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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선거용 복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조현

선거철이면 나오는 이름만 현란한 복지 공약은 차라리 유해하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1-16 20:33:33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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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겨울은 유난히 춥다. 지난해 말에 시작된 추위는 좀처럼 풀릴 줄을 모른다. 기상학자들은 에너지 과소비에 의해 발생된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딱한 것은 이상기온이 원인 제공자인 선진국과 개도국뿐만 아니라 애꿎은 저개발국가에게도 막대한 피해를 주고 또 우리의 후손에게도 영향을 주리라는 사실이다.

연말연시 추위 속에 찜찜한 기사 두 개를 접하게 됐다. 하나는 지식경제부 총각 직원들이 대기업 처녀 직원들과 우아한 분위기에서 미팅을 했다는 것이다. 자체로는 아무런 흥밋거리도 되지 못하는 속물적 내용에 불과하지만 우아한 분위기 연출에 사용된 만만치 않은 비용이 우리의 세금이라는 사실은 그다지 상쾌하지 못했다. 해당 부서에서는 사전에 계획된 공무원 복지후생비를 사용했으며, 처녀총각이 만나 결혼을 하게 되면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므로 복지후생에 부합하는 매우 건설적인 비용 집행이라 했다.

두 번째 기사는 강남 엄마와 강북 엄마의 양육비를 비교한 것으로 10개월 전 동시에 태어난 아이들에게 사용된 양육비가 거의 10배 차이 난다는 내용이었다. 기사의 속성상 어느 정도의 과장이 있음을 고려하더라도 10개월 된 강남 아기가 종합지능개발 프로그램을 받는 동안 이혼한 싱글 맘의 강북 아기는 약병을 굴리며 놀고 있다는 내용은 씁쓸한 뒷맛을 남기게 했다.

우리는 아무도 그가 타고난 자연적 여건이나 사회적 여건의 우연성에 의해 그의 인생이 유리해지거나 불리해지는 것을 도덕적으로 정당화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연적, 사회적 여건을 몇몇 사람에게만 유리하게 만들고 그로 말미암아 나머지 사람들을 불평등하게 만드는 특수한 우연성을 제거하거나 최소한으로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 누구도 자기가 책임질 수 없는 우연의 여건으로 불행해져서는 안되며 사회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사람에게까지 최소한의 사람다움을 보장할 수 있는 관심과 배려가 있어야 한다.

올해 우리 국민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화려한 메뉴를 받아 보게 될 것이다. 그 메뉴의 표지에는 복지라는 단어가 멋진 글자체로 인쇄되어 있을 것이다. 내년의 선거 결과가 복지라는 메뉴에 달려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영리한 정치인들은 벌써부터 소위 싱크탱크 팀을 만들어 메뉴의 내용을 그려가고 있다. 여러 통계수치가 동원되고 있을 터이며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표를 얻을까 하여 별별 묘안들을 짜내고 있을 것이다. 일부 메뉴는 벌써 나와 있다. 선택적 복지, 보편적 복지, 북구형 복지, 한국형 복지 등등 이름부터 현란하며 헛갈린다. 앞으로도 정치인들은 그렇고 그런 메뉴들을 계속 개발한 후 자극적인 이름을 붙여 우리 눈앞에 살랑살랑 흔들어 댈 것이다.

민주정치의 과정은 본디 국민의 대표들이 여와 야로 나뉘어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면서 주권자인 국민의 이익을 위해 경쟁적으로 봉사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 번 뽑힌 정치인들은 여야 할 것 없이 국민 위에 군림하는 지배계급이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정치적 흥정과 싸움을 하느라 분주하다. 그들은 국민의 이름을 빌려 해프닝을 연출하고 국민들이 생각지도 못한 논리적인 기만과 속임수로 국민들을 희롱한다.

이런 그들이 과연 복지를 말할 수 있는가? 복지라는 것은 빵을 가진 자에게 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다. 엘리트 공무원과 대기업 처녀의 짝짓기 도와주는 것에 복지라는 말을 사용하지 마라. 이런 것은 본인들에게는 신나는 것이겠지만 사회적 괴리를 조장하는 복지의 양극화에 불과할 뿐이다.

선거용으로 개발한 '안되면 말고' 식의 허장성세의 속빈 강정 같은 복지는 필요 없다. 아니, 해악하다. 추운 겨울 불 없는 단칸방에서 아이를 키우겠다고 혼자 버둥거리는 벼랑 끝에 내몰린 엄마들, 출산은 곧 직장에서 쫓겨남을 의미하는 절박한 여성들, 열악한 쪽방에서 병고에 시달리며 삶의 끈을 놓으려는 사람들을 가슴으로 품어본 적이 있었던가.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복지는 모든 사회 구성원의 동질성과 위엄성 회복을 위한, 가슴이 닿는 복지이어야 한다. 이래야만 비로소 우리의 복지제도가 하나의 건강한 제도로서 우리 사회의 버팀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인제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보건과학정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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