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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자연의 아름다움에서 나타나는 숫자 0.618… /이병국

1대 0.618은 황금비, 완벽한 아름다움 뜻…고대신전·조각 물론 생활용품에도 적용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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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3-04-22 19:08:11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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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잠시 짬을 내어 뒷산 숲길을 걸어보자. 카메라를 꺼내고 화면 속에 담긴 자연의 창조물들을 들여다보면, 어디를 보든 무엇을 보든 감탄할 만한 하나의 작품이다. 아름다운 자연은 이렇게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고 몇 마디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미적 체험으로 우리를 이끈다. 고대로부터 아름다움의 원리를 찾으려는 인간의 의지는 자연이라는 완전무결한 작품을 관찰하고 분석하여 우리가 사는 세상을 디자인해왔다.

그렇다면 자연이 주는 완벽한 아름다움이란 어디서 오는 걸까?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일찍이 자연에 내재된 아름다움을 객관적으로 밝혀내기 위해 자연 곳곳에 숨어있는 아름다운 비율을 찾아내어 이용하였고, 고대 그리스인들은 신전 건축이나 조각상, 물 항아리나 꽃병에조차 이 비율을 적용하여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것이 바로 황금비이다.

황금비란 주어진 길이를 가장 아름답고 조화로운 비례가 되도록 나누어진 상태를 말하는데, 1대 0.618이 이에 해당한다. 어떤 길이의 61.8%가 되는 지점은 전체 길이와 나눠진 긴 부분 간의 비율, 나눠진 두 부분 중 긴 것과 짧은 것 간의 비율이 1대 0.618로 꼭 같아지는 지점이다.

거대한 피라미드의 밑변길이와 높이의 비율이나, 건물윤곽이 가장 아름답고 안정된 느낌을 준다는 파르테논 신전의 가로 폭과 세로 높이의 비율도 바로 이 황금비율이 숨겨져 있다. 시대나 문화에 따라 여성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잣대는 다르겠지만 현대여성의 이상적 신체비율로 꼽고 있는 팔등신도 밀로의 비너스상이 이미 본보기가 되고 있는데, 몸 전체에서 배꼽의 위치가 발바닥에서부터 정확히 몸 전체 길이의 61.8%에 해당되는 것이다.

황금비를 가진 직사각형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지갑 속에 늘 꽂혀 있는 신용카드나 주민등록증, 명함과 TV모니터, 휴대전화 등 가로와 세로 두 변의 비가 황금비에 가깝다. 대부분의 사람은 물건을 선택할 때 무의식중에 황금비의 치수를 선호한다고 한다.

기하학의 아버지인 기원전 300년경의 그리스 수학자 유클리드의 '원론'에 황금비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황금비(φ)는 그리스의 유명한 조각가였던 피디아스(phidias)가 많은 작품들을 황금비율에 따라 제작하였기 때문에 그의 이름 첫 자를 따서 피(φ, phi)라고 부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렇다면 황금비가 왜 인간에게 호감과 조화감을 주는 것일까? 이 같은 숨겨진 현상을 자연적인 우연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연이 규칙성을 갖고 반복한다면 그 우연은 평범한 것이 아닐 것이다.
분명히 황금비에는 인간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보이지 않는 질서가 있다. '모든 것의 근원은 수' 라고 생각했던 고대 피타고라스 학파 사람들은 황금비율을 경이로운 사실로 받아들였으며, 황금비 안에서 우주질서의 비밀을 느꼈다. 이들은 황금비를 단순한 숫자로 생각하기보다는 신성한 상징으로 인식했다. 황금비는 숫자의 신비스러움에 대한 신뢰를 높여 주었던 것이다. 그들은 황금분할의 비율이 내재된 오각형별을 피타고라스 학파의 상징으로 삼았다. 특히 이들은 자신의 특성을 보존하면서 전체의 형태에 융화되는 황금분할의 특징에 영감을 받아 구성원들이 전체 사회와 자신의 위치를 조화시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삶의 철학과 생활 규범을 만들어 실천했다.

플라톤은 황금비를 삼라만상을 지배하는 힘의 비밀을 푸는 열쇠라 했고, 단테는 신이 만든 예술품이라 했다. 황금은 예로부터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찬란함과 아름다운의 상징이 되어왔다. 자연 속에서 찾아낸 가장 조화로운 비례로서 황금과 같이 변하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하여 황금비라 불리는 이 비율이 얼마나 많은 물건들 속에 디자인 요소로서 활용되고 있는지 찾아보고 느껴보자. 자연만큼이나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다가오는 아름다움은 굳이 재어보지 않아도 느끼게 되는데, 이는 우리가 황금비를 알아차리는 DNA(유전자)를 가졌기 때문이 아닐까! 동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사외 필자의 견해는 본지의 제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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