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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부산 경제의 현 주소 /이용호

주택가격·소비 등 회복세 긍정적인데 고용 상황만 제자리…일자리 창출 팔 걷자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2-15 21:29:46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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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당초의 우려와 달리 세계경제는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다. 신흥시장국 경제는 이미 위기 국면에서 벗어나 호조를 지속하고 있으며 선진국 경제도 대체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내년에도 세계경제는 개선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주요 연구기관들은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과거 외환위기 때는 경제규모가 위기발생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기까지 6분기가 소요됐지만 이번 금융위기에는 4분기가 소요됐다. 2009년의 경우 대부분 선진국이 금융위기 여파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0.2%의 성장을 시현했고 올해는 6.1% 성장이 예상된다. 고용사정도 위기 이전 수준까지는 회복되지 못했으나 개선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산경제도 작년 2/4분기부터 소비가 되살아나고 금년 들어서는 제조업 생산도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로 반전되면서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최근의 생산, 소비, 설비투자 지표는 전국과 마찬가지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부산지역 경기의 회복동향을 살펴보면 전국과는 다소 상이한 모습이 관찰된다.

첫째로 제조업 생산의 회복세가 전국에 비해 더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기 직전의 3개월과 최근 3개월간의 제조업생산을 비교해보면 전국은 1.2배로 증가한 반면 부산은 위기 이전과 같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역의 주력산업인 조선업과 금속관련 업종의 부진에 주로 기인하고 있는데 조선경기가 점차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내년에는 전국과의 격차가 축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로 주택가격이 전국은 물론 수도권에 비해서도 훨씬 높은 상승률을 지속하고 있다. 부산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2008년 이전까지는 계속 전국 평균을 밑돌았는데 작년부터 전국을 상회하기 시작해 올해 들어서는 수도권 및 6대 광역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그간의 지역주택경기 침체로 중소형주택의 공급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부산~울산 고속도로, 거가대로 개통 등 교통망 확충과 대형 백화점, 대형 병원 개점 등 생활여건의 개선, 하야리야 부지 시민공원 조성 추진 등 개발호재의 증가로 주택가격 상승기대가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로 소비지표가 전국에 비해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형소매점 판매 증가세가 서울 및 6대 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으며 승용차 신규등록 대수도 서울이 금융위기 전에 비해 1.2배 증가한 데 비해 부산은 1.6배 증가했다. 이러한 소비 확대는 대형백화점 개점에 따른 고급소비 창출, 교통망 개선에 따른 외부소비의 유입 등에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 활성화에 따라 제조업이 전국에 비해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도소매 유통 등 서비스업은 전국 평균보다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부산경제가 전국에 비해 상이한 모습을 보이는 부분은 고용 상황이다. 부산의 실업률은 금융위기 전에 비해 낮아져 일견 고용사정이 개선된 듯 보이지만 취업자 수는 오히려 감소했다. 고용상황의 악화로 구직을 중단하거나 취업 준비 중에 있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계적으로 실업자란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고 있으나 취업을 못하고 있는 사람을 의미하기 때문에 일자리 부족으로 구직을 단념하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이 증가하게 되면 실업률과 취업자 수가 동시에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전국의 경우 취업자 수가 증가한 점을 감안한다면 지역경제의 일자리 창출능력이 충분치 않음을 시사하는 것이라 하겠다.

종합해보면 금융위기 이후 부산경제는 여러가지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고용사정 개선의 지연으로 경기 회복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부터는 경기상승과정에서 고용이 함께 확대될 수 있도록 신성장동력 발굴, 창업 지원 등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야 하겠다. 광역교통망 확충, 소비중심지로서의 기능 확대 등 최근 여건 변화를 감안해 의료, 관광, 유통 등 고용유발효과가 큰 서비스업을 활성화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안의 하나가 될 것이다.

한국은행 부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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