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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과학적으로 설명되는 음양의 조화 /권태우

음의 달인 12월에 양의 성탄절 복장

잘 어우러져 새해에도 조화롭게 안정적인 삶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2-27 21:34:53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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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원자는 무엇이며 분자는 무엇이죠?" 라는 갑작스런 질문을 일반인으로부터 받으면 어떻게 이해가 쏘옥 되는 만족스런 답변을 해줄 수 있을까 하여 살짝 당황하는 경우가 있다. 학문적으로는 전자 등의 개념을 사용하여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복분자가 분자이지요' 라는 우스개 답변으로 부드러운 대화를 시작하게 된다. 하기야 세상의 모든 사물들이 분자나 원자로 되어있으니 당연히 복분자도 원자가 모여서 된 분자들의 집합체임에 틀림없다. 다소 동양적인 철학이 가미되어 있는 듯하지만 원자(atom)란 음양의 법칙에 따라 세상 모든 만물을 이루고 변화시키는 가장 작은 입자라고 보면 된다.

원자는 고층빌딩 안에서 방 하나를 임대하여 쓰는 작은 개인사업체 사무실에 비유할 수 있다. 원자사무실을 들어서면 바로 중앙에 핵이라는 바지사장의 집무실이 가운데 있는데 실제로는 양성자(+)와 중성자(0)라는 두 명의 실세 사장이 바지사장의 이름을 앞세워 대외업무를 본다. 그러고 보니 핵, 양성자, 중성자는 모두 한통속이다. 핵 주위에는 금방이라도 날릴 것 같은 가벼운 전자(-)라는 이름의 사원들이 음의 성격을 띠면서 사장님들과 음양의 조화를 이루며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전자사원들은 옆의 다른 원자사무실로 서로 놀러다니며 교류를 이루는데 사장님들끼리도 친숙한 유대관계를 갖게 되면 그때부터 이름이 바뀌어 분자사무실로 사업자 등록이 된다. 분자사무실 전자사원들이 다시 위 아래층 혹은 다른 빌딩으로 음과 양의 유대관계를 가지며 확장시키면 거대분자 혹은 고분자 등의 이름을 가지게 된다.

동양철학에서 이미 2500여 년 전에 역경(易經) 이라는 책에서 세상은 음양(陰陽)의 법칙에 따라 유지된다고 기술하고 있다. 현대과학에서 음(陰)에 해당되는 존재를 실험적으로 증명한 학자는 영국의 존 톰슨이었으며 이를 전자라고 하였다. 이 공로로 그는 1906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게 되며 양(陽)에 해당되는 핵의 존재를 과학실험으로 증명한 학자는 톰슨의 제자인 러더퍼드였으며 그도 1908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였다. 이러한 과학적 실험연구결과에 따라 물질을 이루는 기본 입자인 원자는 양과 음으로 구성되어 있음이 증명되었고 이러한 원자의 개념이 지금의 현대 과학의 근본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음양의 조화를 과학적인 실험으로 증명한 획기적인 연구가 불과 지난 100여 년 전 일이었으니 과학 기술이 거의 전무하던 2500여 년 전에 이미 이를 예견하여 이론을 확립한 동양인들의 지혜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남녀 간의 궁합 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물에서도 음양의 궁합이 잘 맞는다면 세상의 어떤 시련에도 잘 버티어 낼 수 있는 강한 힘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예를 들어 설탕은 분자들끼리의 음양의 궁합이 약해서 낮은 온도에도 못 견디고 금방 녹아 까맣게 분해되어 재가 되어 버리지만 소금(NaCl)은 음양의 조화가 찰떡궁합인지라 섭씨 800도 가까이 뜨거운 상황에서도 녹지도 않고 타지도 않는 매우 안정적인 결합을 이루고 있다. 이 같은 음양의 이론은 각각 겉으로 나타내는 색깔은 다르지만 이들이 잘 결합만 된다면 훨씬 더 안정된 세상을 이루게 된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

한해가 저물어 가는 12월은 음에 해당되는 달이다. 이러한 때 양에 해당되는 붉은색 계통의 크리스마스 의상이나 장신구들은 음양의 법칙에 잘 어우러지는 듯싶다. 또한 떠오르는 태양과 더불어 밝아오는 2011년의 1월의 아침은 양으로 다시 탄생된다. 이럴 때 음에 해당하는 하얀색의 떡국을 끓여 먹는 음양의 세상이치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새해에는 혼자 일 때는 비록 불안정한 원자 상태이지만 서로 사이좋게 전자들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찰떡궁합의 음과 양의 안정된 조화를 이루어 내는 소금분자의 결합과 같이 험난한 환경조건에서도 끄떡도 하지 않는 안정된 화학적 형태를 이루는 한해가 각자 되었으면 한다.

경성대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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