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사업 결과 수질이 개선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등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친수공간 관리에 따른 지자체의 부담이 급격히 늘면서 또 다른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지난해 말 정부는 개정된 하천법에 따라 4대강사업으로 조성된 둔치 등의 주민편의 시설에 대한 관리권을 해당 지자체로 넘겼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낙동강 유역의 친수공간 관리를 부산시와 경남도가 본격적으로 떠맡게 됐다.

문제는 친수공간을 관리하는 데 드는 돈이다. 4대강사업으로 고수부지에 산책로, 운동시설, 편의시설 등이 들어서면서 상시적인 유지관리 예산이 배 이상 늘어났다. 부산시의 경우 올 한 해 을숙도 맥도 삼락 대저 화명 등 5곳을 관리하는 데 필요한 예산으로 100억 원을 책정했다. 지난해 40억 원의 배를 훌쩍 넘긴 액수다. 하지만 시비 43억 원을 확보했고 국비는 50억 원을 신청했으나 지난해와 같은 21억 원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36억 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경남도 역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국비 145억 원을 신청했으나 84억 원만 확보돼, 경남도가 60억 원을 덤터기 쓰게 된 셈이다.

무분별한 4대강사업으로 강의 자연적 복원력까지 파괴돼 수변부를 관리하는 비용이 훨씬 더 들게 됐다. 재해에 완충 역할을 하던 습지 등 수변 생태계를 거덜내면서 홍수나 태풍에 취약해진 결과다. 지난여름 태풍 산바로 낙동강 유역의 친수공간이 초토화됐던 것을 떠올려보면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이렇듯 친수공간 관리 예산은 한 해에 그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소요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정부가 4대강사업으로 촉발된 '눈덩이 관리비'를 가뜩이나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에 떠넘기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지역의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무차별적으로 개발을 강행한 정부의 책임 또한 크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돈이 들어갈 낙동강 친수공간 관리 예산은 정부가 책임지는 게 맞다. 일은 정부가 벌여놓고 뒤치다꺼리는 지자체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