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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야권통합의 시대적 당위성 /차재권

정치세력 간 실질적 통합과 정파를 초월한 국민적 압력 필요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6-20 20:06:17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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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는 민주진보세력과 보수세력 간의 한바탕 진검승부가 예견된다. 그래서인지 벌써부터 여야 모두 선거승리를 위한 사전 포석 작업이 한창이다. 한나라당에서는 전당대회를 앞둔 가운데 친이계와 친박계 간 공천 지분을 둘러싼 샅바싸움이 치열하다. 야당은 야당대로 야권통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야권의 통합 노력은 각 정치세력 간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시적인 선거연합에서부터 이념과 정책의 차이를 초월한 단일정당에 이르기까지 야권통합의 방법은 다양하다. 야권단일정당을 만드는 방법에 있어서도 상층 정치협상을 통한 '위로부터의 통합'과 대중운동을 통해 광범하게 존재하는 시민정치운동을 활성화시켜 새로운 정치주체를 형성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정당 개혁과 통합을 이뤄내고자 하는 '아래로부터의 통합'이 동시에 시도되고 있다.

각 정치세력들이 내거는 통합의 방법이 무엇이든 간에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고 있는 통합의 움직임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영화배우 문성근 씨가 이끄는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이 눈길을 끄는 정도이다. 열 달 남짓 기간에 처음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을 제안했던 65명이 어느덧 14만 명으로 불어났다. 보기에 따라서는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고도 볼 수 있겠고, 목표치 14% 달성의 초라한 성적이라 폄하할 수도 있겠다. 그 평가가 어떠하든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이 전국 방방곡곡에 지핀 '들불'이 활활 타오를 것 같진 않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 보다 높고, 그래서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민주진보세력의 재결집을 요구하는 목소리 또한 높아가고 있음에도 왜 야권통합의 행보는 더디기만 한 것일까? 정치협상의 속성상 기 싸움이 길어졌을 수도 있고 동상이몽의 꿈을 꾸고 있는 야당들 간의 통합을 바라는 것이 애당초 우물에서 숭늉 찾는 일이었을 수도 있다. 문제는 내년의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 민주진보세력에게는 야권통합이 절체절명의 과제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야권통합과 관련된 몇 가지 쟁점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내년 4월에 있을 총선을 감안하면 야권에 남겨진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다는 점이다. 그만큼 야권통합에 가속도가 붙지 않으면 자칫 실기할 가능성이 높고 총선에서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거두기 어렵다. 둘째, 야권의 입장에서 어떤 형태로든 통합 없이는 총선에서든 대선에서든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과의 싸움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정권교체의 대의명분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기득권에만 연연해하는 야당의 모습이 양식 있는 유권자들에게 좋게 보일 리 만무하며, 결국 그들은 선거로부터 등을 돌리게 될 것이다. 한마디로 야권의 분열은 총선과 대선에서의 필패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셋째, 어떤 방법과 수준의 통합을 이루는가 하는 점 또한 중요하다. 지금까지 시도되어 왔던 야권통합의 실험은 대부분 한시적인 선거연합의 형태, 즉 야권단일후보의 형태로 이루어져 왔다. 그 결과 통합의 시너지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 2007년 대선을 비롯한 최근의 몇몇 선거에서 야권연대가 보여준 무기력한 모습은 야권단일후보 형태의 통합이 야권단일정당 형태의 통합과 비교하여 효용성이 현저히 낮음을 입증했다. 따라서 야권통합은 가능한 높은 수준의 정치세력 간 실질적 통합을 지향해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제대로 된 야권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야권의 맏형 격인 민주당의 대승적 자세가 필요하다. 제1야당이 지닌 기득권을 스스로 포기하고 크나큰 포용력으로 군소정당들을 받아들이는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나머지 군소정당들의 소아병적인 태도와 근거 없는 피해의식 또한 지양될 필요가 있다. 비록 야권통합의 대의에 바탕을 둔 정치협상이지만 정치세력 간 현실적인 힘의 불균형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끝으로 야당 간의 통합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아래로부터의 국민적 차원의 압력이 가해질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과 같은 아래로부터의 통합 노력에 대해 정파를 초월한 애정과 관심이 요망된다.

동의대 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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