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의 일본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여간 걱정스럽지 않다. 그제 미국을 방문 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 강연에서 "나를 우익 군국주의자라고 부르고 싶다면 부디 그렇게 불러달라"고 말했다. 내놓고 세계를 상대로 일본의 재무장을 강변한 그의 발언은 위협적 언사가 아닐 수 없다. 가뜩이나 과거 침략사에 대한 반성 없는 아베의 보통국가화 움직임은 주변국의 우려를 받아오고 있지 않는가.
이날 아베의 발언이 중국과의 군비 격차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하나,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노골적인 집착에서 군국주의의 어두운 그림자를 본다. 이는 내 갈 길 내가 가겠다는데 감히 누가 문제를 삼느냐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주변국의 우려를 무시한 것으로 국제 관계는 안중에도 없다는 것 아닌가. 아베는 집단적 자위권 구상을 '적극적 평화주의'라고 분칠을 하지만 누가 봐도 궤변일 따름이다. 과거의 침략을 미화하면서 오늘의 평화를 운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일본은 아베 집권 이후 급격한 우경화의 길을 걸으며 주변 나라들의 걱정을 사고 있다. 우익 정치인들은 과거 일제의 끔찍한 전쟁 범죄를 부인하고 호도하면서 옛 영화를 재현하겠다고 나선다. 이들은 헌법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통한 집단적 자위권의 확보를 획책하고 있다. 평화헌법을 부정하면서 국제법상 전쟁이 가능한 보통국가로 거듭나겠다는 욕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이번 발언도 일본의 군국주의화에 대한 주변국의 경계를 의식한 것으로 읽힌다.
아베의 발언 직후 방한 중인 미국의 한 국제관계 전문가는 "아베 정권은 강병보다는 부국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일본의 집단자위권 움직임을 겨냥했다. 그는 또 "정작 국제사회에 위협적인 존재는 자위대보다 일본의 정치가"라고 일본 정치의 우경화를 꼬집었다. 이게 바로 오늘 일본을 바라보는 세계의 눈이다.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고 국제사회를 향해 군국주의자를 자처하는 아베의 행보는 위험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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