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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기사 한자병기(倂記) 기준 정하자 /안병화

신문만큼 자주 한자 접하는 곳 있나

어려운 인명과 지명, 한자 표기 검토를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1-16 20:26:28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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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과 같은 신문 표제나 기사가 있다고 하자.

1.올해의 사자성어에 旁岐曲逕, 康衢煙月 2.바다 건너와 정착 화교<華僑> 부산과 동고동락 130년 3.백수(벼 이삭이 하얀 쭉정이가 되는 현상) 피해를 본 벼를 씹어보고 있다.

신문의 표제나 기사에 한자가 사라진 것은 아마도 가로쓰기가 시행된 1990년대 중반이 아닌가 한다. 한글 세대가 독자층의 중추로 자리잡은 것과 때를 같이 한다. 한글만 사용하니 기사를 빨리 읽고 내용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된 것은 물론이다.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소리를 나타내지 못하는 글자가 거의 없을 정도로 우수하지만 낱말만 가지고 뜻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앞뒤 문맥을 읽어야 뜻을 알 수 있는 것이 많고 어떨 때는 다 읽어도 알 수 없는 경우까지 나온다. 그래서 한글 전용을 하더라도 부득이하게 기사에서 한자를 함께 써야 할 때가 생긴다.

제목이나 기사에 꼭 필요할 경우 한자를 사용하게 되면 신문을 읽는 청소년들의 관심을 높일 수 있다. 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초등학교부터 한자교육이 필요하다는 항목에 학부모 89.1%, 교사 77.3%가 찬성했다는 보고도 있을 만큼 학부모들이 한자교육의 필요성을 느껴 자녀에게 사교육으로 따로 시키고 있다. 한국어문회나 한자진흥회 등 단체에서 시행하는 급수시험이 10개 이상이고, 한 해 응시자가 150만 명이 넘는다고 하니 가히 열풍이다. 우리나라에선 교육용 한자 1800자를 정해 놓고도 막상 학교에서는 교육에 소홀하지만 일본은 올해 191자가 늘어난 상용한자 2136자를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외래어를 배격하는 북한에서도 한자는 3000자까지 가르친다. 이런 현실이라 신문에서 한자를 자주 접하게 하는 것이 더욱 필요해진다.
신문에서 한자를 쓸 때는 대체로 위의 보기와 같이 3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는 1번 예에서 보듯 한자를 꼭 표기해야 할 경우이다. 두 번째는 2번 예시와 같이 언뜻 혼동을 주는 단어에 <>로 한자를 덧붙이거나 ()로 병기해 준다. 또 세 번째로 생소하거나 여러 가지 뜻이 있는 낱말을 한자는 없이 괄호 안에 설명을 해주는 방법이다. 문제는 한자를 표기에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다른 매체도 뚜렷한 기준 하에 표기하는 것 같지 않으나 일찍부터 알찬 한자 란을 게재해 온 국제신문에서 원칙을 정해 시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먼저 올해의 사자성어를 소개하는 기사 등에는 한자가 꼭 필요한 경우이므로 旁岐曲逕(방기곡경), 康衢煙月(강구연월)과 같이 같은 급수로 병기하거나 제한을 받는다면 <>안에 작은 제목으로 나타낸다. 혼동을 가져오는 용어에는 기사 안에서도 ()안에 표기한다. 위 예문의 백수가 한글로 쓰일 때는 여러가지 뜻이 있으므로 한자로 쓰고 설명까지 해 주면 더욱 친절한 기사가 된다. 역사나 문화재 등의 학술기사에는 덜 알려진 용어에 병기를 원칙으로 하는 것이다. 한 예로 이전 국새 사건을 보도할 때 인뉴(머리), 인면(하부)으로만 나왔는데 印鈕, 印面을 괄호 안에 넣는 식이다. 이런 면에서 시리즈 '한일 새로운 100년과 부산'이나 '동해 大트레일' 기사는 적절히 한자를 섞어 이해를 높인 좋은 본보기였다.

한자권 국가들의 인명, 지명 등 고유명사에는 처음 등장할 때 한자를 빠뜨리지 말자. 이것은 대체적으로 지켜지고 있는 편이지만 지난 6월 일본 총리 간 나오토가 선출됐을 때 첫날은 그대로 나가다 며칠 뒤 괄호 안에 菅直人이라 써 혼란을 주었던 반면 영토분쟁이 난 댜오위다오(釣魚島)는 매번 표기해 들쭉날쭉이었다. 우리생활에 자주 쓰이는 사자성어는 모두 한자를 함께 써줄 필요가 있는데 잘 알려진 것이라도 뜻밖에 잘못 쓰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一絲不亂을 일사분란, 三水甲山을 산수갑산, 自由奔放을 자유분망, 孑孑單身을 홀홀단신, 風飛雹散을 풍지박산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칼럼이나 사설에는 한 편에 2, 3 단어씩 꼭 병기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이미 시행하는 신문도 있지만 사설을 공부하는 학생들도 많은 만큼 유사한 단어는 한자와 함께 써서 식별력을 높이는데 도움을 줬으면 한다. 언론인


※사외 필자의 견해는 본지의 제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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