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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북핵과 남북관계의 선순환 /서주석

남북대화 물꼬, 북한 사과 등 포괄적 접근 필요…전문가 등 힘 모아야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4-24 21:19:30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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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서울에서 열린 두 번의 세미나에 참석했다. 정당, 종교 및 시민사회단체 상설협의체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와 한국국제정치학회가 각각 주최한 모임이었다. 회의도 다르고 참석자도 달랐지만, 모임에서 나온 결론은 같았다.

첫 세미나의 발표자로 나온 여야 정책연구기관의 책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촉구했다. 특히 여당 측 발표자는 이명박 정부가 국내정치적 이유, 북한의 대중국 경제의존 심화에 대한 우려,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의 주도력 회복 등을 이유로 남북관계 전환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그는 북 측의 선제적 조치와 아울러 남 측도 북의 내정에 대한 언행 자제, 북한의 국제사회 접촉 지지, 사회문화 교류 및 인도적 지원에 대한 전향적 태도, 기합의된 경협 사업의 계약 내용 존중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뒤의 세미나에서도 발표자인 한 국책연구기관의 북한연구실장은 그동안 북한에 대한 '인식의 오류'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군사위 부위원장이 집권할 경우 핵무기를 스스로 포기할 힘이 부족하고 승계 과정의 불안정 요인으로 오히려 핵무기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 있으므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집권 시기에 핵문제 해결을 시도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았다.

지난 1월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농축우라늄 프로그램 의제화를 포함한 6자회담의 재개와 남북관계의 개선 필요성에 합의한 뒤 관계 당국자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이번 달 초에는 커트 캠벨 미국무부 동아태차관보와 김계관 북한외무성 부상이 중국 베이징을 같은 시기에 방문했고, 그 뒤 위성락 외교부 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을 방문했다. 위 본부장은 캠벨 차관보를 만나고 나서 "(천안함·연평도) 사과가 6자회담 재개에 직접적으로 연결돼있지는 않다"고 말했고,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대사도 대북 대화에 대해 "1~2개월 내에 좋은 상황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거들었다.

상황은 가파르게 전개되고 있다. 6자회담 재개에 관해 남북수석대표회담, 북미수석대표회담, 6자수석대표회담으로 이어지는 3단계 회담개최 방안을 제시한 우다웨이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내일 방한해서 위 본부장과 회담한다. 같은 날 워싱턴에서는 한미 외교·국방관계 차관보가 참석하는 2+2회담이 열리고,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이끄는 전직 국가수반 모임인 엘더스그룹이 방북해 북한 당국자를 만날 예정이다. 2008년말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이 결렬되고 난 뒤 근 2년 반 만에 관련 당사국 간에 회담 재개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제 남북관계에서도 화답이 있어야 한다. 지난 1월 북한이 천안함, 연평도 문제까지 함께 논의하자고 제의한 남북고위급군사회담은 북한의 사과를 둘러싼 논란으로 예비실무회담 수준에서 좌초된 상태다. 그러나, 앞의 여당 측 연구자도 밝혔듯 지난 정부가 내세웠던 "북핵 문제와 남북관계의 선순환적 접근" 논리는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의 핵문제 해결 주도권은 결국 남북관계에서 나오는 것이며, 이를 상실할 경우 북·미 및 중국 등에 의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남북대화의 물꼬를 풀기 위해서는 북한의 사과와 북핵 문제에 대한 포괄적 접근이 필요하다. 북한의 우선적 조치로만 몰지 말고 관련 회담을 열어 해당 조치에 합의해 나가는 협상의 지혜가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고위급 군사회담과 북핵 6자회담, 경협 및 대북지원 협의,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실무회담 등을 통한 병렬적 대화를 진행하면서 핵심 관심사에 대한 북한의 태도와 연계하여 합의 수준을 높이고 이행해 나가는 방법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새벽이 다가올수록 어둠은 깊어진다. 남북관계가 최악이던 1967~68년에 국군 260명이 교전중 희생됐고 주한미군 33명이 사망했다. 북한이 군사모험주의를 철회하고 우리도 대결 대신 경쟁을 선택하면서 그 직후인 70년대 초반 남북대화가 처음 시작됐다. 지금이라고 못할 것 없다. 전문가와 당국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전 청와대 안보정책수석

※사외 필자의 견해는 본지의 제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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