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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신의 존재와 과학 /성대동

신은 그 신을 믿는 사람들에 의해 간접적으로 나타나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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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1-01-03 20:55:02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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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세계적인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한 말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호킹 박사가 "과학은 머지않아 신을 불필요한 것으로 만들 것이다"고 한 것이 도화선이 되었다. 호킹박사의 이러한 설명은 과학자들이 알아낸 자연법칙만으로도 우주의 생성과 비밀을 모두 풀어 낼 수 있는 날이 곧 올 것이라는 예견에 근거하고 있다.

"신은 죽었다"라고 신의 존재를 부정한 철학자 니체는 아이러니컬하게도 과학 자체도 극복의 대상이었기 때문에 호킹 박사의 주장과는 다르다. 니체는 종교와 도덕의 이름으로 과학 문명을 부정하는 것 역시 극복의 대상으로 지적하면서도 과학이 정치와 권력의 도구화될 때 과학도 극복의 대상이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과학자 아인슈타인은 신을 부정하지 않았다. 아인슈타인과 오펜하이머의 논쟁은 유명하다. 오펜하이머와 양자역학의 창시자 어윈슈뢰딩거는 원자의 세계를 논의할 때 확률을 도입하였다. 아인슈타인은 오펜하이머와 양자역학자들이 도입한 확률에 의문을 제시하고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라고 반기를 들었다. 아인슈타인과 오펜하이머의 갈등은 신의 존재 유무를 판단하는 기준과는 거리가 멀다. 단지 자연현상에 대한 과학적 접근 방법의 차이에 대한 싸움이었다.

하지만 신의 존재 유무에 대한 판단은 신에게 직접 물어보면 간단하다. 아무리 훌륭한 철학자, 과학자 혹은 영성운동가들이라 할지라도 신 만이 갖고 있는 절대적 의지나 판단에 근거하여 결론을 내릴 수 없고 오직 이성에 근거하여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신성은 오직 신 만이 갖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신은 그 신을 믿는 사람들에 의해 간접적으로 나타난다. 많은 종교와 종교인들이 신앙의 긍정적인 면을 보여주고 있는 반면, 일부 종교와 그 추종자들은 세상으로부터 배척당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현상은 종교 이전에 사람들이 누구나 마땅히 추구하여야 할 최고의 가치와 이상적인 목표를 잃고, 사회가 몰개성화, 획일화되어가는 과정을 방치하고 자신들도 그 조류에 휩쓸리는 객체로 되기 때문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제도와 법이 가져다주는 편리성과 물질소유욕 그리고 잘못된 자유라는 방종에 몰입되어 개인은 더욱 왜소화되고 소극적이며 이들 거인에 노예화되어가는 대중으로 전락하고 있다. 그리고 개인의 참다운 자유의지보다는 거짓된 대중의 목소리와 집단의 힘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조잡한 조류에 동조하고 영합하는 세력 중에도 일부 종교가 가담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저질화된 종교를 극복하기 위해 '신은 죽었다'고 선언할 수밖에 없는 니체의 입장도 이해할 수 있다.
과학과 종교 사이에 갈등이 표면화된 것은 갈릴레이가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토로했던 시절부터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과학적 사실과 종교적 윤리는 많은 분야에서 첨예한 대립각을 세워왔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은 신의 존재의 유무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갈등이 아니라 존재하는 신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에 대한 인간의 입장에 대한 논쟁이었다. 단지 성경구절의 해석에 대한 차이에서 온 오해일 따름이었다. 일부 과학자들은 과학이 빠른 속도로 신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럴 때마다 종교는 보편적 윤리와 도덕이라는 잣대로 이를 질타하고 있다.

과학과 종교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는 최근의 사례들은 배아줄기세포의 배양과 나노과학의 발전에서도 나타난다. 만일 배아줄기세포로 난치병이 치료되고 나노과학이 생명공학과 융합하여 인간의 수명을 더욱 연장시키고, 스마트폰 출현과 같은 IT혁명이 계속 진행된다면 사람들은 드디어 신의 자리에 도달했다고 교만해 질 것이다. 과학기술이 신의 자리에 앉게 되면 그것도 니체가 말한 것처럼 극복의 대상이다. 단지 신은 그 자체로 존재하고 사유의 결과가 아님을 종교인들이 솔선하여 참된 신앙의 힘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과학이 아니라 신에 닿아 있는 참된 믿음이다. 전 동아대 교수·美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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