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천헌금 수사상황 중심 보도, 비례대표제 허실까지 짚었어야
- 낙동강 녹조 녹차라떼에 비유, 먹거리 부정적 인식줄까 우려
- 원전문제 다루는 입장 불분명, 패션·생활·건강 기사 다소 식상

- 홈페이지 '오늘이슈' 편리하지만 지역 관련 소식 좀 더 실렸으면
- 부산 연안 난개발 지적 시의적절, 앞으로도 꾸준히 감시역할해야
- 인터넷실명제·부산대 총장 직선제, 보다 심도깊은 기획기사 기대

◇ 일시 : 2012년 8월 28일

◇ 참석위원(가나다 순)

▶강정아(책과아이들 대표)

▶김길녀 (시인)

▶김대오(기후변화에너지대안센터 대표)

▶염정욱(변호사)

▶윤지원(부산대 신방과 3학년)

▶이국환(동아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장병호(언론인)

▶황영우(부산발전硏선임연구위원·위원장)

국제신문 독자권익위원회 8월 온라인 토론회가 지난달 28일 열렸다. 위원들은 KTX 열차 금정터널 내 정차 사고 등의 보도가 충실했다고 평가한 반면 수질 오염 현상인 낙동강 녹조를 마시는 차인 '녹차라떼'에 비유하고, 낙동강 녹조확산을 4대강 공사와 연관 지어 추적, 보도하지 못한 점 등을 아쉬움으로 꼽았다.

장병호 씨

▶장병호= 지난 한 달은 올림픽과 공천헌금 수사가 이슈였다. 올림픽은 보도 시스템상 방송에 양보할 수밖에 없었지만, 공천헌금 수사는 단연 신문의 몫이었다. 국제신문은 수사상황 보도에 매우 충실했다. 관련 사설도 6차례나 취급해 새누리당의 꼬리 자르기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검찰의 '눈치 수사'를 견제했다. 아쉬움도 몇 가지 있었다. 공천헌금에 대한 구체적 분석이나 추적기사가 없었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공천헌금이 수사 대상이 됐다면, 언론으로선 호기를 맞은 게 아닌가. 이번 현영희 의원의 경우처럼 비례대표는 거의 공천헌금과 직결돼 있고, 그것이 정치권의 블랙홀인 점을 감안할 때 '공천헌금'의 실체에 대한 메스는 당연히 가해졌어야 했다. 문제가 된 3억 원은 말 그대로 공천 청탁자금에 불과하다. 깃털 말고 몸통에 대한 추적기사를 독자들은 갈구한다. 현영희 의원 본인에 대한 기사도 미흡했다. 그가 어떤 인물이기에 정치권에 이 같은 폭풍을 몰고 왔는지 독자들은 분명 궁금해할 것이다. 또 이번 기회에 비례대표제의 허실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켰으면 어땠을까 싶다. 선진통일당의 공천비리 수사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 후속보도가 없어 답답하다. 8월 20일 자 1면 해파리 사진은 단연 압권이었다. 한눈에 해파리에 대한 공포감이 엄습했다. 이에 반해 8월 22일 자 3면 박근혜 봉하마을 방문 반대 피켓 시위 사진은 피켓 내용이 보이지 않아 보도 사진으로서 적절치 못했다. 가끔 눈에 띄는 문제인데, '뉴스와 현장' 등 칼럼 형태의 기사에서 필자 사진이 계절과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 자료 사진에 대한 편집진의 섬세한 관심이 필요하다.

염정욱 씨

▶염정욱=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의 활약상을 지켜보며 무더운 여름을 보냈다. 국제신문은 한국 선수들에 대해 비교적 충실하게 기사화했다. 그러나 대부분 TV나 인터넷 등을 통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다시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종이신문의 특성상 생중계보다 보도의 신속성에서 뒤질 수 밖에 없지만 독자들이 신문을 읽는 이유는 결과 그 자체보다는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과정, 경기장 분위기, 런던 현지 반응 등을 보다 깊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담당기자를 런던에 파견하지 않았던 국제신문으로서는 TV 등을 통해 경기를 관전한 후 기사를 실을 수밖에 없었고, 당연한 결과로서 타 신문에 비해 현장감이 떨어졌다. 8월 8일 자 26면에 '뉴스와 현장-케이블카, 이제 진지하게 논의해 보자'는 칼럼이 게재되었다. 황령산 케이블카나 해상 케이블카 등을 긍정적으로 검토해보자는 내용이었다. 이전까지의 국제신문 기사가 환경보전 입장에서 인위적인 구조물 설치에 반대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던 것에 비해 다른 시각에서도 접근해보자는 의견 제시가 좋았다. 7월 27일 KTX 열차가 금정터널에서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제신문은 7월 28일 자 1, 3면에 관련기사를 게재한데 이어, 연속으로 후속기사를 잘 내보냈다. 금정터널이 안전에 취약하다는 것은 부산시민에게 큰 근심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지속적인 추적으로 터널의 안전문제가 개선될 수 있도록 환기시켜 주기를 바란다.

황영우 씨

▶황영우=인터넷 실명제가 위헌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헌법재판소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한 파장을 8월 24일 자 1면과 3면에서 잘 정리하고 있다. 연예인을 비롯한 유명인사에 대한 인격폄하,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글이 무분별하게 인터넷상에 올라오지 않을까 하는 것 등을 지적했다. 또한 연말 대선을 앞두고 염려되는 부문에 대해서도 잘 언급하였다. SNS시대에 이러한 판결은 어떠한 후방효과를 낳을 것인지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다. 일회성 기사로 그칠 것이 아니라 기획기사로 발전시킬 것을 제안해 본다. 같은 날 8면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공원화 본궤도' 기사의 제목은 뭔가 잘못되었다. 기사는 5년 전부터 해오던 내용을 크게 달라진 것 없이 기술하고 있다. 그런데도 제목은 곧 착공이 이루어질 듯 달았다. 그동안 부산시와 관련 기관이 해 왔던 노력이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단계에 올랐다고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도 많은 과제가 남아 여론을 호도할 우려가 있음을 지적한다.

강정아 씨

▶강정아= 8월 7일 자 '고리원전 1호기 재가동…안전성 논란 증폭' 기사 후 '밀실 합의 뒷말 낳은 고리 1호기 기습 재가동' 사설이 8일 자에 게재됐다. 8월 20일엔 '전력 수급 피크 때 고장으로 멈춘 신월성 1호기' 사설에서 블랙아웃만은 막아야 한다며 최첨단 원전의 고장을 우려하며 노후화된 고리 1호기도 걱정했지만 전체적으로 전력수급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가동할 수밖에 없다는 말로 들린다. 8월 22일 자 '고리 1호기 수명연장 위해 자료조작 의혹' 기사에서는 60년 수명 연장을 꾀하려는 무서운 내용을 접한다. 이런 기사와 사설의 흐름을 볼 때 원전 문제에 대해 국제신문의 입장이 좀 불분명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반핵 부산 시민 대책 위원회'는 여름내내 반핵운동,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외침은 국제 어디에도 없다. 최근 재밌게 읽는 글은 '하창수의 문학 속 길'이다. 그동안 골목길, 들길, 고갯길을 읽으며 근대역사와 그 속에 사는 사람을 길에서 만나고 있다.

윤지원 씨

▶윤지원=일간지에 실리는 패션이나 생활 기사는 항상 아쉬움을 남긴다. 물론 전문잡지 등에 비해 라이프 카테고리의 역할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기자 이름을 걸고 나오는 기사라면 읽을거리가 돼야 한다. 또 어느 정도의 질적 담보도 필요하다. 다른 일간지와 마찬가지로 국제신문의 생활, 패션, 건강 등 기사도 식상하거나 커뮤니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정보들을 그대로 다루고 있다. 일례로 8월 8일 자 여름 헤어연출법 같은 경우이다. 차라리 부산의 여행지를 소개하거나 부산 문화정보 등을 알려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국제신문 홈페이지는 기사보다 광고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사진이 없는 기사를 읽기 위해 클릭하면 광고 때문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8월 25일 자 6면 '안전운전 방해하는 부산 도로 교통표지' 기사는 인상 깊었다. 부산을 다니다 보면 교통표지는 물론 표지판의 오류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는데 항상 문제다 싶었다. 홈페이지 '오늘이슈'는 깔끔하게 정리돼 이용하기 편리하다. 그러나 부산 관련 이슈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 국제를 읽는 이유는 일간지에서는 찾을 수 없는 부산의 소식을 보기 위해서이다.

김길녀 씨

▶김길녀=8월 3일 자 주말& B9면에 실린 시민기자의 플로리다 통신에서 다룬 피천득의 수필 '인연'에 대한 내용은 읽기가 불편했다. 수필이 지닌 특성상 작가의 주관적 느낌을 묘사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런데 이 글에서는 지나치게 개인적 감상법으로 접근했다. 제목에서 보듯 피천득이 수필에서 말하고 싶었던 화제는 '인연'에 대한 것이다. 그럼에도 피천득에 대하여 '인종적 프레임은 강박적이고 역사적 이해는 누락돼 있다'라든가, '구시대적인 정신이 깃든 글'이라고 폄하하는 듯한 내용은 동의하기가 힘들었다. 8월 4일 자 23면 사설 '베이비부머 도시의 미래 일자리가 관건이다'에서는 부산의 베이비부머 비중이 16개 시도 중 가장 높다고 지적하면서 부산시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의 필요성을 잘 강조하였다. 8월 6일 자 13면 '무용지물로 전락한 부산 U 관광안내도' 기사는 내용이 좋았다. 관광도시 부산에 걸맞은 편의 제공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함은 당연하다. 8월 8일 자 11면 '녹차라떼 낙동강…녹조확산 저지 비상'에서 '녹차라떼'는 먹는 차의 한 종류이다. 녹조현상의 외형적 모습이 '녹차라떼'를 연상시킨다고 한 녹색연합 측의 표현을 여과 없이 제목에까지 인용했다. 수질 오염 상황을 먹거리인 '녹차라떼'에 비유함으로써 녹차를 포함하여 전체 먹거리에도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우려되었다. 8월 10일 자 3면 '정점 치닫는 檢 수사 칼끝, 돈 전달 종착지 현기환 겨눈다'라는 제목은 거칠다. '칼끝'과 '겨눈다'는 단어를 합쳐 놓으니 섬뜩하기까지 하다.

김대오 씨

▶김대오=8월은 올림픽과 새누리당의 공천헌금 비리사건이 뉴스 흐름을 주도한 가운데 환경문제로 '낙동강 녹조 확산'이 부각됐다. 8월 8일 자 11면 '녹차라떼 낙동강…녹조확산 저지 비상 '보도 이후 9일 자 사설 '식수원 위협하는 녹조 폭염탓만 할 것인가', 10일 자 9면 '서낙동강도 녹차라떼 되나' 등 관련 보도를 이어 갔다. 또 21일 자 12면 '경남, 남조류 독성물 분석장비도 없다', 27면 '장병윤 칼럼-또 하나의 재앙, 녹조'를 통해 문제점을 추가 제기하고 23일 자 12면 '경남, 조류 독성물질 검사장비 도입' 등 기사를 통해 맑은 물 대책과 개선을 촉구하는 보도 전형을 보였다. 다만, 녹조의 문제를 4대강 공사에서 비롯됐음을 집중 조명한 최근 다수 언론의 보도 동향을 상기해보면 낙동강을 생명줄로 여기는 부산, 경남을 근거지로 둔 국제의 첫 보도 시점이 다소 늦고 전문성도 떨어진 감이 있다. 8월 8일 자 26면 '뉴스와 현장-케이블카, 이제 진지하게 논의해보자' 칼럼은 통영 케이블카 이용객 및 수입증대를 통해 "왜 진작 이런 좋은 사업을 실행하지 않았을까"라는 논조까지 담았다. 환경론자에 대항하는 이런 보도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자연은 영구히 보존되어야 할 대상이라는 점에서 지금의 셈법(관람객 수입 등)으로 곳곳에 케이블카를 설치하자는 논리를 펼치는 것은 무리한 것 같다. 22일 자 2면 '부산대 총장 직선제 역사 속으로' 기사는 지역사회 대표 대학이 몇십 년간 운용해온 제도를 사실상 정부 당국의 요구에 따라 '포기'하는 것인데도 이렇게 단순 보도하고 끝낼 일인가 하는 아쉬움이 컸다.

이국환 씨

▶이국환=본디 부산은 물이 걸출한 도시다. 해운대 백사장과 푸른 바다, 굽이도는 물줄기를 배경으로 일몰이 아름다운 낙동강 등은 부산이 얼마나 아름다운 도시인지 풍광으로 증명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바다는 초고층 빌딩에 막혀 있고, 강은 무분별한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난개발을 넘어 '막개발'이란 비판까지 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점에서 '부산 연안도 '도시계획' 수립한다'는 8월 23일 자 기사와 '난개발로 망친 부산 연안 이제라도 제대로 살려라'는 24일 자 사설은 주목할 만했다. 부산의 전체 연안 431㎞ 구간을 보존하고 활용하려는 체계적인 도시계획이 이제야 나온 것은 안타깝다. 부산이 '해양도시'를 표방하고 있지만, 연안 난개발로 그 의미가 퇴색된 지 오래다. 지금부터라도 체계적인 계획에 따라 자연경관을 보존하고 활용해야 할 것이다. 도시는 개발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자연 친화적인 개발로 시민의 삶에 이바지할 수 있는 개발만이 용인되어야 한다. 부산시가 개발업자의 이익을 지역경제 활성화란 명목으로 호도하며 난개발을 한다면 국제신문이 나서 막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