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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허 시장의 노래를 듣고 싶다 /김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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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오후 8시 제12회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이 열린 부산 사상구 삼락강변공원. 무대 위에서 열창하던 '에브리 싱글 데이'가 노래를 멈췄다. 그리고 허남식 부산시장이 무대에 올랐다. 개막선언을 하기 위해서였다.

갑자기 무대에 나타난 허 시장을 보고 관객들은 잠시 어리둥절해 하다가 앞쪽에 서 있던 일부가 "노래해"를 외쳤다. 젊은이들의 해방구인 록페스티벌 무대에 선 만큼 평소의 근엄했던 모습 대신 노래를 부르는 소탈한 시장의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 관객들의 마음이었다. 물론 뒤쪽에 앉아 있던 일부 관객들은 공연을 중단시키고 등장한 허 시장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고 주위에 "누구냐?"고 묻는 외국인도 눈에 띄었다.

허 시장에게 "노래해"라는 관객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은 것 같았다. 록페스티벌이 아니라 일반적인 행사에서 하던 톤으로 개막선언을 한 뒤 관객들의 바람을 뒤로 하고 무대에서 내려갔다. 그 뒤 '에브리 싱글 데이'의 공연이 재개됐지만 이전만큼 분위기가 쉽게 달아오르지 않았다.

허 시장은 무대 앞에 마련된 VIP 좌석에서 다른 귀빈들과 10분가량 앉았다가 자리를 떴다. 그리고 양복을 입고 허 시장을 수행하던 공무원들도 일제히 공연장을 빠져 나갔다. 그들은 부산의 문화 정책을 결정하는 간부들이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자. 2003년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열렸던 제4회 록페스티벌 때도 똑같은 상황이 연출됐다. 당시에도 젊은 관객들 중 상당수는 반감을 드러냈다.

8년이 지났다. 요즘은 하루가 다르게 매일 세상이 빠르게 변한다. 그런데도 시의 행정은 8년 전과 변한 게 없다. 이제는 변한 세태에 맞춰 젊은이들이 마음껏 축제를 즐기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어떨까. 굳이 참여하고 싶다면 축제의 성격에 맞게 딱딱한 개막 선언보다는 노래로 젊은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것은 어떨까. 그렇게 한다면 록페스티벌에 참가한 어떤 밴드보다 더 많은 박수를 받을 것이다. 21세기를 살면서 여전히 20세기에 머물러 있는 시의 행정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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