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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저성장 시대, 함께 헤쳐 나가자 /이장호

성장률 둔화 고착화, 가치·혁신·열정 등 창조적 경영으로 변화 대비해야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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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2-11-13 19:28:50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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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참 빠르다. 봄인가 했더니, 벌써 찬바람에 낙엽이 흩어지는 초겨울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준비할 때쯤이면 늘 그렇듯이 아쉬움이 남는다. 더구나 끝이 보이지 않는 경기침체로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하고 막막한 시절이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마음을 추스르고 희망찬 각오를 다지며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뜻깊은 연말연시를 계획하시기 바란다.

불황의 그늘에서 치러진 이번 미국 대선을 보면서 1980년의 대선이 생각났다. 당시 로널드 레이건은 재선을 노리던 지미 카터와 경기침체를 둘러싼 설전을 벌였다. "내 이웃이 직장을 잃으면 경기후퇴(recession)고, 내가 직장을 잃으면 불황(depression)이다. 그리고 경기회복(recovery)은 카터가 직장을 잃을 때다"는 레이건의 촌철살인 비유는 지금도 회자되는 유명한 사례다. 엄밀히 말하면, 현재 세계경제와 국내경제는 성장률이 둔화되는 경기후퇴로 정의될 뿐 불황은 아니다. 연달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며 진짜 불황에 빠진 유로존의 상황과는 다르게 봐야 한다. 그렇지만 그 옛날 레이건과 카터처럼 경기후퇴냐 불황이냐를 논하는 일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된다. 중요한 문제는 금융위기 이후 수년간 지속되었던 어려움이 앞으로 또 수년간 계속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지금은 저성장의 시대다. 자본주의 시장질서가 재편되는 한편 저성장과 고실업이 고착화되는 이른바 '뉴 노멀(new normal)'이 현실화되고 있다. 올리비에 블랑샤르 IMF 수석이코노미스트가 세계경제 불황이 2018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가운데, 세계적인 석학들도 저성장 기조의 장기화에 대하여 강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경제는 과거 개발연대에 10% 가까운 고성장을 이루었으나, 지난 1997년 외환위기와 2003년 카드사태를 겪으면서 4%대 중반으로 그리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까지는 3%대 초반으로 성장률이 낮아졌다. 한국은행 김중수 총재는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3.8% 정도라고 밝혔다. 잠재성장률은 한 국가의 가용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인플레이션 등의 부작용 없이 발전할 수 있는 성장률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제 우리 경제가 4% 이상으로 성장하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어찌 보면 오늘의 경기침체와 성장률 하락은 과거의 기준일 뿐이며 저성장이 노멀(normal)한 상태라고 정의하여도 지나친 표현은 아닐 듯싶다.

우리는 저성장 시대를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까. 월스트리트저널이 세계 경영대가 중 1위로 선정한 게리 해멀 교수는 '지금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저서에서 비즈니스의 운명을 좌우할 최대 쟁점으로 가치(values), 혁신(innovation), 적응성(adaptability), 열정(passion), 이념(ideology) 등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신뢰할 수 있는 도덕적 가치를 창출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혁신 역량을 기반으로 급격한 변화에 효율적으로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성과는 직원들의 열정과 창조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경영 이념, 즉 단순한 통제의 개념에서 벗어난 경영 시스템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차별화된 혁신을 끊임없이 실천하는 경영, 미래를 위한 열정으로 기존의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는 경영,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꿈과 희망을 위해 도전하는 경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변화는 성공과 실패의 가능성과 위험성이 항상 공존한다. 새로운 변화의 물결에서 어떤 기업은 성공하고 또 어떤 기업은 실패할 것이다. 저성장 시대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어려움이 출현하고 때로는 큰 충격을 일으키며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손자병법 '허실(虛實)'편에서는 '무소불비 즉무소불과(無所不備 則無所不寡)', 모든 곳을 다 지키려면 모든 곳이 다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모든 것을 다 지키겠다는 것은 결국 아무것도 지키지 않겠다는 뜻과 같다. 저성장 시대에는 지금까지 우리가 가지고 있던 혹은 누렸던 모든 것을 다 지키기 어려울 것이다.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버려야 할 것인지, 새로운 기회는 어떻게 포착할 것인지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 더는 주저할 이유가 없다. 저성장 시대를 대비하는 경영 혁신에 다 함께 나서자.

BS금융지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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