다의 가치와 미래
이홍 칼럼 [전체보기]
반기업정서 극복을 위한 싹이 텄다
카리스마에 대한 오해
장병윤 칼럼 [전체보기]
알바트로스, 오 알바트로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그 많은 낙하산 사라질까
1년짜리 부산시장 안 되려면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강 건너 봄이 오듯
불멸의 연인
차재원 칼럼 [전체보기]
시장 보선 이후가 걱정되는 이유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그 날을 기다리며
겨울나기
특별기고 [전체보기]
신공항 특별법 여론조사, 부정응답 유도한 질문들 /강경태
같이 잘 살되 올바르게 잘 사는 ‘노나메기’ 세상으로 /이청산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김정희의 ‘세한도’ 열풍
김홍도의 ‘논을 가는 소’
  • 유콘서트
  • 18기 국제아카데미 모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