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 명지 퀸덤 1차 아파트 입주민 224세대가 등기이전까지 마쳤는데도 가압류 당하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졌다. 성실하게 중도금을 차근차근 납부하고 내 재산으로 만든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날벼락을 맞은 것이나 다름없다. 사실 관계를 보면 주민들은 분명히 대금을 완납해서 아파트 소유권을 확보했지만, 결과적으로 재산권 행사도 하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이 어찌된 영문인가.
그 원인은 7년 전 시행사인 영조주택이 아파트 대금을 담보로 하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5000억 원을 받은 데 있었다. 결과적으로 입주민들이 낸 집값을 업자가 가로챈 셈이다. 지정계좌 대신에 시행사 명의 계좌로 입금할 것을 안내하자, 주민들은 의심 없이 이에 따랐다. 하지만 2년 전 부동산 경기에 찬바람이 불면서 시행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하자 아파트 대금은 증발해 버렸고,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은행이 가압류 조치를 취하고 나선 것이다.
이번 건은 대금을 치른 입주민이나 대출금 회수를 못한 은행 모두 피해자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돈을 빌려준 은행이 2년 전 주민들이 등기까지 마쳤는데도 이를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다는 점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천문학적인 액수가 걸려 있는데도 그토록 어설프게 대처하다니 놀라울 정도다. 그러니 PF대출의 손실을 입주민들에게 떠넘긴다는 비난을 받는다.
문제는 1차 아파트 입주민뿐만이 아니라는 데 있다. 3차까지 들어선 퀸덤 아파트는 총 8000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주거단지다. 앞으로 이같은 일이 2, 3차 입주민들에게도 충분히 벌어질 개연성이 높다. '퀸덤 태풍'이 불어닥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부산시는 퀸덤 가압류 사태를 단순히 재산권 시비로 여길 것이 아니라, 중재자로 적극 나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PF 대출로 인한 부작용이 끊이지 않는 만큼 입주자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자금흐름 모니터링 시스템을 전면 개선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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