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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김해을 선거 야권연대가 남긴 것 /유창선

비슷비슷한 정당들…감동·희망·비전 없는 지루한 싸움 접고 통합 고민할 때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4-17 20:58:08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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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선은 야권연대가 새로운 변수다. 강원도지사 선거를 비롯해 분당을, 김해을, 순천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야권 후보단일화가 이루어졌다. 이들 지역에서는 여야 간의 1 대 1 대결구도가 만들어졌고, 야권 단일후보를 상대해야 하는 여당 측은 그만큼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

이번 야권 후보단일화의 과정에서 가장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곳이 김해을이었다. 여러 고비를 넘기면서 야권연대가 성사된 곳이기에 선거 판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여야 정당과 후보들 사이의 유불리를 넘어 이번 김해을 야권연대 과정은 성찰적으로 돌아보아야 할 몇 가지 문제를 남기고 있다.

첫째, 감동을 주는 야권연대가 되지 못했다. 4·27 재·보선에서 야권연대가 타결되는 과정은 무척 길고도 지루했다.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사이에서는 단일화 방식을 둘러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갈등이 계속됐고, 각자의 이익을 다투는 셈법이 대의와 명분을 압도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물론 막판에 민주당 측의 전격적 양보로 협상의 결렬을 막기는 했지만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사이의 불신과 갈등이 깊어짐에 따라 서로 간에 적지않은 상처가 남게 됐다. 그래서 두 당 사이에서는 단일후보를 위한 공동의 선거운동이 어디까지 가능할지에 대한 회의적 시선들이 많다고 한다. 결국 야권 당사자들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낼 감동이 없는 연대가 되었다는 얘기가 되니, 정작 주민들에게 얼마나 감동을 주는 연대로 다가갈 지는 지켜볼 일이다.

둘째, 희망과 비전을 주는 연대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야권 단일후보 자리를 다투던 두 후보가 경쟁을 벌인 것은 '누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었나' 하는 문제였다. 두 후보는 노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조금이라도 더 부각시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봉하마을이 있는 김해을이라는 지역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누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적자인가'를 놓고 다투는듯한 광경은 야권연대의 취지에도 부합되지 않는 것이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노무현 시대의 계승이 아니라 노무현 시대를 넘어서는 것이다. 책임있는 야당이라면 단지 추모 정서에 의존해 표를 얻으려 할 것이 아니라 노무현 시대를 계승할 것은 계승하고 극복할 것은 극복하는 비전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현재 야권 정치세력의 비전이 노무현 시대에 머무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김해을에서의 야권연대 성사는 야당과 그 지지자들에게 가능성을 열어주었을 것이다. 정파적 입장에 따라 야권연대를 보는 시각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그래도 어려운 고비들을 협상을 통해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평가해줄 만하다.

그러나 앞에서 지적했듯이 그것이 남긴 문제점 또한 많다. 그래서 내년 총선과 대선으로 가는 과정에서도 야권연대 논의가 계속될 것을 생각하면 야당들에게 가능한 범위의 소통합이라도 하라는 주문을 하게 된다.

결국 후보단일화를 할 야당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은 선거를 앞둔 유권자들에게는 혼란스러운 일이다. 어느 정당의 누가 후보로 나올지를 알 수 없는 상황은 정치의 불가측성을 높이게 된다. 따라서 노선과 정책을 놓고 볼 때 굳이 따로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어 통합할 수 있는 정당들끼리는 통합하는 것이 옳다.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사이에 불신이 깊은 점은 알지만, 그렇다고 두 당이 따로 존재하며 선거 때마다 가위바위보를 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는 의문이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도 다소의 노선차이는 있다하지만 진보정당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통합하는 것이 답이라 생각된다. 굳이 따로 존재해야 할 정당들이 아니면서도 선거 때마다 복잡하고 지루한 후보단일화 협상의 모습을 반복해서 보이는 것도 국민에 대한 예의는 아니다. 합칠 수 없는 사람들끼리 번번이 후보단일화는 왜 하느냐는 반론이 나올 수도 있다.

김해을에서의 야권연대는 마무리되었지만 그 과정이 남긴 숙제들에 대해서는 야권의 성찰이 필요해 보인다. 이제 김해을 야권연대에 대한 평가는 유권자들의 몫이다.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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