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모나리자'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1502년이었으나, 손을 놓고 있다가 4년 뒤 다시 붓을 댔다고 한다. 이유는 명확하지 않으나 이 작품에 최소한 4년이 걸린 것이다. 여전히 미완성이라는 논란이 있지만 말이다. 천재 다빈치의 스타일에도 안 맞거니와 주문을 받아 기간 내 납품하기 마련인 초상화 제작 방식도 아니다. 무언가 사연이 있었다는 짐작은 가지만 구체적인 이야기는 전해지지 않는다. 눈썹 없는 얼굴, 야릇한 미소…. 그 베일을 벗기려는 시도는 500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1852년 뤼크 마스페로라는 프랑스 화가가 파리의 호텔 4층 객실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다. 그는 유서를 남겼다. 지난 몇 년간 모나리자의 수수께끼 같은 미소를 풀려고 온갖 애를 썼지만 결국 풀 수가 없어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미국 영화배우이자 칼럼니스트였던 윌 로저스는 모나리자를 두고 이런 말을 했다. '모나리자는 역사 속에서 아직도 명성을 누리고 있는 유일한 미인이다'.

모나리자의 실제 주인공에 대해 논란이 분분했지만, 현대사학자들은 피렌체의 부호 프란체스코 델 지오콘도의 세 번째 부인 리사 게라디니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리사는 1495년 열여섯 살에 지오콘도와 결혼했다. 모나리자는 그녀가 스물세 살 때 모습인 셈. 이탈리아에서는 모나리자를 '라 지오콘도'라고 부르는데 이는 지오콘도의 부인이라는 뜻이다. 리사는 지오콘도가 1542년 사망하자 수녀가 돼 수도원에서 여생이 보냈다고 한다.

모나리자의 주인공 리사 게라디니로 추정되는 유골이 이탈리아 피렌체의 우르술라 수도원에서 발굴됐다고 영국 언론이 전했다. 앞서 지난 2010년에는 그녀의 유해가 피렌체의 쓰레기 매립지에 버려졌다는 주장이 나와 법석을 떨기도 했다. 이번 발굴을 진행한 고고학자들은 DNA 분석을 통해 리사의 유골로 입증되면 얼굴을 복원해 모나리자와 비교해볼 계획이라고 한다. 발굴 기술과 과학의 발전으로 모나리자의 실제 모습을 보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위대한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푸는 대가로 지불해야 하는 신비감의 상실 또한 결코 가벼운 건 아닐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