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동보서적에 대한 지역사회의 이중성 /김찬석

폐업의 아쉬움 이야기하지만, 되살리기 위한 실질적 대책 없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달 30일 오후 서면 동보서적을 찾았다. 동보서적의 마지막 영업일이었다. 서점은 다소 한산했다. 폐업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한 번쯤 들르는 바람에 북적이지 않을까 하는 예상은 빗나갔다. 폐업 안내문도 없었고, 책을 보는 손님들도, 오고 가는 직원들도 너무나 평온한 표정이어서 내일부터 이곳이 문을 닫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책 몇 권을 사서 사무실로 돌아와 인터넷으로 동보서적 홈페이지에 들어가서야 비로소 폐업을 실감할 수 있었다. 홈페이지에는 '그동안 고객님들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는 제목의 폐업 안내문만 있을 뿐 아무것도 없었다. 전전날 방문했을 때만 해도 초기화면에서 '책을 읽는 것은 세상을 읽는 것입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볼 수 있었고, 도서검색도 가능했다. 그런데 이제는 옛 미화당, 옛 태화쇼핑처럼 옛 동보서적이 되어버린 것이다.

동보서적은 대선주조와 함께 최근 관심의 대상이 된 부산의 향토기업이다. 그런데 지역사회의 관심도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대선주조 매각과 관련해서는 지역상공계가 인수 작업에 참여하고 있고, 이례적으로 부산시까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부산지역 175개 시민단체로 구성됐다는 '대선주조 향토기업 되살리기 시민행동'은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앞에서 롯데가 대선주조 인수전에 뛰어들면 롯데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부산시는 '향토기업의 정통성을 이어갈 수 있는 부산지역 기업이 인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반면 동보서적은 지난달 25일 본지의 첫 보도 이후 각 언론의 후속보도가 잇따랐지만 지역사회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민노당 부산시당이 27일 '안타까운 동보서적의 폐업 소식'이라는 제목으로 내놓은 논평은 폐업의 아쉬움만 나열하고 있다. 부산시나 정부, 정치권에 대해 향토서점을 살리기 위한 전향적 조치를 촉구하는 내용이 없다.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도 28일 조속한 시일 내에 '동보서적 살리기 시민연대'를 구성, 부산시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선언적 수준이다.

동보서적이 부산의 대표적 문화공간이라고 생각했기에 당연히 있을 줄 알았던 문화계나 문화단체의 반응도 없다. 서면이 문화거리로 불릴 수 있었던 것은 동보서적과 영광도서가 두 개의 축이 되어 든든하게 자리 잡고 있었던 영향도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동보서적이나 영광도서의 지역사회를 위한 문화활동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가 하는 것은 서울 대형서점의 부산점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해 지역사회를 위한 문화행사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안다. 전무하다시피 하다.

그런 소중한 향토기업이 사라지는 데 우리 지역사회는 너무 무관심하다. 문제는 시민들의 자세에서부터 있다. 동보서적 폐업과 관련해 인터넷에 올라있는 부산지역 네티즌들의 반응 중에 "동보서적이 폐업을 한다니 믿기지 않는다. 서점에 가면 그렇게 사람들이 많던데 그럼 모두 나처럼 책만 보고 책 구입은 온라인서점에서 했다는 말인가"라며 미안한 마음을 표시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부산경실련이 동보서적 사태와 관련해 "시민들이 스스로 지역 공동체임을 인식하고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되는 현명한 소비를 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도 이런 까닭이다.
부산시는 외부기업 유치를 위해 각종 세제혜택 제공 등 사활을 걸다시피 한다. 그런데도 실적은 보잘것없다. 또 대선주조와 같은 향토기업의 경우 역외이전 움직임을 보이자 파격적인 특혜성 지원으로 기장 기룡산단에 붙잡아뒀다. 그런데 동보서적 같은 향토기업이 이전이 아니라 폐업을 하는 지경에 이르러서도 아무런 말이 없다. 부산의 국립대나 공공도서관 공공기관 등에서 구입하는 서적의 일정 부분을 지역서점에서 의무 구입하도록 하는 조례 제정 등 의지만 있다면 방안은 얼마든지 있는데도 말이다.

부산시는 올해 불꽃축제를 사흘간 실시한다. 예산도 지난해보다 배가량 늘려 22억 원이다. 불꽃축제도 시민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이다. 하지만 불꽃 쏘아 올리는 열정과 관심의 10분의 1만이라도 지역서점을 위해 할애한다면 제2의 동보서적 사태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부산교통공사

 많이 본 뉴스RSS

  1. 1태풍 ‘다나스’ 주말 부울경 관통
  2. 2사상역에 ‘광역환승센터’, 지하연결통로도 생긴다
  3. 3‘낙동강변 살인사건’ 담당 경찰 “재심 청구인들 무죄 예상했다”
  4. 4가야롯데캐슬 60 :1(평균 경쟁률) 올 최고…부산진구 분양대전 막 내려
  5. 5쾌속 질주하던 일본 자동차…불매운동에 실적 급제동
  6. 6'일본 보복 대응' 비상협력기구 만든다
  7. 7북항 2단계 개발콘셉트 국제공모전, 상지건축사무소 컨소시엄 작품 당선
  8. 8오거돈, 네이버 ‘지역언론 패싱’ 전국 공론화 약속
  9. 9양산선 개통 3년 지연에 “피해 누가 책임지나” 주민 분통
  10. 10동남권 관문공항은 찬성하지만…부산시민 관심은 ‘별로’
  1. 1정두언 유서에 “가족에게 미안”…극단적 선택한 이유는?
  2. 2오거돈 부산시장 "네이버 지역 언론 배제 전국 공론화하겠다"
  3. 3청와대 “이게 진정 국민의 목소린가”… 조선·중앙일보 제목 보니
  4. 4文대통령·여야 5당대표 회동 후 靑서 공동발표문 내놓기로
  5. 5文대통령 "초당적 대응 시급"…黃 "한일 정상 마주 앉아야"
  6. 6김성원 의원 교통사고 당해 운전한 비서 음주운전 적발
  7. 7부산 중구 「인권으로 통하는 행정복지」 직원 교육 실시
  8. 8건협 부산검진센터, ‘무료 가훈써주기’ 행사 진행
  9. 9부산 중구 보수동 동화반점 『시원한 여름나기를 위한 나눔 릴레이 』 다섯번째 참여
  10. 10신평1동 단체장협의회, 경로당에 에어컨 기탁
  1. 1북항 2단계 개발콘셉트 국제공모전, 상지건축사무소 컨소시엄 작품 당선
  2. 2분단 이후 잊힌 북녘의 바다…희귀 사진 한곳에
  3. 3부산항 빈 컨테이너 44%가 상태 불량
  4. 4가야롯데캐슬 60 :1(평균 경쟁률) 올 최고…부산진구 분양대전 막 내려
  5. 5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의 표명
  6. 6쾌속 질주하던 일본 자동차…불매운동에 실적 급제동
  7. 7신항 서컨테이너 부두도 해외운영사 장악 우려
  8. 8금융·증시 동향
  9. 9정부, WTO 일반 이사회에 고위급 파견
  10. 10SKT 전국 10대 ‘5G클러스터’ 지정, 부산은 서면·남포동…해운대는 빠져
  1. 1태풍 ‘다나스’ 북상 중…전국 많은 비, 한반도 영향은?
  2. 2태풍 다나스, 일본기상청 이동 예상경로 보니… “대형태풍, 21일 한반도 진입”
  3. 3태풍 ‘다나스’ 토요일 남부 관통할 듯…지난밤 강도 세져 집중호우 예상
  4. 4‘강제추행 혐의’ 이민우 검찰송치… ‘작은 오해’ 해명했지만 CCTV에는
  5. 5“이것도 일본꺼야?” 모르고 썼던 일제, 노노재팬서 확인해 보니…
  6. 6최순실 구치소 목욕탕서 ‘꽈당’… 이마 30바늘 꿰매
  7. 7'나홀로 고양이' 인덕션 장난 반복하다가 '방화'
  8. 8한일 기상청 태풍 ‘다나스’예상 경로 엇갈려···과거에도 비슷한 일이?
  9. 95호 태풍 ‘다나스’ 북상 중…한반도 영향은?
  10. 10고양이가 인덕션 켜 화재, 10분만에 진화…주인 “이전에도 수차례 불낼 뻔”
  1. 1프로야구 FA 상한제 ‘4년 80억’… “해외 유출 우려” - “중소형 선수 위해”
  2. 2‘공연음란행위’혐의 정병국···취한 상태도 아니고, 처음도 아니다
  3. 3한국 경영 간판 김서영, 메달 시동
  4. 4걸음마 뗀 한국 오픈워터, 팀 릴레이 18위로 마무리
  5. 5부산시체육회-부산테니스협, 사직테니스장 관리권 공방
  6. 6'11승 예감' 류현진, 20일 리그 최약체 마이애미전 선발 등판
  7. 7단내나게 훈련했다…김서영 메달 사냥 스타트
  8. 8한국 오픈워터 대표팀, 첫 국제대회 ‘눈물의 완영’
  9. 9고진영·이민지, LPGA 팀매치 3언더 ‘굿 스타트’
  10. 10류현진 20일 말린스전 11승 도전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이기대·청사포가 눈앞서 사라진다면
2030엑스포 개최에 관한 간절한 소망
기고 [전체보기]
약사 위상강화와 전문 보조인력 필요성 /정연일
오징어 금지 체장 강화? 현장 소리 듣길 /정성문
기자수첩 [전체보기]
창업 정책 보는 시각 교정할 때 /민건태
수변공원 해법, 야구장에 있다 /김진룡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기생충의 세상, 그 우화의 이면
‘나이 듦의 미덕’이라는 어려운 과제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기꺼이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음악과 통일
국악, 월드뮤직을 꿈꾸며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인권을 넘어설 지위는 없다 /이병욱
한국 ‘기술독립’이 급하다 /조민희
도청도설 [전체보기]
합리적 보수의 죽음
남녀 상금 격차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데이비드 호크니의 첫 생각
낭독의 문화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은근한 풋내, 곤드레밥
대통령도 즐긴 화포 메기국
사설 [전체보기]
일본 수출 규제 초당적 대처 비상협력기구 주목한다
기준금리 전격 인하…바닥 경기 선제 대응 효과 내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건강보험 하나로’와 문재인 케어
정년, 노인 연령 기준 그리고 노인 복지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바람둥이 화가의 영원한 사랑
고흐보다 더 아파보였던 의사
이홍 칼럼 [전체보기]
창의성, 한국기업의 다음 생존전략
파괴적 정쟁 역사의 데자뷔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선거제 개혁 제대로 이뤄질까
부산시 정무라인을 향한 시선들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7월의 음악예찬
플래툰과 현을 위한 아다지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의 온도
와인 속의 삼총사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김정희를 흠모한 이한복
1952년 부산 영도 해안
  • ATC 부산 성공 기원 달빛 걷기대회
  • 제5회 극지 해양 도서 독후감 공모전
  • 부산관광영상전국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