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하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했다며 부산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까지 가진 하천이 다음 날 찔끔비에 물고기가 떼죽음 당했으니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삼락천 이야기다. 낙동강 살리기 43공구 '삼락·감전천 정비공사'에 들어간 국비가 2010년 8월부터 올 6월까지 574억 원이다. 생태하천 복원의 핵심이랄 오·폐수 차단이나 오염 퇴적토 준설 없이 친수공간 꾸미기에 급급해 막대한 예산만 낭비한 셈이다.

부산시가 삼락천에 국비를 들여 한 일이라곤 교량 28곳을 재가설하고 농구장 족구장에 음악분수를 설치한 정도다. 이런 시설들은 삼락천이 생태하천으로 복원됐을 때 비로소 제 기능을 발휘한다. 하지만 악취가 코를 찌르는 삼락천변에 누가 와서 산책이나 운동을 하겠는가. 친수공간이 아니라 생태하천이 먼저라는 사실은 상식이지만 삼락천 복원 사업에서는 지켜지지 않았다. 상황이 이 지경인 데도 준공식부터 서두르니 시민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는다.

삼락천 복원의 핵심은 오염된 강바닥을 긁어내고, 가정과 공장에서 유입되는 오·폐수를 차단하는 것이다. 사업비 역시 준설에 투입했어야 마땅했다. 하지만 시는 낙동강 물을 끌어와 삼락천에 흘려보내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런 땜질식 처방으로 수질 개선을 기대하는 것은 그야말로 백년하청이다. 또 분류식 하수관거 설치가 완료되는 2016년까지 오·폐수 유입은 어쩔 수 없다는 시의 해명도 핑계에 불과하다.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오·폐수 배출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에 나설 수 있다.

부산시가 환경에 대한 기본적 인식이 부재하다는 사실은 덕천천 복원 사업에서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전체 예산 275억 원 중 국비가 60% 지원됐는데 부산시는 복개된 부분을 걷어내는 대신 다리와 진입도로를 놓으려다 국비 지원이 취소되고 말았다. 생태하천 복원에서 부산시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요란한 준공식이 아니라 살아있는 하천을 시민에게 돌려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사업에 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