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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마우스의 아버지 더글라스 엥겔바트 /이병국

현실에 안주 않고 다음에 대한 질문과 인류공헌 고민이 위대한 발명 끌어내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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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3-09-02 19:27:32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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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커서, 스크롤, 패드 하면 연상되는 단어 마우스(mouse)는 컴퓨터의 그래픽 환경에서 사용되는 입력 장치이다. 손에 잡히는 정도의 크기인 마우스를 손으로 움직이면 컴퓨터 화면상의 화살표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마우스에 달린 단추를 한 번 누르거나, 연속으로 두 번 누르면 화살표가 가리키는 위치에 따라 여러 가지 동작을 실행시키는 식으로 입력 기능을 수행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마우스는 스탠포드 연구소의 더글러스 엥겔바트가 그의 동료 빌 잉글리시의 도움을 받아 발명하였다. 그는 모니터상에서 x-y 좌표를 표시할 수 있는 장치의 아이디어를 생각해냈고 이를 바탕으로 1963년 작은 나무상자에 2개의 금속 바퀴가 들어간 초기 모델을 개발했다. 뒷부분에 꼬리 같이 생긴 코드가 부착되어 있어 마치 생쥐와 닮았다고 해서 이 장치를 마우스로 이름 지었다.

이를 발전시켜 엥겔바트는 1968년 12월 9일 스탠포드 연구소 증강연구센터 소장으로서 샌프란시스코 시민회관 브룩스홀에서 100분간 세계최초로 하이퍼링크 원격화상회의를 통한 마우스 시연 모습을 보여주었다. 무대 위에 선 그는 참가자들에게 컴퓨터 화면을 마우스로 클릭하고 마우스를 이용해 스크린상에서 텍스트를 하이퍼텍스트로 링크했고 화면을 여러 개의 창으로 나눠 쓰거나 서로 관련된 문서를 순식간에 보여주는 하이퍼텍스트의 모든 기능을 보여주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 기술은 정보화시대의 근간이 되는 인터넷의 전신인 아파넷(ARPANET) 구축의 기초가 됐다.

당시 강연에 참석했던 브라운대의 밴댐 교수는 엥겔바트에게 "여러 개의 영상을 짜깁기 해 시연하면서 진짜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비윤리적"이라고 비난했고 엥겔바트는 "진짜"라면서 모든 것을 하나하나 보여줘 그를 이해시켜야 했다. 후일 밴댐 교수는 자신이 본 것을 '모든 데모의 어머니(mother of all demonstration)'라고 부르면서 자신을 착각에 빠뜨리게 만든 이 위대한 발명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1968년 12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행사에서 그의 팀은 원격 네트워크 화면을 공유하는 협업, 화상 회의, 하이퍼텍스트, 워드 프로세싱 등 혁신적인 기술을 마우스를 이용해 시연하였다. 오늘날 마우스를 사용하는 인터넷 시대의 기초가 되는 기술을 선보인 것이다.

이후 빌 잉글리시가 제록스사의 팔로알토 연구소(PARC)로 옮기면서 볼 마우스로 진화했고 스티브 잡스가 창립한 애플 컴퓨터에서 스탠포드 연구소 엥겔바트의 마우스 특허 라이센스를 4만 달러에 인수하여 1983년 1월 마우스를 사용하는 첫 번째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인 애플 리사를 발표한다.

마우스의 아버지 더글라스 엥겔바트는 지난달 2일 88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그는 대중문화계에서는 유명하지 않지만 PC 업계 선구자들 사이에서는 전설적인 위치를 차지한 사람이었다. 그는 그동안 업적을 인정받아 1997년 레멀슨-MIT상을, 2000년에는 빌 클린턴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최고의 기술 혁신상인 National Medal of Technology를 수상했고, 2005년에는 캘리포니아 주 마운틴 뷰(Mountain View)에 소재한 컴퓨터 역사박물관 Hall of Fellows에 등재되었다.
세계 대공황 당시 오리건주 포틀랜드 근처의 작은 농장에서 자란 엥겔바트는 오리건 주립대학에서 전기공학 학위를 받았고, 제2차 세계대전 직후에는 필리핀에서 레이더 기술병으로 해군에 복무하느라 2년간 휴학했다. 어려운 사회 환경 속에서 보이지 않는 불안한 미래에 대해 고민했을 당시의 젊은 엥겔바트의 상황은 지금의 젊은이보다 더하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1948년 학위를 마친 엥겔바트는 NASA의 전신인 에임스 연구 센터에서 근무하게 되는데, 그는 주어진 자리에서 안주하지 않고 늘 '이 다음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계속 질문을 던졌고, '일을 통해 인류에게 가장 많은 공헌을 남길 수 있는 목표를 세워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놓지 않았다고 한다.

동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사외 필자의 견해는 본지의 제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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