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CEO 칼럼] 부산시민이 40년 기다려온 금융중심지 /강병중

수도권 중심 정책 탓 번번이 계획에 그친 '부산 금융도시 육성'…대선 공약 실천 통해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12-18 20:19:35
  •  |   본지 2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오랜 설움 풀어주길

이제는 금융중심지라는 말만 들어도 식상하다고 하는 부산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잘돼가는 것처럼 발표를 했다가 어느 날 갑자기 또 어렵다고 하니 언제 실현이 될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공장처럼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어서 실현이 된다 해도 부산에 얼마만한 혜택이 돌아올 것인가 하고 미심쩍어 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싶다. 따지고 보면 이런 회의적 반응이 잘못된 것도 아니다. '부산 금융도시'란 말은 정부가 개발계획으로 발표했던 때부터 쳐도 그 역사가 무려 40년이나 된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돌이켜 보면 부산은 1971년에 수립돼 그 다음해부터 시행된 정부의 제1차 국토종합개발계획에서부터 서울과 함께 비중 있는 금융도시로 육성해야 한다고 설정돼 있었다. 이런 계획은 1980, 90년대의 국토종합개발계획과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으로까지 계속 이어졌다. 그러나 늘 '계획'에만 들어있었고, 1990년 이전까지 단 한 번도 시도조차 되지 않았다. '부산 금융도시'란 말은 대통령 지방순시 때 한두 마디 체면치레로 붙이는 정도였다고 기억된다. 1990년대 중반 부산상의회장을 맡고 있었을 당시에 필자는 부산이 중추관리기능을 가진 산업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금융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또 사업차 들리던 오사카에 일본 9대 시중은행 가운데 스미토모, 산와, 다이와, 다이요고베 등 4개 은행의 본사가 자리를 잡고 도쿄와 경쟁하는 것을 보고 부산이 수도권과 대칭되는 금융중심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직접 금융업에 뛰어들었다. 정부의 국제금융도시 육성 계획을 굳게 믿었던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동남은행을 부산에 설립하도록 주선했고, 제일투자신탁도 부산상의 주관으로 공모를 해서 세웠고, 상은리스도 상업은행장과 의논해서 부산에 본사를 두도록 했다. 당시 부산에 부산생명보험이 있었기 때문에 인근 마산에다 경남생명보험을 설립했다. 또 경남리스에도 대주주가 됐다. 이렇게 해서 이들 5개 금융기관에 직간접으로 참여하여 부산 금융중심지의 기초를 닦으려 했다. 그런데 IMF 사태로 모든 것이 허사가 돼버렸다. 경남생명과 제일투자신탁은 운 좋게 매각을 했지만, 나머지 3개 회사들은 IMF 사태가 터지는 바람에 팔지도 못하고 투자한 것이 모두 종이로 변하고 말았다. 

IMF 사태가 터지고 난 후의 부산은 금융중심지는 고사하고, '금융기반이 무너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IMF 관리체제가 시작된 직후에 5개 종합금융회사 가운데 한솔 고려 신세계 항도 등 4개 종금사가 퇴출됐고, 하나 남은 LG종금마저 서울 본사의 금융회사에 흡수됐다. 그 몇 개월 후에는 부산에 본점을 둔 동남은행마저 결국 문을 닫았다. 부산 기업체들의 자금사정이 극도로 악화돼 부도가 잇따르는 다급한 상황에서 지역 금융기관들마저 구조조정으로 문을 닫은 것이다. 당시 부산상의 등이 중심이 돼 청와대와 정치권에 "동남은행을 인수한 주택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옮겨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했으나, 본점 이전은 성사시키지 못하고 대신 동남은행 본점 건물에 주택은행 영남지역총본부가 들어서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IMF 사태와 금융기관 퇴출은 기업은 물론 지역사회 전체가 금융산업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만들었던 뼈아픈 교훈이었다. 

지금 부산 금융중심지는 정부와 정치권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중심지 정책이 기반이 취약한 부산이 아니라 특별한 지원이 없어도 잘될 수 있는 수도권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문제다. 다양한 청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장외거래 중앙청산소(CCP)를 부산에 설치하려는 자본시장법 일부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 정무위를 통과했으나, 법사위에서 제동이 걸린 것이 단적인 예다. 다행히도 유력한 대선 후보 두 사람이 모두 선박금융공사와 금융전문대학원의 부산 설치와 각종 지원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이것이 실천돼 부산이 차별화된 특화금융기능을 가지게 되고, 시민들이 40년을 기다린 보람을 느끼게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넥센타이어(주)·KNN회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삼익비치, 부산 특별건축구역 지정 ‘도전장’
  2. 2“다른 방법이 없어요” 살기 위해 자영업 매달리는 5060들
  3. 3부산 총선 당선인 1호 법안 ‘재건축 완화’ 최다
  4. 4[부산 법조 경찰 24시] 일동 삼부자의 나비효과…전직 경찰·공무원 등 28명 재판행
  5. 5병역·폭행 구설에도 굳건했건만…음주 뺑소니로 몰락한 ‘트바로티’
  6. 63명 부상 악조건에도…거인, 삼성에 위닝시리즈
  7. 7법조인 출신 곽규택 해사법원, 기장 정동만 고준위법 재발의
  8. 820년 단골 손님의 배신…친분 이용해 14억 갈취
  9. 9원수 권율 압박에 못이겨 부산 출정…원균은 끝내 사지로
  10. 10부산고 황금사자기 2연패 불발
  1. 1부산 총선 당선인 1호 법안 ‘재건축 완화’ 최다
  2. 2법조인 출신 곽규택 해사법원, 기장 정동만 고준위법 재발의
  3. 3고준위·산은·글로벌허브법 다시 가시밭길
  4. 4부산 당선인들, 의원회관 ‘기피층’ 6층 피했다
  5. 5총선 이후 부산 첫 방문한 이재명 “지선후보 선발 당원 참여 높일 것”
  6. 6김진표, 연금개혁 원포인트 처리 시사…與 “졸속 추진” 반발
  7. 7한·일·중 정상회의 돌입…27일 공동선언문 ‘비핵화’ 담길까
  8. 8尹 “라인사태, 한일관계와 별개…관리해야”
  9. 9한일 “내년 수교 60년 관계 도약을”…한중 ‘외교안보대화’ 신설(종합)
  10. 10채상병특검법 28일 재표결…민생법안은 여야 대치에 물거품
  1. 1삼익비치, 부산 특별건축구역 지정 ‘도전장’
  2. 2부산연고 ‘BNK 피어엑스’ 탄생…e스포츠에도 부산 바람
  3. 3지역 정착 20년 한국거래소, ‘부산시대 업그레이드’ 선언
  4. 4‘컨트롤타워 부산’ 역할 강화…파생금융·밸류업 가속도
  5. 5부산신보 보증 100만 건 돌파…강서·기장영업점도 곧 문연다
  6. 6부산중소벤처기업청장에 김한식 전 경기청장 취임
  7. 7부산도시公, 31일부터 저소득층 전세임대 50가구 접수
  8. 8부산서 발리·자카르타 바로 간다…직항 운수권 확보
  9. 9금투세 폐지 등 尹정부 주요 경제정책 좌초
  10. 10단말기 없어도 하이패스 차로 통과 뒤 사후 정산 방식 시범 운영
  1. 1“다른 방법이 없어요” 살기 위해 자영업 매달리는 5060들
  2. 2[부산 법조 경찰 24시] 일동 삼부자의 나비효과…전직 경찰·공무원 등 28명 재판행
  3. 3병역·폭행 구설에도 굳건했건만…음주 뺑소니로 몰락한 ‘트바로티’
  4. 420년 단골 손님의 배신…친분 이용해 14억 갈취
  5. 5‘VIP 격노설’ 다른 해병대 간부 증언도
  6. 6오늘의 날씨- 2024년 5월 27일
  7. 7“국가·자치 경찰 역량 융합위해 노력할 것”
  8. 8부산·울산·경남 낮 최고 24∼28도…가끔 구름 많음
  9. 9아파트 부실시공 문제 제기 입주예정자들 거꾸로 고소한 건설사 사장 등 기소
  10. 10‘부산대·동의대 축제도’ 뉴진스, 대학 축제 수익금 전액 기부
  1. 13명 부상 악조건에도…거인, 삼성에 위닝시리즈
  2. 2부산고 황금사자기 2연패 불발
  3. 3PSG, 프랑스컵도 들었다…이강인 이적 첫 시즌 3관왕
  4. 4통산 상금 57억9778만 원…박민지, KLPGA 1위 등극
  5. 5한국 양궁, 파리올림픽 금 정조준
  6. 6'테니스 흙신' 나달, 은퇴 번복하나
  7. 7롯데 ‘안방마님’ 장타력이 살아난다
  8. 8낙동중 2년 만에 소년체전 부산대표로
  9. 9통영동원로얄컨트리클럽- 순금 상패·현금 등 홀인원 이벤트…사계절 라운딩의 재미 배가
  10. 10흙신 나달 롤랑가로스서 ‘유종의 미’
우리은행
후보가 후보에게 묻는다
부산 서동
4·10 총선 지역 핫이슈
원도심 숙원 고도제한
강동묵의 디톡스 [전체보기]
노동자 건강을 위한 국제사회의 경향
소규모사업장 중처법, 투약 중단이 필요한가?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더 많이 두들겨 보아야 할 산복도로라는 돌다리
옛 부산세관 복원, 진정한 새로운 전통이 되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축복의 계절
과학계의 스승과 제자
국제칼럼 [전체보기]
‘3요’와 칸 레드카펫을 빛낸 조연들
AI시대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기고 [전체보기]
지역 창업기획자가 부산의 미래다
해외직구식품, 현명한 선택과 소비가 필요하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영화의전당 대표 연임…소통 외치는 현장에 귀 기울여야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이재명 대표께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아직 명당 덕을 덜 본 것일까?
노무현이 옳았다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신문은 살아 있고, 칼럼은 말을 건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디아스포라의 노래 영천아리랑
우리 융복합 음악의 시초 고구려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소통을 이기는 무기는 없다
선한 영향력
데스크시각 [전체보기]
가덕신공항과 박형준의 정치적 미래
도청도설 [전체보기]
꾀끼깡꼴끈
신경림의 사랑노래
메디칼럼 [전체보기]
일하는 사람의 1차 의료, 근로자 건강진단
100세시대의 건강관리법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대만과 밀크피시
조식전쟁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뇌력(腦力)을 키우는 다섯 가지 비결
뇌, 팩트 체크!
사설 [전체보기]
부산서 모색하는 해양산업 미래…‘해양주간’ 개막
의대 증원 확정필수·지역의료 개혁 빈틈 없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지옥에서 국가명승으로
우리의 가까운 미래를 위하여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의대 입학정원 갈등의 올바른 해법
우리 시대의 올바른 복지 원칙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회의 바다, 우리네 함장은 어디로 키를 잡을까
부산항, 글로벌 물류 허브 플러스 알파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12월의 기도편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경제문제가 풀려야 인구문제가 풀린다
중국의 한국시장 시장교란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호모 사피엔스의 바다
세상을 뒤흔든 춤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한국교육의 새 지평을 여는 IB교육학회 창립
‘자신과의 경쟁’이 ‘경쟁 교육’ 대안이다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비례대표 제도는 죄가 없다
‘자객공천’ 유감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오페라 와인
와인이란
특별기고 [전체보기]
부산의 위대한 도전은 계속 된다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낭만오페라의 종언! 푸치니
정명훈과 도쿄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처음 보는 ‘무릉도원’
무호 이한복의 ‘운룡도’
CEO 칼럼 [전체보기]
우리는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났다
드론으로 변화할 부산의 미래
  • 국제크루즈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