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시사프리즘] 사대적인 자치단체 통합론의 대안 /강재호

무조건적인 통합은 사대주의적 발상…지방자치 시·도 위탁, 대안으로 제안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9-04 20:26:50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제 개편 추진위원회가 그간 미뤄오던 시·군 및 자치구의 통합기준을 지난 8월 보수계 언론에 슬쩍 흘리더니 이제는 이를 공표하여 시·군·자치구의 폐합을 위한 바람몰이에 돌입할 작정인 듯하다. 외부에 발주한 용역에서 나왔다는 이 기준에 따르면 인구 15만 이하의 시와 3만3000명 이하의 군과 면적이 62.46㎢에 이르지 않는 시·군은 통합해야 한다. 그리고 인구 27만6000명, 면적 16.2㎢ 이하의 특별시 자치구와 인구 18만8000명, 면적 42.5㎢ 이하의 광역시 자치구도 살아남지 못한다.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얼굴을 맞대는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자치단체를 기초자치단체라고 하는데 우리 시·군·자치구는 대체로 규모가 너무 커서 주민들이 대면은커녕 누가 누군지조차 알 수 없는 익명사회다. 작은 것도 있지만 인구는 22만 명이 넘으며 면적도 438㎢에 이르는 우리 기초자치단체의 평균 규모는 이미 세계적이다. 현재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서른넷 회원국 가운데 인구는 제일 많으며 면적도 영국 다음으로 넓다. 이런데도 우리 정부는 시·군·자치구를 대대적으로 폐합하려고 한다.

인구는 왜 15만, 3만3000, 27만6000, 18만8000명에서 자를까? 면적에서는 시·군은 소수점 두 자리까지 다투면서 자치구는 왜 한 자리인가? 통합기준은 이밖에도 지방행정체제 개편 특별법에 없는 재정력 등의 여러 기준을 나열하고 있는데 이들은 서로 모순하거나 충돌하며 가중치 없이 같은 값어치로 매겨질 수도 없다. 이와 같은 가치판단은 위원회 스스로 치열한 논의를 거쳐 정하고 이를 뒷받침하거나 보충하는 가치중립적인 부분에 관해 필요하면 밖에서 기술적·전문적인 의견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강현욱 위원장은 시·도지사협의회 등이 추천한 위원들과 수십 명의 자문위원을 들러리처럼 삼고 시·군·자치구의 통합을 비롯해 읍·면·동의 주민자치, 도의 지위와 기능 등에 관해 위원회의 영혼마저 자기가 선정해 계약한 곳에서 조달하려고 한다. 이와 같은 용역은 종종 객관성, 전문성, 중립성을 가장하고 위장해 위원들의 다양한 주장을 움츠러들게 하며 나아가 행정의 능률성과 합리성을 앞장세워 정치의 민주성과 통합성을 뭉개는 데 곧잘 이용된다.

현재 인구가 3만3000명이 안 되는 군은 스무 개며 인천광역시 옹진군과 경상북도 울릉군은 1만 명대다. 이들은 유럽이나 미국의 상식으로는 기초자치단체로서 결코 작지 않지만 우리 정부의 통합기준에 따르면 인근 시·군과 통합해야 한다. 그런데 옹진군을 강화군 등과 묶고 울릉군을 포항시에 갖다 붙여 도대체 무엇을 얻겠다는 것일까? 발상을 뒤집어 울릉군을 경상북도에서 분리할 수는 없을까? 1900년 10월 강원도 관하에 울도군을 창설할 때까지 이곳은 어느 도에도 속하지 않는 정부 직할지였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시·도는 행정처리 결과가 여러 시·군·자치구에 미치는 광역적 사무, 시·도 단위로 동일한 기준으로 처리해야 하는 사무, 시·도 단위로 통일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 사무 등을 처리하고 있는데, 동해 한가운데 떨어져 있는 울릉군이 경상북도 내륙의 사무와 왜 광역적으로 동일한 기준에 따라 통일성을 갖추어야 하는가? 규모는 작더라도 울릉군에는 특례로써 교육자치 등을 제외하고 자치단체의 모든 사무를 처리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민주적이며 능률적이지 않을까?

한편 지방자치를 시·도에 위탁하고 이를 되찾을 수 있는 길을 터놓는 것도 생각해볼 일이다. 특히 인구가 적고 면적이 넓은 군은 인근 시·군과 통합하고 싶어도 마땅한 상대가 없거나 억지로는 통합할 수 있겠지만 그 효과를 전혀 기대할 수 없는 곳도 실제로 있다. 그래서 지금처럼 모든 시·군·자치구에 지방자치를 강제할 것이 아니라 이를 시·도에 위탁할 수 있게 하고 위탁한 지역은 시·도가 출장소 등의 형태로 직접 관리하도록 하면 어떨까? 주민들의 자치 부담은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한사코 큰 것을 섬기고 좇는 사대적인 지방행정체제 개편론의 대안으로서 제안한다.

부산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사외 필자의 견해는 본지의 제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동물원(옛 삼정더파크) 정비 착수…안전 등 꼼꼼히 챙겨 2029년 개장
  2. 2가덕 내달초 착공 여부, 이번주가 최대 분수령
  3. 3간부 줄이고 예산 반납 미루고…사하구 힘겨운 적자 경영
  4. 4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5. 5막판까지 조희대·김현지 정국…쇼츠 경쟁 오명도
  6. 6‘YS 영원한 오른팔’ 최형우 전 장관 별세…향년 91세(종합)
  7. 7김해 국제선 지난해 대비 석달 빠른 1000만…외신도 부산 조명(종합)
  8. 85월 3.84대 1 이었는데…부산 청약경쟁률 사상 첫 미달
  9. 9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10. 10태풍 ‘참피’ 위력 실감
  1. 1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2. 2막판까지 조희대·김현지 정국…쇼츠 경쟁 오명도
  3. 3‘YS 영원한 오른팔’ 최형우 전 장관 별세…향년 91세(종합)
  4. 4부산시의회 회의일수 연장 추진…김태효 “충분한 심의 시간 필요”
  5. 52심 무죄 오세훈, 장동혁·한동훈과 보수 재편 주도권 경쟁(종합)
  6. 6與, 국감 이후 ‘조작기소 특검법’ 본격화
  7. 7[속보] 한동훈 “오세훈 무죄 판결에 참 다행스럽다 생각”
  8. 8‘YS 오른팔’ 故최형우 빈소 조문한 김민석 “여야 넘어 성찰”
  9. 9북한군 자주포, 韓 카메라에 찍힐만큼 가까이 배치 …접경지 긴장고조
  10. 10법무장관 후보 검찰출신 박균택·양부남 2인 압축
  1. 1가덕 내달초 착공 여부, 이번주가 최대 분수령
  2. 25월 3.84대 1 이었는데…부산 청약경쟁률 사상 첫 미달
  3. 3“SMR 제작·운영·인재양성 부산허브 구축 속도를”
  4. 4청년 55% “조건 맞으면 지역 중소기업 갈 것”
  5. 5FOMC에 반도체 실적까지…널뛰기 장세에 이벤트 촉각
  6. 6스마트링부터 부산 새 패션 브랜드까지…백화점 신수요 공략
  7. 7해상풍력 육성, 정부·동남권 공조가 ‘키’
  8. 8도로정보 실시간 공유, 운전석 없는 車…교통올림픽 달군 국내기술
  9. 9견과류 한 봉지에 980원
  10. 10김창수 위스키 마리골드 52.2도, 롯데마트 268병 한정 단독 판매
  1. 1부산 동물원(옛 삼정더파크) 정비 착수…안전 등 꼼꼼히 챙겨 2029년 개장
  2. 2간부 줄이고 예산 반납 미루고…사하구 힘겨운 적자 경영
  3. 3김해 국제선 지난해 대비 석달 빠른 1000만…외신도 부산 조명(종합)
  4. 4시내버스·우유팩·유튜브로…양보·배려운전 동참 호소
  5. 5해양·양자 미래산업 닻 올린 부산…청년 인재 끌어당긴다
  6. 6생굴의 계절…통영굴수협 초매식
  7. 7[한 손 뉴스] ‘부캉이 이모티콘’ 나왔다…부산시, 선착순 무료배포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6일
  9. 9부산도시철 현장안전인력 산정 TF 구성 잠정합의(종합)
  10. 10수로입구서 사라졌던 부캉이, 국제여객터미널 인근서 관측(종합)
  1. 1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2. 2불가능을 가능케…亞패러게임 5위
  3. 3‘올림픽 3연패 주역·AG 金6’ 펜싱 구본길 칼 내려놓다
  4. 4은퇴 앞둔 최민정, 시작부터 금빛질주
  5. 5태풍 ‘참피’영향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취소
  6. 6안세영, 시즌 10번째 우승…프랑스오픈 3연패
  7. 7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8. 8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9. 9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10. 10‘성폭행 의혹 제기’ 초교후배…기성용에 1억 배상해야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부산 관광, 마냥 좋기만 할까
원칙이 흔들린 대가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AI가 찾은 보안 구멍
if, 손아섭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산업은행 부산 이전 혼선 키운 정부, 명확히 답하라
공공 건설현장 안전불감증 여전…관리감독 강화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AI 시대, 평가의 진정성을 묻다
‘이불 킥’의 순간에 도움 될 심리학 지식 한 스푼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