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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 번 /조송현

아덴만 여명작전, G20·원전수주 등 李 대통령 띄우기 이젠 식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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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에서 민주화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을 보름째 가득 메우고 있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30년 독재에 신음하던 이집트 국민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무바라크 30년 통치의 핵심축이 관영언론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무바라크는 이들 언론을 이용해 줄곧 상징조작 정치를 해왔다. 상징조작이란 실체와 다른 환영을 조작하여 대중을 움직이는 정치공학 기술의 하나다. 이집트 관영언론의 백악관 사진 조작은 대표적인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문제의 사진은 지난해 9월 미국 백악관에서 중동평화협상을 마친 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등이 기자회견장으로 걸어가는 장면이다. 이집트 관영신문 '알 아흐람'은 맨 뒤에 있던 무바라크 대통령을 맨 앞에 배치해 마치 오바마 대통령 등을 이끌고 가는 것처럼 보이도록 조작해 보도했다.

상징조작에 관한 한 이집트 언론과 무바라크가 "사돈 남말 하네" 하며 우리에게 쏘아붙여도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얼마 전 '아덴만 여명작전'의 청해부대 특수전 요원들이 구출작전 성공 후 촬영했다는 사진이 도하 신문에 대문짝 만하게 보도된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사진은 아덴만 여명작전과 직접 관련이 없는 훈련 기간 중의 사진임이 밝혀졌다. 구출작전의 성공을 부각시키려는 조바심에 의해 빚어진 웃지 못할 희극이다. '아덴만 여명작전' 성공 신화의 정점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있다. 구출작전 성공 소식을 맨 처음 발표한 사람이 이 대통령이다. 청와대와 군은 이 대통령이 작전을 사실상 지휘했고, 작전 개시를 최종 승인을 했다는 설명을 빼놓지 않았다. 하지만 구출작전 도중 총상을 입은 삼호주얼리호 선장은 사경을 헤매는 중이고, 그의 몸속에서 빼낸 총알 중에는 우리 군의 것도 있음이 확인됐다. '완벽한 작전'이란 수식어가 무색해진 것이다.

이뿐이랴. 아랍에미레이트(UAE) 원전수주도 이 대통령을 탁월한 경제 대통령으로 부각시키는 데 백분 활용됐다. 일부 방송은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단군 이래 최대 수주'를 성사시킨 일등공신이 이 대통령임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UAE로 날아가 교착에 빠진 협상을 극적으로 성사시킨 영웅담을 빼놓지 않았다. 그러나 제2의 중동붐, 원전르네상스를 불러올 것이라던 원전수주에는 우리가 수주금액의 절반가량인 100억 달러를 UAE에 대출해준다는 이면계약이 있었음이 뒤늦게 밝혀졌다. '우리가 빌려준 돈을 공사대금으로 받는 공사 따 놓고 그토록 호들갑이었냐'는 비아냥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상징조작 정치를 이야기할 때 지난해 열린 G20 서울회의를 빼놓을 수 없다. 울산KBS 김용진 기자는 지난해 11월 KBS의 G20 관련 보도가 지나치게 정부정책과 이 대통령을 띄워주는 형태로 제작됐다고 비판하는 글을 '미디어 오늘'에 올렸다. 김 기자는 이 글로 인해 KBS 취업규칙의 '성실과 품위 유지' 조항을 위반했다는, '소가 들어도 웃을' 이유로 정직 4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1970~80년대에나 있었을 법한 기자탄압이 아닐 수 없다. 김인규 KBS 사장은 이 대통령의 특보 출신이다.

김 기자는 '나는 KBS의 영향력이 두렵다'는 글에서 G20 서울회의 개막 전후 G20 특집과 생방송 분량이 TV에서만 무려 3300분으로, 민주국가 가운데 단일 행사의 보도분량으로는 전무후무한 기록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처럼 엄청난 KBS의 G20 관련 보도가 시청자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대한민국이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섰으며, 그 중심에 세계적인 지도자 이명박 대통령 있다'는 영웅신화로 수렴된다"고 정리했다.

영웅신화 만들기, 곧 상징조작은 본질상 국민여론을 호도한다는 점에서 민주국가 국민의 체질에 알러지를 일으키기 십상이다. 상징조작 정치의 말로가 아름답지 못하다는 것은 역사가 증언하고 있다.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 두 번'이라고 했다. 영웅신화 레퍼토리를 또다시 무대에 올리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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