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시론] '선거의 여왕'에게 '선거'를 묻다 /차재권

위기 때마다 등장해 신발 끈을 매는 그녀, 기득권 어떻게 지킬까 재보선 결과가 궁금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10-19 19:47:56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설악산 자락에 단풍이 곱게 내려앉기 시작했다. 그 단풍은 이내 지리산을 지나 한라산 자락까지 한달음에 내달릴 기세다. 백두대간을 따라 그렇게 단풍이 남하하듯 우리 정치도 선거의 단풍으로 물들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의 바람은 이제 막 불기 시작한 북풍을 타고 부산 동구청장 선거에까지 불어 닥칠 것이고, 재보선 이후 이어질 총선과 대선은 그 선거 단풍의 절정을 연출할 것이다.

단풍철이면 늘 삼삼오오 떼 지어 전국의 명산을 찾듯 한국정치의 단풍나무 주변에도 떼 지어 선거꾼들이 꼬여들고 있다.

그들 속에 군계일학으로 빛나는 이가 있으니 그가 바로 미래권력을 점지해 놓았다는 선거의 여왕 박근혜다. 반은 등 떠밀려 나선 것이겠지만 유독 선거철만 되면 천금같이 무겁던 그의 입에서 재갈이 풀린다. 나무늘보처럼 더디기만 했던 예의 그 신중한 행보는 마치 절지동물의 발이 부산스레 움직이듯 빠르기 그지없다. 매일 대중의 눈과 귀를 매료시킬 뉴스거리를 찾아 헤매는 매스컴은 그녀의 입과 걸음에 온통 신경을 집중한다. 어제의 적은 오늘의 동지가 되어 그녀의 지원유세에 목을 매고, 저잣거리의 사람들은 그를 상대할 장수를 상아탑에서 끌어 내지 못해 연신 안달이다. 마치 잠시 멈춰 섰던 활동사진이 다시 돌아가듯 선거철만 되면 정치의 세계는 그를 중심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 대체 선거가 무엇이건대 왜 그에게 그토록 엄청난 양의 엔돌핀이 솟게 하고 또 사람들은 왜 그토록 그를 필요로 하는 것인가? 그와 조우할 기회라도 닿는다면 한 번쯤은 농 삼아서라도 묻고 싶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구현장치로써 인민들의 자유의지를 표출하고 수렴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과거 18세기 서구의 귀족사회가 그랬듯 상층 귀족들 간에 제비뽑기나 순번제로 관직이나 권력을 배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방법을 쓴다 하더라도 대의제의 역사가 보여주듯 여전히 가장 효율적인 대의정치의 방법은 투표선거임엔 틀림없다. 그럼에도 과연 그 방법이 민주주의를 완벽히 구현해주는 방법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여전하다. '사회계약론'의 저자인 루소는 "시민은 의원을 선출하는 선거 시에만 자유로울 뿐 의원이 선출되자마자 노예화된다"고 일갈한 바 있다. 선거를 통해 정치인에게 위임된 권력은 나누거나 양도할 수 없기에 선거는 루소가 말하듯 사기극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대의정치에서의 선거가 지닌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아직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찾지 못했다. 싫든 좋든 울며 겨자 먹기로 투표선거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대의정치의 편의를 위해 투표선거에 의존한다 하더라도 거기에는 한 가지 전제조건이 따른다. 선거과정 뿐만 아니라 선거결과에 따라 배분되는 권력이 효율적인 경쟁 상태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안정적 지지와 권력기반이 확보된 후보자가 인민의 지지와 요구에 제대로 눈길을 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엘리트 간의 경쟁에서의 불확실성과 불확정성이 민주주의의 요체라는 주장은 일견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선거의 여왕과 조우할 기회가 달리 없을 것 같기에 그에게 농 삼아 물었던 질문에 스스로 답해 보고자 한다. 박근혜는 선거철만 되면 엔돌핀이 솟는다. 왜냐하면 그는 오로지 우리 사회의 지배구조와 지배세력의 이익의 향배가 불안해지는 선거철만 다가오면 예의 자기보호본능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거에서 승리하고 나면 - 루소의 표현대로라면 그의 선거구민이 다시 노예가 되었을 때 - 다시 경쟁 없는 독점 권력의 보호 속에 겨울잠을 자야하기 때문이다.

그는 평생을 기득권의 보호 아래 공주의 삶을 살아 왔기에 지나친 정치적 경쟁으로 인해 그를 보호해온 정치적 기득권이 흔들리는 불편한 상황을 참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그 기득권이 조금이라도 흔들릴 조짐이 보일 때면 선거의 여왕으로 우리들 곁으로 돌아오곤 했던 것이다 .

그가 '안철수 신드롬'으로 찾아온 '정치의 위기'에 왜 그토록 발끈하며 신발 끈을 동여매게 되었는지, 또 왜 불원천리를 무릅쓰고 부산 동구청장재선거까지 지원에 나섰는지 조금은 이해될 법도 하다. 그가 '안철수 신드롬'으로부터 지켜내려는 그 '정치'가 무엇인지 사뭇 궁금할 따름이다.

동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2. 2축제 때도 도개 못 한 영도대교…한 달째 원인불명
  3. 346년 감속기 외길…ICT 입힌 액추에이터 개발 성공
  4. 4전재수 부산시장 “목숨 걸고 북항 돔구장 공모 준비”
  5. 5청년도 “국제신문 지키자”…대학가로 지지 확산
  6. 6반려견 비비탄 학대 20대들 징역 8개월(종합)
  7. 7김민석 “신천지 與 입당 증거 없다” 사과(종합)
  8. 8“끝내 알 수 없었던 어머니 마음…그 알 수 없음이 인간이죠”
  9. 9경남도, 2027년 농어촌 기본소득 공모에 산청군만 추천
  10. 10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1. 1김민석 “신천지 與 입당 증거 없다” 사과(종합)
  2. 2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3. 31호기 명단 유출 파일 'MOFA(외교부) 형식, 유출 경위 파악에 주력
  4. 4李 “집값 놀라울 정도로 하락…통계 제대로 알려야”
  5. 5정계 “지역언론 독립·공공성 훼손없게 계속 관심을”
  6. 6친청 “공개사과하라”·김 “자정 노력”…민주 신천지 수습 난항
  7. 7국힘 신임 부산행복연구원장에 오경은 전 구의원
  8. 8與주도로 조작기소 특검법안 법사위 상정…국힘 반발·퇴장
  9. 9시의회 상임위 제한 폐지 논란일자 결국 심사 보류
  10. 10美 중간선거 시작, 우주서도 투표는 계속된다
  1. 146년 감속기 외길…ICT 입힌 액추에이터 개발 성공
  2. 2부산 매출액 돛 달아준 ‘해운 빅3’…6년 만에 전국 기준 100대 기업도(종합)
  3. 3"가덕도신공항 올해 예산집행률 고작 0.03%…정상화 시급"
  4. 4“부산 해양수도·북극항로 육성, 선원 역할 중요”
  5. 5한진칼 주식 더 사는 조원태…호반과 지분경쟁 2R
  6. 62050년 중간저장시설·2060년 영구시설…정부, 방폐물 관리 3차 계획안 여론 수렴
  7. 7[증시와이드] 불확실성 커진 증시…우량주 중심 냉정한 대응을
  8. 8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김장재료 공급 차질 없도록 할 터”
  9. 9‘반도체 소부장’ 원익 공채에 1만2000명 몰려
  10. 10석유류·공업제품값 ‘고공 행진’ 지속…부산 10월 물가상승 4개월만에 최고(종합)
  1. 1축제 때도 도개 못 한 영도대교…한 달째 원인불명
  2. 2전재수 부산시장 “목숨 걸고 북항 돔구장 공모 준비”
  3. 3청년도 “국제신문 지키자”…대학가로 지지 확산
  4. 4반려견 비비탄 학대 20대들 징역 8개월(종합)
  5. 5경남도, 2027년 농어촌 기본소득 공모에 산청군만 추천
  6. 6“북항개발 市-BPA 방향 같아…돔 아레나 규모 등 협의할 것”
  7. 7에코델타에 유치원·초·고교 추가 신설
  8. 8부산 양정동 한 대학 창고서 불…인명피해 없어
  9. 9수능 ‘AI 안경 커닝’ 막는다지만…전문 탐지기 없어 실효성 의문(종합)
  10. 10첫 공소청 수장 후보, 이정현·박철우·예세민 물망(종합)
  1. 1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2. 2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3. 3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4. 4MLB 애틀랜타 김하성, 퀄리파잉 오퍼 못 받아
  5. 5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6. 6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7. 7[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8. 8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9. 9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10. 10동의과학대학교,‘제1회 부산지역 전문대학 유학생 축구대회’ 준우승
우리은행
주민자치 모범현장 가다
‘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코뿔소 없음과 진공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국제칼럼 [전체보기]
국조 대상은 조희대가 아니라 증시 참사다
개·고양이 학대는 이제 그만
기고 [전체보기]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세레나데, 다정한 위로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선출 권력 통제
등골 프로텍터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왜 제대로 비워지지 않는지 살펴야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건강 불평등 해소한다더니…취약지역 외면한 의료버스
AI 악용 부정행위, 수능 공정성 지킬 대책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낯설고도 궁금했던 부산과의 첫 만남
일상으로의 초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십시일반(十匙一飯), 나눔이 만드는 연말의 온도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