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도시철도 전동차 추돌 사고의 전말을 살펴보니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는다. 기본 수칙을 무시하는 것도 모자라 관제실과 의사소통마저 되지 않았다니 사고가 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무려 100명이 넘는 승객이 다쳤지만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만 해도 천만다행이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도시철도를 관장하는 부산교통공사는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사고 직후 현장에 달려간 구원 전동차 기관사가 결정적 실수를 저지른 것은 분명하다. 15년 경력이라는 베테랑 기관사가 기본 수칙을 무시하고 속도를 높여 전동차를 운행했기 때문이다. 고장난 전동차 300m 전방에서 신호시스템에 의한 자동 정지가 이뤄졌는데도, 기관사는 이를 무시했다. 더구나 곡각 지점이고 내리막길인데 서행 운전을 하지 않고 고속으로 내달렸다. 충분히 사고를 막을 수 있었지만 수칙을 지키지 않은 데 따른 결과였다.
그런데 기관사가 왜 어처구니없는 짓을 저질렀는지 원인이 밝혀졌다. 본부 관제실과 전혀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것도 관제사가 화장실 가면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일어났다. 기관사가 보고를 해도 아예 응답이 없었다.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반드시 지켜야 할 수칙은 무시됐고, 관제실 역시 제 기능을 포기했으며, 결국 사고 현장을 잘못 짐작한 기관사의 실수가 결정타를 날렸다.
대형 참사는 시스템 결함과 사소한 실수에서 비롯된다. 부산도시철도는 수많은 승객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수단이기에 항공기 사고에 못지 않은 참사가 빚어질 수 있다. 다시 말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밀하게 운행되어야 하고, 한 순간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이번 사고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사고 관련자 4명을 직위해제하는 것으로 그쳐서는 절대 안 된다. 기강 해이를 철저히 바로 잡고, 운행 시스템 전반을 뜯어고치지 않는 한 사고는 그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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