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멧부엉이의 몽상 /박희봉

'뜬구름' 대북정책, 근본변화 있어야

위기 부추기기보다 정부 냉정 찾을 때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애초부터 그랬다. 이명박 정부는 대화나 소통에는 관심이 없었다. 위키리크스, 이 사이트가 내놓은 미국 정부의 외교문서는 이를 가감없이 보여 준다. '임기 말까지 남북관계를 동결시킬 각오가 돼 있다.' 이게 청와대 소식통이 전한 이명박 대통령의 생각이다. 동결이라…. 아예 북한 문제는 거들떠보지도 않겠다는 말이다. 보좌진들은 한술 더 뜬다. '대치상태가 벼랑끝이더라도 북한을 몰아붙이고 약화시킬 수 있는 진정한 기회'라는 것이다.

이것이 핵심이다. 북한의 붕괴와 흡수통합, 참으로 단순한 계산법이다. 하기야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레이건 대통령의 군비 증강책은 소련의 재정을 고갈시켜 결국 연방의 붕괴로 이어졌다. 허나, 소련과 북한을 동일선상에 놓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위키리크스를 통해 발가벗겨진 현 정부 외교·안보라인의 속내는 한 마디로 부엉이셈에 다름 아니다. 그것도 잠에서 갓 깨어난 '멧부엉이의 몽상' 수준이다. 이들의 발언을 한번 뜯어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15년을 넘기지 못할 것이다. 김정일 사후 2~3년 안에 북한이 붕괴될 것이다.' 머릿속으로야 만리장성인들 못 세울까.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몽상이 엄정해야 할 외교무대에서 사실인양 거론되는 건 황당하다. 에두르고 은유적으로 표현해도 동티가 난다. 하물며 허황된 가정하에 있지도 않은 상황을 단정해 말하는 건 자질이 결여된 탓이다.

중국과 관련된 발언들은 더욱 황당하다. '중국은 북한이 완충국가로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젊은 리더들은 북한을 신뢰하지 않는다. 북한 붕괴 때 미군이 진입해도 중국은 개입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외교·안보 책임자의 입에서 나왔다. 순전히 '희망 사항'을 '팩트'처럼 늘어놓았으니 가당찮다. 중국의 일방적 북한 편들기는 이들의 희망이 '한낮의 잠꼬대'라는 걸 증명한다. '확전을 자제하라'는 안보회의나 보온물통을 포탄이라는 여당 대표, 희고 검은 것도 못 가리는 외교·안보라인은 참으로 많이도 닮았다.

이번 파문의 주연인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 현인택 통일부장관. 이들은 대북 관계를 총괄하는 이명박 정부의 핵심 브레인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비핵, 개방, 3000'이란 구상을 초안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개방 경제체제를 유도해 10년 내 국민소득 3000달러를 올리도록 돕겠다…. 이 또한 발상 자체가 순진무구하다. 6자회담도 '핵 불능화', 즉 핵 시설의 용도폐기에 그치고 정작 핵무기엔 근처도 못 갔다. 그런 판에 '핵을 포기하면'이란 전제가 가능하겠는가.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은 기다림의 전략, 곧 수수방관이다. 남북관계의 전면 단절을 선언해도 답은 기다림이다. 다만 '인내'라는 단어만 추가됐을 뿐이다. 소위 '전략적 인내'라는 것. '진정성'이란 단어도 곧잘 쓰지만 신냉전에 다름 아니다. 위키리크스 파문은 이를 잘 보여준다.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은 남북 간에 합의된 약속이다. 이유야 어쨌든 이행할 의무가 있다. 이를 깡그리 무시한 채 관계가 부드럽긴 힘들다. 오늘날 남북의 긴장은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말할 것도 없이 북한의 도발은 망동이다. 연일 계속되는 협박은 혐오증, 울화증을 유발한다.
그렇긴 하되 어차피 남북관계는 상호작용이다. 그렇다면 한 번쯤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안보에는 타협이 없다. 허나, 외교는 다르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누르고 웃으면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온전하다. 지금까지 이명박 정부는 거꾸로 갔다. 외교는 초강경이면서 군사는 유약했다. 감당 못할 강경책은 하책 중 하책이다. 연평도 사건은 이런 어설픔이 빚은 비극이다.

정부는 남북관계를 다시 바라봐야 한다. 이미 상대에게 '패'를 다 보여준 상태에서 이를 고집하는 건 어리석다. 실패를 거듭한 외교·안보라인도 대대적인 손질이 있어야 마땅하다. 연평도를 요새화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연일 북한의 추가도발을 경고하며 불안감을 고취시키는 것도 마땅치 않다. 모두가 '위기'를 말할 때 돌파구를 찾는 게 정부가 할 일이다. '무정(無情)이 대정(大情)'이라고 했다. 지금 정부에 필요한 건 냉정이다.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부산교통공사
우리은행

 많이 본 뉴스RSS

  1. 1개학연기 투쟁 부메랑…한유총 결국 강제 해산
  2. 2“정부 바우처 기금 기장 복지법인에 매달 상납” 제보
  3. 3경남FC, 가시마전 아시아 챔스 첫 승 신고할까
  4. 4“단원 지지만큼 좋은 결과 확신…작품 외 다른 데 신경쓰지 않겠다”
  5. 5조성진&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6. 6한국선급, 수소연료전지 선박 기술개발 본격화
  7. 7나이 많아도, 잇몸 약해도…‘이중관틀니’면 씹는 즐거움 만끽
  8. 8검찰 김기현 측근 불기소 처분에 울산경찰청 간부가 ‘작심 비판’
  9. 9르노삼성 사장 광폭행보, 노조 동력약화…분규 변수되나
  10. 10‘부벤져스’는 강했다…부산시설공단 여자 핸드볼 정복
  1. 14당 "오늘 합의" 한국 "의회쿠데타"…'패스트트랙' 정국 초긴장
  2. 2DJ장남 김홍일 별세… 어머니 이희호 여사는 아직 몰라
  3. 3김홍일 전 의원 친어머니는 차용애 여사…32세로 별세
  4. 4김홍일 전 의원 5·18 국립묘지 안장…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으로 징역 3년
  5. 5부산 중구 영주2동 청년회 불우이웃돕기 성금 조성을 위한 일일호프 개최
  6. 6영주2동 주민센터‘민관협력 통합사례회의’개최
  7. 7부산 중구“2019년 청렴문화 체험교육 실시”
  8. 8부산 중구 중앙동 주민자치위원회 워크숍 개최
  9. 9부산 중구체육회장배 생활체육대회 개최
  10. 10부산 중구 동광동 바르게살기운동위원회 워크숍 개최
  1. 1르노삼성 사장 광폭행보, 노조 동력약화…분규 변수되나
  2. 2한국선급, 수소연료전지 선박 기술개발 본격화
  3. 3“6년 후엔 LNG 추진선이 대세, 신규 발주량 60% 한국이 차지”
  4. 4ETF(상장지수펀드), 주식 하락장에도 투자금 방어 잘했다
  5. 5 해외 주식 투자 두려움 떨쳐야
  6. 6금융·증시 동향
  7. 7주가지수- 2019년 4월 22일
  8. 8짐 로저스 “부산, 북한개발은행 유치 땐 유럽까지 파급력”
  9. 9채권단, 아시아나에 이번주 자금 지원
  10. 10갤S10에 핑크색 입혔네…삼성, 26일 신제품 선봬
  1. 1이외수 부부, 졸혼 형식으로 결별…과거 ‘혼외자·외도 사건’도
  2. 2결혼 반대 이유로 아버지 살해한 20대 여성 영장
  3. 3부산 강서구 명지동 도로 침하…경찰 “도로 통제 중”
  4. 4경북 울진 바다 3.8 규모 지진… 이른 아침부터 지진
  5. 5정몽일 현대엠파트너스 대표 장남 대마 혐의 체포… 딸도 대마로 2012년 벌금
  6. 6전설의 심해어 투라치부터 산갈치까지… 울진 동해 지진과 연관성 눈길
  7. 7강서구 명지동 아파트 공사장 인근 내려앉고 침수… ‘아파트 공사’ 원인 지목
  8. 8부산연제JC, 다문화가정 40여 명과 ‘꿈을 위한 동행’ 행사
  9. 9세상구경하는 어린 왜가리
  10. 10한유총, 설립허가 취소 ‘잔여재산 국고 귀속’
  1. 1토트넘 손흥민, 맨시티전 침묵 ‘프리미어리그 순위’ 한 계단 하락
  2. 2 토트넘·아스날 ‘미끌’ 첼시, 번리 잡고 3위 탈환 노린다
  3. 3일본 무대 데뷔한 유현주 눈길… “이보미 바통 이을까”
  4. 4치어리더 안지현 과거 통장 공개… 연봉 얼마길래
  5. 5리버풀 EPL 우승, 맨유에 달렸다
  6. 6최경주, 아깝다, 8년 만에 우승 기회…13개월 만에 톱10
  7. 7ACL 조별리그 4차전, 한일 클럽 대항전
  8. 8‘부벤져스’는 강했다…부산시설공단 여자 핸드볼 정복
  9. 9경남FC, 가시마전 아시아 챔스 첫 승 신고할까
  10. 10PSG '노트르담' 새겨진 유니폼 입고 리그 2연속 우승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오거돈 부산시장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새해 개천에서 용이 나려면
1919년 그리고 100년, ‘잡화엄식(雜華嚴飾)’을 꿈꾼다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두 强기업의 즐거운 도시 실험
삼일정신을 다시 바라보다
기고 [전체보기]
4차 산업혁명 그리고 센텀 2지구 /이갑준
21세기 과학기술과 부산의 미래 /박태주
기자수첩 [전체보기]
아직 피는 완전히 씻기지 않았다 /신심범
역사 외면한 부산시의 무리수 /황윤정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누구를 위하여 ‘경제의 종’은 울리나
정치의 봄은 언제 올 것인가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기꺼이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삶의 존엄, 죽음의 존엄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느린 호흡의 의미
말모이와 국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청와대는 ‘내로남불’ 민심 귀 기울여야 /김태경
부산 해법, 치열하게 논쟁해야 /박태우
도청도설 [전체보기]
군국의 망령
동북아 스텔스 전쟁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윤동주 시인을 생각하며
자기 표현의 기술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전병과 갈레트
섬진강의 봄맛 다슬기
사설 [전체보기]
본인 동의 필요한 조현병 입원, 개선 방안 없나
BIFF 북구 개최, 옳고 그름 떠나 신중히 논의돼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행복, 복지국가, 그리고 비례대표제
노동자 건강과 생명보다 중한 건 없다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고난의 역사 견뎌낸 명화
황제의 이중 초상
이홍 칼럼 [전체보기]
기업인이 알아야 할, 여성들의 정보탐색법
먹방,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암운 드리운 도보다리 회담 1주년
과연 민심이 무섭긴 한 걸까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라일락의 계절 4월
연둣빛 봄날에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과 음식의 조화
봄에 마시는 와인, 로제와인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태극기 흔들며 기뻐 춤을 추다
아름다운 기증 ‘불이선란’
  • 2019 다이아모든브리지 걷기축제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19부산하프마라톤대회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