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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옴부즈맨 칼럼] 나누고 보듬는 삶 조명해야 /류경희

메세나 실천 기업, 단발성 보도 그쳐…선진 도시 사례 등 대안 제시 기획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8-16 20:39:51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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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석 이상의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라', '사방 백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경주 교동 최부자 댁의 가훈은 나눔과 베풂의 정신으로 일관한다. 부를 이룬 것도 대단하지만 그 부를 구휼사업과 독립운동에 쓰며 사회적 책임을 다했기에 사회로부터 칭송받을 수 있었다.

미국발 경제쇼크, 한진중공업 사태, 저축은행문제 등으로 암울한 기운이 지면을 떠도는 가운데 8월 5일 자의 1면과 주말 판의 커버스토리를 차지한 '토토 하얀 병원의 기적'은 어두움을 한순간에 거둬낸 감동적인 기사였다. 부산의 평범한 시민들이 네팔의 오지, 해발 2880m의 산골마을에 한국에서 가져간 건축자재를 올려 무료자선병원을 지어냈다. 그 주인공인 '세상 가장 낮은 히말라야 원정대' 사람들은 박애와 나눔 정신으로 신들의 땅 히말라야에 오른 진정한 산악인일 것이다. 그들은 절망과 소외의 땅에 희망과 미래를 전하고 우리의 문화를 전한 것이다.

피렌체가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중심지로 예술과 문화의 꽃을 피워 몇 백년간 유럽 상류사회 사람들에게 꿈의 여행지가 되고 지금도 여전히 낭만적인 문화도시로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은 메디치 가문 덕분이다. 일본 베네세 그룹은 구리제련소의 폐업 이후 황폐해진 작은 섬 나오시마를 현대 미술의 메카로 부활시켜 세계 각지의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빈민층 아이들을 위한 음악 프로그램, '엘 시스테마'는 수많은 청소년들이 음악가 변호사 기술자 등 직업을 가진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게 하는 데 기여했다. 엘 시스테마 등에 영향을 받아 2009년에 시작된 우리나라의 '예술더하기', '해비치 써니스쿨' 등의 문화예술프로그램은 음악교육을 통한 사회적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기업들의 메세나는 고금동서를 망라해 인류의 문화유산을 배양하고 가꾸는 중요한 동력이 된다.

국제신문엔 근래 기업들의 사회공헌 관련 기사와 관련해 6월 12일 자 '메세나, 밀양에서 새로운 길을 찾았다'는 훈훈한 기사와 5월 15일 자 '부산기업인들 복지재단 설립 붐', 4월 12일 자 '대기업 문화재단 부산 첫발' 등이 있었다. 부산은행을 비롯한 몇 개 기업은 공연산업 등 문화예술 메세나에 활동 방향을 맞추고 있다. 문화 토양이 메마른 부산의 입장에선 의미가 있고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그야말로 가뭄에 콩 나듯 실리는 메세나 기사가 현실을 잘 보여주듯이, 6월 15일 자 '메세나에 인색한 부산 기업들'은 부산지역 기업 10곳 가운데 6곳은 메세나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실망스러운 조사 결과를 전했다. 문화예술 쪽의 시 재정이 빈약하고 문화도시를 향한 길이 멀기만 한 부산 입장에선 단순히 기업의 자발적 참여만을 기대해선 안 된다. 그런 점에서 국제신문이 메세나에 대해 단순한 사실보도로 그치는 단발성의 기사만을 내는 게 크게 아쉽다. 왜 그런 결과가 나오는지, 메세나를 이끌어 낼 시의 정책과 묘안은 없겠는지, 선진 국가와 도시들의 사례로 대안을 제시해주는 기획을 해보면 좋겠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제 경영에서 중요한 화두이다. 부산기업 뿐만 아니라 부산에 진출해 막대한 이득을 챙기고 있는 대기업들도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또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지역사회에 흔연히 환원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기업 입장에선 이윤의 사회적 환원이라는 기업 윤리 실천과 더불어 회사의 문화적 이미지까지 높이는 고차원의 마케팅 전략이 됨을 간과해선 안 된다. 메세나로 사람을 키우고 거친 도시가 매력 있고 창의적인 도시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을 상상해보라. 경영자로서 큰 성취와 보람이 될 것이다.

개인의 소박한 나눔과 기업의 메세나 활동이 많아져 우리 사회가 성숙하고 높은 문화를 이루면 좋겠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60년 전에 돌아가신 백범 김구 선생의 소원이 내 소원이 되는 절실한 때이다. 세상이 어두운 기운으로 덮여 희망이 잘 보이지 않을수록 국제신문은 나누고 보듬는 삶을 더 조명해 우리에게 다른 해가 떠오를 내일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문화유산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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