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구 모 사립고교에서 교감과 부장교사가 수석 입학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장기간 금품을 받아챙기다 경찰에 적발됐다. 교감은 11차례에 걸쳐 1064만 원 상당을 받았고, 부장교사 역시 9차례 456만 원가량을 챙겨 나란히 불구속 입건됐다. 학교 사회의 중추인 교감과 부장교사가 이 정도라면 학교가 얼마나 곪았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들의 행태는 차마 교육자라고 말하기 부끄러울 지경이다. 학생이 입학하기 전인 중학교 3학년 가을께부터 학부모와 접촉해 수석 입학을 할 경우 발전기금을 내야 한다며 사전작업을 벌였다. 학부모가 '내 아이를 잘 봐달라'며 주는 촌지 수준이 아니라 교감과 부장교사가 노골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올 4월까지 1년 이상에 걸쳐 학부모에게 지속적으로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입혔다.
금품을 학교발전기금으로 사용했다면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이들은 개인의 영리를 위해 썼다. 스승의 날이나 명절은 물론 자신의 휴가비, 해외여행 경비까지 학부모에게서 받아냈다. 학부모가 겪었을 고통은 학부모가 피해 사실을 경찰에 알린 데서 여실히 드러난다. 아들이 고교 3학년 진급을 앞둔 시점에서 학교생활과 대학입시에서의 불이익이 뻔히 예상되는 데도 불구하고 금품 수수 사실을 폭로한 것이다.
학부모들은 공교육비는 물론 갈수록 치솟는 사교육비에 불법 찬조금과 학교발전기금 등으로 경제적 부담이 크다고 하소연한다. 다행히 공립학교는 자정 노력으로 불법 찬조금 등의 문제가 많이 개선됐지만 사립학교는 이번 사건에서 보듯 여전히 비리의 소지가 많다. 사립학교법에 의해 비리교사 징계권이 기본적으로 학교법인에 있는 것도 문제다. 금품 수수와 같은 중대 비리는 학교법인이 아니라 교육청에서 다루도록 하는 것이 옳다. 아울러 학교발전기금 명목으로 각종 금품이 오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학교발전기금 제도는 폐지를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