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호 태풍 산바가 예상보다는 적은 피해를 남기고 소멸했다. 초대형 태풍 내습에 따른 위기감으로 정부와 지자체의 재난 대비가 철저했던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된 것은 물론이다. 올해는 지난 달의 볼라벤에 이어 이번 산바까지 유난히 세력이 강한 태풍이 잦았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체계적이고 상시적인 태풍 감시체계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높은 이유다.
올해 우리나라에 상륙한 태풍이 이례적으로 4개에 달했다는 것은 이상기후의 상시화 가능성을 예고해주는 대목이다. 지난 7월의 카눈과 지난 달의 덴빈 등 한 해 4개 태풍이 엄습한 것은 1962년 이래 50년 만이다. 횟수만이 아니라 폭풍의 크기나 이동경로 등의 변동폭이 커지고 있는 것도 심각성을 더한다. 우리가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더욱 강력한 규모의 태풍이 예상하지 못한 경로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는 뜻이다.
당연히 태풍에 대한 과학적·체계적 연구가 필요하지만 아직은 우리의 예보 수준을 신뢰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제15호 태풍 볼라벤의 예상 이동경로와 관련한 논란이 단적인 사례다. 우리 기상청이 발표한 예상 이동경로가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나 일본기상청 발표에 비해 최대 100㎞가량 차이가 났다. 또한 당초 예보와 달리 폭우를 동반하지도 않았다. 누가 옮고 그름을 떠나 우리의 태풍 예보 수준이 아직은 미·일과 거리가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 준다.
태풍은 긍정적인 측면도 적지 않다. 가뭄 해갈과 수자원 확보, 바다 적조와 대기 오염 해소 등이 그것이다. 그래서 정확한 예보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기상청 국가태풍센터가 올 들어 종전의 3일 예보에 더해 5일 예보를 시작한 취지도 태풍 정보를 보다 일찍, 보다 정확하게 알려 대비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취지에 걸맞은 역량을 키우는 일이 급선무다. 아울러 정부 차원에서도 기상산업의 육성 등 대책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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