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우리의 관할권 아래 놓인 이어도를 두고 자국 관할 해역이라며 순찰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주권 침해로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중국의 이런 태도는 동아시아 해양을 장악하려는 팽창주의적 욕심의 발로일 터다. 하지만 이어도는 역사적·국제법적으로 우리에게 관할권이 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정부는 이런 생떼에 단호히 대처해야 함이 마땅하다.
류츠쿠이 중국 국가해양국장은 최근 이어도가 중국관할해역에 있고 감시선과 항공기를 통한 정기순찰 범위에 포함돼 있다고 주장해 우리 정부를 긴장시켰다. 간헐적으로 관할권을 주장해 오긴 했지만 정기순찰 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선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도가 중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해당된다는 게 중국 측 주장이지만 전혀 동이 닿지 않는 소리다. 지리적으로 우리나라에 훨씬 근접해 있으므로 EEZ 획정 이전이라도 우리 수역에 해당된다는 건 상식 아닌가.
중국이 이런 억지를 부리는 이유는 명백하다. 대양해군을 표방한 중국이 아시아 해역 전반으로 작전권을 넓히겠다는 포석이다. 최근 항공모함과 30여 척의 구축함을 보유하는 등 증강된 해군력을 지렛대로 제주 남쪽을 중국의 내해로 만들겠다는 군사적 야욕 때문이다. 정부는 중국의 군사적 팽창주의에 굴복해선 안 된다. 중국의 담당과장에게 우리 입장을 전달했다고는 하지만 이것 만으론 부족하다. 정부 차원에서 영해 수호 의지를 천명하고 경계 및 순찰 조치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중국 어선의 서해 불법조업과 탈북자 강제 북송 등으로 양국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때다. 영토나 영해 주권에 관한 한 한치의 양보도 없어야 하겠지만 쓸데없는 마찰은 피하는 게 현명하다. 기왕에 설치된 과학기지를 유지하고 해양연구 활동을 계속하는 등 실효적 관할권을 행사하는 한편으로 외교 경로를 통한 협의를 통해 영토분쟁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중국과 유사한 분쟁을 빚고 있는 일본 대만 베트남 등과의 공조도 검토할 필요가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