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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보이지 않는 선생님의 향기 /박창희

초등생이 뽑은 '자랑스런 스승상'… 위기의 교육계 새 희망 보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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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눈시울이 살포시 떨렸다. 그리고 이내 눈물 두어 방울이 맺혔다. 눈시울을 뜨겁게 한 것은 제자들, 그것도 꼬맹이들이 쓴 글 때문이었다.

' …나는 그저 평범한 아이였다. 외모도, 성적도,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선생님을 만나면서 내게 글 재주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 선생님은 다른 선생님들과 달리 아이들의 장점을 발견하려고 애쓰시고, 잘하는 부분엔 아낌없는 칭찬을 해 주셨다. 어느 날 선생님이 교내 글짓기 대회에 나가볼 것을 권했다. 용기를 냈다. 주변에선 나를 놀려댔다. 부모님조차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선생님의 미소와 칭찬을 떠올리며 글을 썼다. 그 결과 부산학생예능대회 생활문 쓰기에서 당당히 1등인 대상을 차지했다. 교문에 커다란 플래카드가 붙었다. 가장 먼저 선생님이 떠올랐다. 내 마음속 영원한 최고의 선생님…. 앞으로 나는 더 많은 도전을 해 볼 것이다.'

부산 북구 대천리초등학교 6학년 김세은 학생이 쓴 '나의 꿈을 찾아 주신 선생님'이란 글이다. 글감이 된 이는 이 학교 정경환 선생님. 순수함과 재치가 묻어난 아이의 글을 읽자 선생님은 만감이 교차했다. 이토록 보람 있는 순간이 있었던가.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지만,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 거울엔 선생님이 비쳐 있었던 것이다.

'…우리 선생님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느낌이 무척 좋았다. 예쁘고 부드러운 선생님의 모습이 마치 우리 엄마를 꼭 빼닮았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날마다 주제를 정해 일기를 쓰게 하신다. 관찰일기, 요리일기, 독서일기, 계절일기, 실험일기 등등. 그리고 다음날 일기장에 깨알처럼 쓰여 있는 선생님의 댓글을 읽는 것은 나의 큰 기쁨이다. 내가 얼마나 선생님의 댓글을 기다리고 좋아하는지 아실까? 나는 고민이랑 속상한 일, 기쁜 일 그리고 갖고 싶은 것을 모두 일기장에 적는다. 선생님은 내 고민을 진지하게 읽어 주시고, 갖고 싶은 것을 갖게 하는 방법도 알려주신다….'

부산진구 당감초등 4학년 백채윤 어린이는 이 학교 김순화 선생님을 자랑했다. 제목은 '해피 바이러스 우리 선생님'. 글을 읽노라니 교실의 행복 바이러스가 전파돼 오는 듯 마음이 밝아진다.

'쉿! 향기나무의 비밀 이야기'를 쓴 사상구 덕상초등 4학년 윤지영 어린이는 이 학교 조보원 선생님을 '향기샘'이라 부르며, 교실에서 행해지는 '향기다짐'을 소개한다. '향기다짐'은 '향기샘'이 아이들을 위해 만든 다짐으로, 감사 노력 도움 믿음 사랑 배움 성실 예의 자유 칭찬 코믹 토크 포용 행복 등을 일컫는다. 교실에서 전해지는 향기에 코가 벌름거려진다.

이 이야기들은, 지난달 28일 열린 '2010 선생님 자랑대회'(부산시교육청 주최, 부산지역사회교육협의회 주관) 수상자들의 글 일부이다. 이날 선생님 17명이 '자랑스런 스승상'을 받았다. 매스컴이 주목하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뽑아 시상대에 세운 상이기에 세상 어떤 상보다 아름답고 값진 상이었다. 선생님들의 눈시울이 뜨거워질만하다. 남몰래 나눈 사제 간 소통과 공감이 흐뭇하기만 하다.

교육의 위기라 하고, 교권이 땅에 떨어졌다고들 한다. 회초리도 사라지고 있다. 말들이 참으로 가볍다. 선생님의 일을 너무 쉽게 말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비단 상을 받은 선생님뿐만 아니라 이 땅의 많은 선생님들은 오늘도 자기 자리에서 굳건히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것은 희망이다. 선생님들을 희망으로 생각하지 않고, 어디서 희망의 끈을 잡을 수 있겠는가. '가르친다는 것은 다만 희망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한 프랑스 시인 루이 아라공의 시구가 새삼 가슴에 와닿는다.

그래서 교권을, 선생님을 함부로 말하지 말자. 선생님의 일을 입에 담을 때조차도 조심스러워야 한다. 가르치는 이는 더 살펴야 하고, 배우는 이는 진지해져야 하며, 지켜보는 이는 경건해져야 한다. 선생님, 학생, 우리 사회 모두가 경구로 삼을 만한 서산대사의 선시 한 구절이 떠오른다.

'눈길을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이 마침내 뒷사람의 길이 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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