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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숲길] 희망을 위하여 /박남준

따뜻한 나눔사회, 상식이 통하고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을 꿈꾼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11-30 19:28:42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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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때려고 마당으로 나가는데 꼴깍 해가 넘어간다. 그러더니 희끗거리며 눈발이 날린다. 며칠 무서리가 내리고 살얼음이 얼기는 했어도 남의 일처럼 무심히 넘겼었다. 게으름 때문만은 아니었다. 동치미를 담기엔 늦게 심은 무들이 아직 팔뚝만해서 미루고 있었던 것이다.

가만있자. 비록 살얼음이기는 하지만 며칠이나 계속되었지. 배추들도 속이 차지 않기는 마찬가지지만 배추는 따뜻한 지역이라면 월동도 하니까 괜찮겠지. 그러고 보니 얼음이 얼기 시작한 지가 얼추 일주일은 되었나보다. 너무 자주 영하의 날씨가 지속되면 무에 바람이 들어 그나마 건질게 없는데 눈발마저 내린다. 어쩌지, 이를 어쩐다지. 아궁이에 먼저 불을 넉넉하게 지펴놓고 부랴부랴 대나무를 찾아서 가지를 치고 급히 쪼갰다. 4쪽으로 쪼갠 대나무를 무밭에 둥글게 휘어서 꽂아놓고 못자리용 보온덮개로 쓰는 헌부직포를 이리저리 덧대고 이어 붙여 덮었다.

일을 하는 동안 이리저리 미친년 널뛰듯이 날뛴다는 말처럼 바람에 휘날려서 애를 먹기도 했지만 다 마치고 바라보니 제법 그럴 듯해서 흐뭇했다. 비닐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비닐하우스라고는 할 수 없어도 그나마 찬바람과 눈발을 막아줄 수 있는 온실을 급조한 셈이다. 다행이다. 곶감을 걸때 쓰려고 남겨둔 대나무가 마침 마당에 있었고 부직포도 여기저기 헤어지기는 했지만 남아있는 길이가 무밭을 덮기에 딱 들어맞았다. 버리지 않고 상자에 담아두었더니 이렇게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다니 거참 신통방통 안성맞춤이다.

옆에 있는 배추들도 춥기는 마찬가지겠지만 재료가 딱 이것뿐이니 어쩌겠냐고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사정을 했는데 너무 편애하는 것 아니냐고 투덜거리는 것 같아 마음에 걸리기는 했다.

아궁이의 잔불을 살펴보고 방에 들어와 보니 전화기에 문자가 들어와 있다. 박근혜 후보란다. 어~ 난 문재인 후보 멘토단인데 누가 이런 짓을 하는 거야.

메시지를 살펴보니 나라의 미래를 결정지을 대통령 선거가 다가왔으며 지금 우리나라는 정치쇄신과 국민 대통합을 이끌고 위기의 경제를 일으켜서 고단한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해드릴 민생 대통령이 필요하단다. 국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고 모두가 행복한 100% 대한민국을 건설하겠다는 내용이다. 뭐 좋은 말이다. 그러나 아무리 장밋빛 청사진의 그런 말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거짓말을 일삼는 현 정권의 당대표였으며 그 연장선에 있는 사람이 정치쇄신이 어떻고 국민대통합이 어떻다는 말을 어찌 그렇게 천연덕스럽게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더군다나 국민 모두가 행복한 100% 대한민국이라니 인류역사상 나타난 그 어떤 대덕의 지도자도 국민 모두를 행복하게 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오 마이 갓! 맙소사.

며칠 전 문 후보와 비교하는 몇 가지 사항들을 보았다. 존경하는 사람에서 문 후보는 다산 정약용을 들었고 박 후보는 부모님과 엘리자베스 1세 영국여왕이었다. 부모님을 존경하는 마음이야 자식 된 도리겠으나 대통령 후보쯤 되는 사람이 존경하는 사람을 꼽으라니 그렇게도 사람이 없었는가. 독재자와 군주시대의 여왕이라니 참 기가 막힌다.

이건 상식적이지 않다. 몰상식하다는 말이다. 별명이 무슨 공주라더니 딱 그 꼴이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며 반성할 줄 모르는 한 사람은 독재자의 딸로서 퍼스트레이디 대리를 자랑스럽게 하던 시절, 한 사람은 그 서슬 푸른 총칼을 휘두르는 독재자의 잘못에 대하여 손을 높이 들어 지적하며 꾸짖다가 구속이 되고 강제징집을 당하는 등 모진 시련을 겪어온 사람이다.

우리는 아직 멀었다. 부끄럽고 수치스러워 하늘을 우러르기가 두렵다. 거짓말의 달인을 현직 대통령으로 뽑은 그런 일이 또다시 반복되어야 하는가. 그러나 희망을 잃지 않는다.

꿈을 꾸겠다. 주머니가 가볍고 살림이 어려워졌어도 이웃의 어려움을 들여다 볼 줄 아는 따뜻한 나눔의 사회를, 상식이 통하고 국민과 진정으로 교통되는 대통령을, 참된 인격을 가진 사랑하는 대통령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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