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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바다, 새로운 가능성의 땅 /유일선

바다 바꾸려 말고 자체 가능성 봐야…MB정부, 해양수산부 없앤 건 시대착오적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11-20 19:54:42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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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세계 인구가 70억을 돌파하였다. 그런데 그 많은 인구가 지구표면 29%의 공간에 밀집하여 살아간다. 71%에 이르는 너른 공간은 비워둔 채 말이다. 무슨 이유일까? 71%의 공간은 바로 바다이다. 그렇다. 우리가 잊기 쉬운 사실 중 하나가 지구가 육지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당분간 인구가 줄어들 것 같지 않고 지구온난화로 육지는 물에 더 잠길 터인데, 이제는 바다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할 시점이다. 그간에도 바다를 생활공간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간척지 매립이다. '쓸모없는' 바다를 육지화하려는 노력으로 우리도 서해안 여러 곳에 방조제를 세우고 새 땅을 만들어냈다. 그때마다 "대한민국의 지도를 새롭게 바꾸었노라"는 찬사가 뉴스를 장식했다. 바다를 극복해야 할 제약, 개선해야 할 불편 정도로 인식하였다는 증거이다. 노래 제목처럼 "바다가 육지라면" 하고 바랐던 것이다.

인간이 육지를 넘어 바다에서 사는 꿈을 꾸어보자. 바다를 육지화하는 것이 아니라 바다 자체가 가진 가능성에 주목해 보자. 바다에 '바다식 집'을 짓고 '바다식 뜰'을 가꾼다. '바다식 공원'을 산책하고 '바다식 오솔길'을 따라 나들이를 간다. '바다식 농장'에서 '바다식 채소'를 재배하고 '바다식 목장'에서는 '바다식 가금류'를 기른다. '바다식 자원'과 '바다식 기술'이 결합한 '바다식 산업단지'를 조성한다. 거기서 생산된 상품은 '바다식 고속도로'를 통해 외국에 수출한다. '바다식 짐나지움'을 짓고 '바다식 스포츠'를 즐긴다. 그리고 사람들은 '바다식 공항'을 통해 '바다식 외국'으로 해외여행을 다닐 것이다.

29%를 넘어 71%의 바다까지 삶의 공간이 확대된다면 우리 삶의 질이 현재보다 훨씬 나아지지 않을까? 비현실적 상상이라고 타박할지도 모르겠다. 고도의 연구와 기술이 요구되는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 사람이 꾸는 꿈은 이상으로 남지만 여러 사람의 꿈은 현실이 된다고 했다. 앨빈 토플러 등 많은 석학들은 이구동성으로 21세기가 해양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지금까지의 육지중심 사고방식을 해양중심의 사고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바다를 육지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쓰레기 폐기장으로, 또는 육지 산업을 위해 '착취'할 자원제공자로만 봐서는 안 된다. 바다는 육지와 다른 속성과 생태계를 갖는 또 다른 인류의 삶터로 인식해야 한다.

이런 인식의 변화는 '지속가능한 성장모형', '청색경제(blue economy)'의 개념 속에서 더욱 힘을 얻는다. '해양생태경제', '해양경제', '연안경제' 등의 개념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선진국 정부들과 특히, 중국정부는 누구보다 먼저 이 해양의 경제성에 눈을 돌리고 21세기 벽두부터 육지관련부서에 흩어져 있던 해양관련 업무를 통합하여 관리하는 제도로 나아가고 있다.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먼저, 미국은 2000년 해양정책위원회를 구성한다. 그리고 그에 맞춰 새로운 행정조직체계를 구축하여 20여개의 해양관련부처를 관리한다. 가장 적극적인 중국의 경우, 해양산업을 국가기간산업으로, 미래성장동력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2008년 국가해양국을 신설하여 해양업무를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일본 역시 2007년 '해양기본법'을 제정하고 종합해양정책본부를 신설하였다. EU는 2006년 그린페이퍼(green paper)를 통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해양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포괄적인 정책방향을 제시한다. 이것을 2007년 EU통합해양정책으로 발전시킨다.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우리도 꽤 앞서 간 나라 중 하나였다. 1996년 해양관련부서를 통합, 해양수산부가 신설되면서 해양업무를 총괄적으로 다룰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일부는 농림부로, 일부는 건설교통부로 분산됐다. 여전히 바다를 육지의 부속 공간으로밖에 인식을 못하는 철학의 부재가 이런 시대착오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바다를 바다의 시각으로 볼 수 있는 부서를 갖지 못한 우리의 미래, 바다의 영토의 크기는 얼마만 할까? 안타까울 뿐이다. 한국해양대 국제무역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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