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시론] 현실성 결여된 이주노동자 정책 /이한숙

기업·여론 눈치에, 부처 주도권 싸움에…문제점 개선없는 임기응변만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11-23 20:02:13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최근 정부의 외국인력 정책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는 지난달 10일부터 '숙련기능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전문취업자격' 제도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이 제도는 4년 이상 합법 취업한 이주노동자들 중 학력, 자격증 또는 임금 수준, 한국어능력 또는 사회통합프로그램 이수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전문인력 비자를 주는 제도이다. 전문인력 자격을 가진 외국인은 가족을 초청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연령·학력·소득 등을 평가해 일정점수 이상을 얻으면 단계적으로 영주자격을 신청할 수 있다.

그 며칠 후인 19일에는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되었다. 주요 내용은 사업장 변경 제한 등 요건을 충족한 이주노동자에게 5년 미만의 재취업을 한 번 더 허용하는 것이다. 이 법률안대로라면 이주노동자의 국내 최장 취업기한이 현재의 5년 미만에서 10년 미만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여전히 이주노동자의 정주와 가족동반은 금지된다.

이 법률에 의해 시행되고 있는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의 정주를 방지하면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외국인력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 이주노동자의 취업기한을 제한한 단기순환제도이다. 그러나 고용허가제 이주노동자들의 체류기간 만료가 시작된 작년, 돌아가야 할 이주노동자들이 돌아가지 않으면서 미등록 노동자 증가 우려가 커지기 시작했다. 숙련도가 높아진 인력을 돌려보내고, 신규인력을 도입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므로 이주노동자를 계속 고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기업의 목소리도 커졌다. 역대 어느 정부보다 친기업적인 현 정부는 기업의 요구를 어떤 식으로든 수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법무부의 전문취업자격제도와 고용노동부의 고용허가제 개정안은 이런 기업의 요구가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동일한 대상을 두고 법무부와 고용노동부가 각각 다른 제도를 시행하려 한다는 것도 당황스럽지만, 그보다 두 가지 모두 현재의 이주노동자 정책이 드러내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한다는 관점에서는 그렇게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보이지 않는다. 

우선 법무부의 전문취업자격 제도는 숙련 이주 노동자에게 거주 자격을 부여해서 선별 영주를 허용하려 했던 기존 제도의 요건이 너무 엄격해서, 이를 보완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요건이 비현실적이기는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해당 노동자는 3급 이상의 한국어능력을 보유하거나 총 465시간의 사회통합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 그러나 사회통합프로그램 이수를 위해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문제 등은 제도적으로 보완할 사항이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고용주와 노동자가 알아서 할 문제라는 것이다. 

이주노동자들은 대부분 내국인들이 취업을 기피하는 3D 업종의 중소 영세 사업장이다. 당장 일할 사람이 없어서 이주노동자들을 고용한 기업이, 아무런 정부의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수 백 시간의 교육 시간을 이주노동자에게 배려해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노동시간이 평균 10시간이 넘는 이주노동자가 아무리 이를 악물어도, 기업의 배려 없이 교육 받는 것이 가능할 것 같지도 않다.

고용허가제 개정안은 고개를 더 갸웃거리게 한다. 우선 재취업 허용 요건은 사업장 이동 제한이다. 그동안 사업장 이동제한이 사실상의 강제노동을 강요한다는 문제제기가 그렇게 많았는데도 이런 사실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이주노동자의 취업기한을 최장 10년 미만으로 연장하겠다고 하면서 정주와 가족동반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이주노동자의 사회통합에 대해서는 아무런 고려가 없다. 

지금의 고용허가제가 이주노동자를 필요로 하는 기업에 이주노동자를 '원활하게' 공급하지도 못할 뿐 아니라, 미등록 노동자 증가에 대처할 수도 없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정부는 한편으로는 기업의 요구에 등 떠밀리면서, 한편으로는 이주노동자의 정착은 사회적 부담일 뿐이라는 여론의 눈치를 보며, 임기응변의 정책만을 내놓고 있다. 게다가 부처 간 주도권 다툼은 그조차 일관성 없게 만들었다. 그 틈에서 한국사회가 선택해야 할 장기적인 이주 정책은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이주와 인권연구소 소장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부민병원 등 12곳 ‘안심병원’ 지정
  2. 2“진료소 갔지만 검사 허탕” 감염자 무방비 거리 활보
  3. 3정부 “마스크 27일부터 매일 350만 장 공급…1인 5매”
  4. 4통합당, 유재중·이헌승 불출마 땐 이진복·김도읍 재발탁?
  5. 5집에서 백골로 발견된 여성…함께 살면서도 몰랐던 엄마·언니
  6. 6박은빈 “함께했던 동료들 다시 나오면 시즌2 마다할 이유 없죠”
  7. 7확진자 나온 부산대 통합기계관·사직고 일시 폐쇄
  8. 8부울경 신천지 교인 2만8900명 전수조사 착수
  9. 9부산경찰, 또 코로나19 확진자 신상 유출
  10. 10‘2차 감염’ 발생한 아시아드요양병원 코로나와 사투
  1. 1민주당, 울산 기초 재보궐후보 박영수 박재완 공천
  2. 2여당, 부산 코로나특위 ‘원외’는 ‘논외’
  3. 3감염 의심자 검사 거부 땐 강제 검사·벌금 300만 원
  4. 4“이언주 전략공천은 특혜”…곽규택 항의의 삭발식
  5. 5통합당, 유재중·이헌승 불출마 땐 이진복·김도읍 재발탁?
  6. 6민주당 부산 경선 곳곳 혼전 양상…양자대결 된 기장·금정 결과 주목
  7. 7현역 추가 컷오프 나올까 경선지 어딜까
  8. 8민주당 중영도 경선 김비오·김용원 2파전
  9. 9기장 여당 최택용 문 대통령 사진 게재…통합당 정승윤, 윤석열 응원 현수막
  10. 10홍준표, 양산을 출마 ‘마이웨이’ 행보
  1. 1확진자 방문 유통가 “방역휴점 손실보다 안전이 우선”
  2. 2BNK 금융그룹- 코로나19 극복 금융지원 앞장…BNK, 지역사회 든든한 버팀목 역할
  3. 3서울보증보험- 신설법인 무담보 신용 보증…금융 취약계층의 튼튼한 울타리
  4. 4KB손해보험- 납입면제 사유 발생 땐 기존 납부액 전부 돌려주는 착한 보험
  5. 5신한생명- 상품 홍보·마케팅 지원위한 브랜드…고객 향한 진심을 품었다
  6. 6현대차, ‘N 스페셜 에디션 자전거’ 공개
  7. 7전기안전公, 코로나19 화훼농가 지원 '꽃선물 릴레이' 동참
  8. 8수과원, 바이러스성 출혈성 패혈증 진단키트 개발
  9. 9부산항만공사,·IBK기업은행 120억 원 동반성장 협력대출기금 조성
  10. 10기재부 "'코로나19 타격' 관광업계, 단기 보강대책 추진"
  1. 1 부산 사상구서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28세 여성
  2. 2부산시, 코로나19 추가 확진자 12명 동선 공개 … “51번은 조사 중”
  3. 3천안 '코로나19' 확진자, 지역 곳곳에서 댄스스포츠 강사로 활동
  4. 4 경남 코로나19 확진자 김해 1명 추가…총 39명
  5. 5송파구 코로나19 확진자 2명 늘어 9명으로…구청 홈페이지에 동선 공개
  6. 6부산서 코로나19 확진자 4명 추가 발생 … 총 55명 중 온천교회 관련 28명
  7. 7울산서 코로나19 확진 판정 받은 여중생 경북 성주 거주
  8. 8빠르면 내일 오후 약국·우체국 마스크 판매…1인 5매 구매제한
  9. 9 부산서 코로나19 확진자 4명 추가 발생 … 총 55명
  10. 10경남 코로나19 확진자 12명 추가…한마음창원병원 간호사 포함·병원 폐쇄
  1. 1바르셀로나, 나폴리전 라인업 공개
  2. 2바이에른 뮌헨 챔스 16강 첼시 원정서 3-0 완승
  3. 3첼시vs뮌헨 선발 라인업 공개
  4. 4챔스 16강 나폴리-바르셀로나, 아쉬운 1-1 무승부
  5. 5좌완 듀오 ‘정태승·김유영’ 거인 불펜 책임진다
  6. 6마요르카 10번 단 기성용 “라리가 잔류가 최우선”
  7. 7IOC 위원 “코로나19로 도쿄올림픽 취소 가능성”
  8. 8정다운, 5월 UFC 3연승 도전
  9. 92021년 WBC 미국·일본·대만서 개최
  10. 10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결국 6월로 연기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독일 통일과정 7대 과오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다시 읽어보는 한 ‘분단인’의 삶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제1부두, 이왕 보존하는 김에 제대로
도시 규제의 경제학
기고 [전체보기]
동네 의사들이 나서야 할 때다 /황성환
해양안전, 민관 유기적 협력이 필수 /이광진
기자수첩 [전체보기]
양산 사송1초등 정상 개교해야 /김성룡
화포천습지, 보호대책 서둘러야 /박동필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개혁을 위한 아카데미상은 없지만
영화 진흥은 영화관서 시작된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강강술래와 농악
‘시립’과 ‘국립’의 앙상블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전략적인 전략공천인가 /정유선
이상문학상 사태가 남긴 것 /정홍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닥터 김사부
총선 연기론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여든 살 어머니의 만학
상월선원의 천막결사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일본음식과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어느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10주년
사설 [전체보기]
사회 곳곳 응원과 봉사…코로나19 극복 희망을 본다
대통령·여야 4당 대표 회동, 초당적 협력 자리 되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인구 절벽 시대, 복지 대타협 급하다
지속 가능한 노인 돌봄, 지역사회도 나서라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한미동맹, 이상없다”
한일 ‘투 트랙 외교’ 올해는 회복해야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호의가 낳은 명작
죽기를 결심하고 그린 명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한국 경제 회복탄력성이 관건이다
한국 경제, 희망의 빛도 보인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총선과 자책골
“나는 바이러스가 아니다”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사계’ 연주의 전설, 이 무지치
나의 LP 이야기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의 향기가 나는 사람
와인 바이러스와 기생충
특별기고 [전체보기]
‘코로나 19’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곽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심사정 지두화 ‘절로도해도’
겸재 정선 ‘수박 서리하는 쥐’
  • 2020하프마라톤대회
  • 제8회 바다식목일 공모전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