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진보와 보수, 삭은 이념의 이엉부터 갈아라 /강동수

최근 양 진영의 내부논쟁 만시지탄

이념 재구성 거쳐 대북인식 재정비를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세상 돌아가는 일에 따따부따 참견하는 일로 먹고 사는 터라 이런저런 시사·정치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보는 것도 일과 중의 하나다. 기자가 들어가는 사이트는 세칭 극우로 분류되는 인사에서부터 급진 좌파로 불리는 단체의 것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그들의 글을 읽다 보면 세상사에 대한 평가와 인식이 이렇게도 다를 수가 있나 하고 새삼스러운 놀라움에 사로잡힌다.

그 중에도 가장 큰 편차를 보이는 건 뭐니뭐니 해도 대북문제일 터다. 북한 김정일 체제를 당장 지상에서 절멸시켜야 할 대상으로 규정해 호전적인 통일론을 펴는 사람이 있다. 혹은 북한에 대한 끊임없는 지원을 통해 장기적으로 연방제 통일을 추진해야 한다는 글을 볼 때도 있다. 그들은 '종북주의자', '수구 꼴통' 따위 살벌한 용어로 상대를 타매해 마지 않는다. 도무지 중도가 끼어들 틈이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최근 재미있는, 혹은 희망적인 현상이 발견된다. 진보 내부에서, 혹은 보수끼리 논쟁이 벌어지는 게 그것이다. 그 중 하나가 진보적 논조의 한 신문이 '김정은 3대세습'에 대한 민노당의 모호한 태도를 비판한 대목이다. 그 신문은 "민노당은 3대 세습을 인정하겠다는 것인가"하고 호되게 나무랐다. 북한의 3대세습은 민주주의는 물론 사회주의와도 아무런 관련 없는 퇴행적인 현상이며 평화 통일에 바람직하지 않은데도 민노당이 침묵하는 건 올바른 진보적 가치가 아니란 게 그 신문의 주장이었다.

민노당이 발끈했다. 이정희 당대표는 "말하지 않는 것이 나와 민주노동당의 선택"이라며 "이것 때문에 비난받아야 한다면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3대 세습에 대한 비판을 강요하는 건) 국가보안법의 법정 내 논리가 변형되어 진보언론 안에도 스며들어 온 것"이라고도 반박했다. 그러자 진중권, 홍세화, 손호철 씨 같은 진보 논객들이 민노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반면 강정구 씨 등은 민노당을 옹호했다.

찬반논리가 이미 다양하게 제기된 터이므로 여기서 장황하게 덧붙일 것까진 없겠다. 다만 이런 논쟁은 진작 있었어야 했으며 앞으로 더 치열한 논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김정일 정권의 막가파식 통치는 남북 교류의 확대를 통한 평화통일을 주장해온 진보진영을 곤혹스럽게 만든 게 사실이다. 북한 정권을 매섭게 비판하자니 한반도의 긴장 고조가 걱정되고, 그렇다고 무턱대고 편들 수만도 없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북한 정권의 성격과 북한 민주화에 대한 기본 원칙은 진보진영 내부에서도 정리를 할 때가 아닐까. "오냐 오냐"만 할 게 아니라 3대세습 따위 세계사의 희·비극은 따끔하게 비판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거다.

비슷한 현상은 보수 진영에서도 발견된다. 최근 뉴라이트 핵심 논객의 한 사람인 안병직 시대정신 대표가 시대 변화에 맞춰 반공주의를 버려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은 게 발단이었다. 왕년의 반공주의가 한국 자유민주주의를 억압하는 기제로 악용된 측면이 있고 세계사적 조류로 봐도 시효가 끝났는데도 낡은 반공주의에 집착해서야 되겠느냐는 거다. 그러자 또 다른 보수논객 조갑제 씨가 "반공은 헌법적 명령이며 반공 없이는 대한민국 체제가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란 취지로 반박해 논쟁을 촉발시켰다.

매카시즘적 반공주의가 보수의 아킬레스 건이었고 보면 이런 논쟁은 진작 나와야 했다. '수구'란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이 문제에 대한 노선 정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보수 내부의 논쟁은 최근 세상을 뜬 황장엽 씨에게 훈장을 주고 현충원에 안장한 게 과연 온당한 일이냐는 논쟁으로 옮아가 있다. 이 역시 보수로선 따져볼 만한 이슈다.

시대가 바뀌었다. 한반도를 둘러싼 세계 정세도 바뀌었다. 그렇다면 진보건, 보수건 자기 노선에 대한 비판적 재검토와 이념 재구성에 나서야 할 때 아닌가. 삭은 이엉부터 갈라는 이야기다. 진영 논리에만 매몰될 게 아니라 치열한 내부 토론을 벌여야 할 때라는 거다. 북한에 대해서도 할 말은 하는 진보, 매카시즘적 반공주의가 자유민주주의의 적이라는 것은 인정하는 보수…. 대북 문제에 대한 보수와 진보의 입장 통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적어도 상대가 던지는 비판은 귀담아 듣고 진로를 고민해야 한다. 이건 결코 양비론이 아니다. 그래야 역사가 발전한다.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손흥민 “팀 동료 그리웠다…3주 군사훈련 특별한 경험”
  2. 2KBO, 8월부터 2군에 로봇심판 도입
  3. 3독일축구협회, 인종차별 반대 세리머니 지지
  4. 4하위 타선도 안 도와주네…식어버린 롯데 방망이
  5. 5‘황희찬 83분’ 잘츠부르크, 리그 재개 첫 경기서 빈 2-0 승
  6. 6동아대 MBA 총동문회 신임 강호철 회장
  7. 7강생일 한국자유총연맹 연제구지회장, 부산 연제구에 초음파 분무형 살균·소독기 2대 기증
  8. 8위험에 빠진 사람들, 누굴 먼저 구할지 선택은…
  9. 9‘기본소득’ 논쟁 격화에 한 발 뺀 김종인
  10. 10[아침숲길] 꽃의 여왕 /양민주
  1. 1北 김여정, 남북군사합의 파기 언급 “대북전단 조치 안하면 파기 각오해야”
  2. 2통일부 “대북전단 살포 접경지역 국민생명 위험 초래…중단돼야”
  3. 3‘기본소득’ 논쟁 격화에 한 발 뺀 김종인
  4. 4지역경제 악화 시 정부 선제적 지원 등 ‘활성화 특별법’ 국회 발의
  5. 5김여정 “대북전단 방치땐 군사합의 파기” 정부 “백해무익 행위…방지책 마련 검토”
  6. 6동구, 부산YMCA 시민회와 북항막개발 간담회 개최外
  7. 7위기산업 선제적 정부지원 규정
  8. 8여당 “하늘 두쪽 나도 5일 개원” 야당 “독재 선전 포고하나”
  9. 9수행비서 없애고 셀프 커피…초선들 ‘탈권위’ 앞장
  10. 10이진복·유재중 먼저 시동 건 통합당 부산시장 후보 경쟁
  1. 1연금복권 720 제5회
  2. 2주가지수- 2020년 6월 4일
  3. 3금융·증시 동향
  4. 45년 뒤 도심 하늘에 ‘드론 택시’ 띄운다
  5. 5'이재용 사과' 후속조치..삼성계열사 이사회 아래에 노사자문위 설치
  6. 6부산 감천항 서쪽 해역 오염퇴적물 정화사업 본격화
  7. 7LS 구자홍 등 총수일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
  8. 8전국 양돈농가 방역태세 미비
  9. 9현대차 싼타페 11만1609대 시정조치(리콜)
  10. 10우리 나라 교량·터널 연장 5744㎞…10년 만에 60% 늘었다
  1. 1부산지검 현직 부장검사 강제추행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
  2. 2윤산터널내 3중 추돌 사고
  3. 3여행용 가방에 7시간 넘게 갇혔던 9살 초등생 끝내 숨져
  4. 4국민 절반 “2차 재난지원금 지급 찬성”
  5. 5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 39명…수도권에 36명
  6. 6검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
  7. 7주촌면 의료폐기처리시설 사실상 논란 매듭
  8. 8오거돈 성추행 피해자 “사과 받은 적 없다…합의 시도할 시 가만있지 않을 것”
  9. 9북한 황해북도 송림 동북동쪽서 규모 2.5 지진 발생
  10. 10부산지역 여성단체 “오거돈 당장 구속하고 처벌하라” 규탄 목소리
  1. 1독일축구협회, 인종차별 반대 세리머니 지지
  2. 2손흥민 “팀 동료 그리웠다…3주 군사훈련 특별한 경험”
  3. 3‘황희찬 83분’ 잘츠부르크, 리그 재개 첫 경기서 빈 2-0 승
  4. 4KBO, 8월부터 2군에 로봇심판 도입
  5. 5하위 타선도 안 도와주네…식어버린 롯데 방망이
  6. 6ESPN “NC 구창모 주목…5월 활약 미국서도 드문 기록”
  7. 7MLB 구단-노조 연봉 갈등 점입가경
  8. 8메시, 바르셀로나서 1년 더 뛴다
  9. 9세계 1위 고진영, 국내파 독무대 KLPGA 우승컵 들까
  10. 10NBA, 8월 1일 시즌 재개 추진
우리은행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김두관·서병수 진심 인터뷰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울산 경남 당선인 역점 법안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포구예찬
진정으로 변해가는 모두의 시간 되길
기고 [전체보기]
국산 애니메이션 방송총량제 유지하라 /김치용
폭염과의 현명한 동행 /김종석
기자수첩 [전체보기]
부산 고대사는 가야사? 신라사? /권용휘
더이상 ‘오거돈’ 궁금하지 않다 /이승륜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초선 의원들은 잘할 수 있을까
히포크라테스의 거울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방탄소년단 슈가와 대취타
공연예술 패러다임 바뀐다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칼 끝 무뎌진 공정위 /이석주
장관 출신에게 관심을 /정옥재
도청도설 [전체보기]
2차 재난지원금
민주집중제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빈자일등(貧者一燈)
우리는 서로의 환경이다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김치의 딜레마
광주의 상추튀김과 쌈
사설 [전체보기]
낙동강수계법 개정안 21대 국회선 반드시 처리하라
생활 속 거리두기 한 달…산발적 집단 감염 안심 못한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이유
재난기본소득, 정명(正名) 아니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19와 한국의 중견국 외교
허황된 중국경사론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뒷모습을 그린 화가
권력자 마음을 꿰뚫어 본 초상
이홍 칼럼 [전체보기]
경제 후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코로나가 한국에 준 새로운 기회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또 밥만 먹는 협치?
K방역의 힘 보여주는 건 이제부터다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장미꽃과 하프와 5월
문득 찾아온 토마소 알비노니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체인저
와인의 숙성, 사회의 성숙
특별기고 [전체보기]
‘도시국가’시대 市長의 역할 /정해문
‘코로나 19’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곽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홍현주의 ‘소림모옥도’
무명 천재 화가의 화조 민화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