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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그리운 금강산 /조준현

남북관계 `기브 앤 테이크` 고집하지말고 더 많이 양보하자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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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0-10-03 21:05:09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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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전에 어느 설문조사에서 우리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가곡 1위로 '그리운 금강산'이 뽑힌 적이 있다. 나도 이 노래를 참 좋아한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아직 남들 다 가 보았다는 금강산을 아직 못 가 보았다. 금강산이야 지금 못 가도 언젠가 가겠지 생각하면 그만인데, 더 걱정되는 일은 이명박 정부의 출범 이후 남북관계가 긴장과 갈등을 거듭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남북 당국이 이달 30일에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원래는 추석을 전후해 행사를 갖자고 회담을 시작했는데 늦어진 이유는 바로 상봉장소를 어디로 할 것인를 두고 늦어졌다고 한다. 북측에서 금강산 면회소를 상봉장소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남측이 관광객 피격 사건 이후 중단된 금강산 관광사업을 재개해 줄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북측의 요구가 왜 나왔는가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요즘 경제난이 심각한 북측으로서는 금강산 관광으로 얻던 외화수입의 중단이 적지 않은 손실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사업의 중단으로 손실을 보는 것은 북한만이 아니다. 지난 2년간 금강산과 개성 등 남북관광사업의 중단으로 한국관광공사가 입은 수익금 손실액은 105억 원, 민간기업인 현대아산과 협력업체들의 손실액은 4652억 원이라고 한다. 여기에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인접 지역인 강원 고성군이 입은 손실액도 725억 원이나 된다. 관광 중단 이후 남측의 손실이 최소한으로 계산해도 5500억 원을 넘는다는 이야기다. 이것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논란이 되었던 무상급식을 부산시 초등학생 전체에게 실시하는 데 드는 예산의 거의 두 배에 이르는 돈이다. 이 쯤 되면 왜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하는지, 금강산 관광 문제를 왜 정치적 관점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한지를 잘 설명해 준다.

관광사업과 당국자 회담의 재개에 반대하는 보수단체나 일부 언론의 논리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이들의, 그리고 더 나아가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에서 기본적인 관점은 바로 '상호주의'라는 것이다. 즉 내가 이만큼 주면 너도 이만큼 달라는 것이고, 네가 이만큼 주지 않으면 나도 주지 않겠다는 것이 바로 상호주의이다. 얼핏 들으면 참 옳은 이야기이다. 그러나 우리가 친구든 연인이든 누군가를 사랑할 때는 누가 밥을 사느냐와 상관없이 그 사람과 한 번이라도 더 만나고 싶고, 한 시간이라도 그 사람과 더 함께 있고자 하기 마련이다. 설마 사랑하는 연인에게 상호주의에 따라 밥 한 번 더 사든지 아니면 그만 만나자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물론 남북관계는 연인들의 사랑과 다른 일이다. 그러나 목마른 놈이 우물 파고, 보고 싶은 놈이 만나자고 보챈다는 그 원리에는 다름이 없다. 북한의 경제사정이 어려운 것과는 별개로, 아니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남북관계가 파탄에 이른다고 해도 잃을 것이 많지 않다. 아니할 말로 남북 간에 전쟁이라도 난다고 가정해 보자. 우리는 지난 50년간의 경제성장으로 이룩한 모든 것을 잃을 수밖에 없다. 누가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밀고 누가 더 많이 양보해야 하는가는 너무나 분명하다.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 그동안 나는 이명박 정부가 북한에 대해 굴복을 강요하는 정책을 취해 온 데 대해 비판해 왔다. 친구나 이웃끼리도 돈 좀 있고 힘 좀 세다고 마구잡이로 "무릎꿇어!" 그랬다가는 관계가 파탄나는 것은 물론 자칫했다가는 철천지원수가 되기 십상이다. 하물며 어렵디어려운 남북문제에서는 더욱 그렇지 않겠는가. 그런데 최근 들어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당국자 회담을 재개하고, 또 그에 앞서 몇 가지 조건을 붙이기는 했지만 북한의 수해지역에 쌀과 시멘트를 보내는 등의 화해 조치를 취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그동안 내가 늘 정부를 비판하기만 했던 것 같지만 잘한 일은 잘한다고 칭찬하고 싶다.
그런데 이왕이면 잘하는 김에 더 잘해 주었으면 싶다. 아무 조건 없이 북한의 식량난을 극복하는 데 필요한 만큼의 쌀과 중장비를 보내자.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소 떼를 몰고 휴전선을 넘어가던 때처럼, 남한이 보낸 수백 대의 트랙터가 줄지어 휴전선을 넘어간다면 얼마나 감격스럽고 자랑스럽겠는가.

경제평론가·참사회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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