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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민주당이 불임정당에서 벗어나려면 /강동수

국민의 외면받는 제1야당 전당대회

정권 되찾겠다면 무기력 털어내고 야성부터 회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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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하다. 제1야당의 전당대회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국민들은 도무지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른바 '빅 스리'가 출전한 데다 이번 대회가 민주당 대권주자 구도의 리트머스 시험지인데도 그렇다. 이런 무관심은 '바지 사장'을 뽑았던 지난 7월 한나라당 전당대회와 견주어도 더하다. 후보들이 전국을 돌며 사자후(?)를 터뜨려도, TV토론회에서 갑론을박해도 국민들은 들은 체도 않으니 딱한 노릇이다.

돈 없고 권력 없는 야당의 힘은 '바람'이란 건 고금의 진리다. 묵은 이야기이지만 1979년 박정희의 유신체제에 맞선 김영삼을 야당총재로 당선시킨 힘은 마포 당사를 둘러싸고 그의 이름을 연호한 이름 없는 시민들의 함성이었다. 전두환 철권통치가 절정이던 1985년 신생 신한민주당이 민정당을 위협하는 거대 야당으로 뛰어오른 것도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 때문이었다. 6·10도 마찬가지. 무명의 노무현을 대통령에 당선시킨 힘도 바람이었다.

그런데 요즘 야당이 지리멸렬하다는 지적이 많다. 후보자의 면면을 보면 민주당이 내놓을 수 있는 인적 자산을 총동원한 셈이다. 그런데도 전당대회가 열리는 것조차 모르는 국민이 태반이니 흥행 참패는 불 보듯 뻔하다. 6·2 지방선거에서 반짝 승리를 했다가 7·28 재보선에서 다시 일격당한 민주당으로선 맥 빠지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왜 이럴까. 그 대답은 민주당 내부에서 찾을 수밖에 없을 터다.

'빅 스리'들의 정치적 비전부터 국민을 감동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정세균 씨는 좋게 말해 관리형이며 야박하게 말하면 존재감이 없는 정치인이다. 정동영 씨는 지난 대선에서 사상 최대 표차로 패배했던 후보다. 손학규 씨는 상대적으로 온건 진보 이미지를 가졌으나 한나라당 탈당이라는 전력이 족쇄인 데다 유약한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486후보들이 가세했지만 중량감은 크게 떨어진다.

후보들이 국민에게 참신감을 불어넣지 못하는 것은 둘째 치고 민주당의 정체성이 더 큰 문제다. 최근 한 유력 인터넷언론의 여론조사 결과 나온 정당별 이미지는 이렇다. 한나라당은 권위적이고 늙었지만 경제 성장을 중시하는 보수 정당이다. 민주노동당은 복지를 중시하는 진보 정당이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존재감 없음'이다. '성장'은 한나라당에, '분배'는 민노당에 빼앗긴 채 이도 저도 아닌 잡탕적 이미지만 어렴풋이 떠오른다는 거다. 다르게 말하면 국민이 민주당에 바라는 바가 별로 없다는 이야기다.

지방선거에서 야권이 그나마 선전한 것은 20, 30대 유권자의 덕이다. 그들은 이명박 정권의 독주에 넌더리를 내는 세대다. 그들은 현 정권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짜증 내는 세대들이다. 청년실업 문제도 변변히 해결하지 못하는 주제에 매사를 70년대식 토목주의로 밀어붙이며 국민과의 소통은 안중에도 없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촌스러운 정권이란 거다. 그래서 그들은 투표장으로 갔던 게다. 그런데 민주당은 더 한심한 정당이란 지청구를 들으니 딱하달 밖에. 정권에 대한 견제를 제대로 하나, 정책적 대안을 내놓길 하나. 있어도 눈에 띄지 않는 정당이란 거다. 젊은 층을 공략하는 게 대권의 지름길이란 걸 뒤늦게 깨달았던지 요즘 민주당 후보들은 하나같이 진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진보를 지향하는 건 좋다. 그러나 문제는 진정성이다. 현 정권과 차별성과 실현성을 갖춘 정책 비전을 내놓은 후보가 있는가. 사분오열된 범야권을 묶어낼 리더십을 갖춘 후보가 과연 있는가. 트위터나 두드린다고 젊은 표심이 따라붙는 건 아니다. 그러니 현 정권에 불만이 있는 유권자들조차도 민주당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불통(不通)정당'이라면 민주당은 '불임(不姙)정당'일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정권을 되찾아오겠다면 불임 체질부터 떨쳐내야 한다. 손바닥만 한 기득권을 버리고 범야권 단일대오 형성부터 나서라. 원칙 없는 이합집산이 아니라 치열한 고민과 토론을 거쳐 국민의 요구를 수렴하는 통합 말이다. 새로운 가치로 무장한 젊은 리더가 치고 나올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라. 온실 속에서 뛰쳐나와 비바람을 맞으라. 그리고 야성을 되찾으라. 그래야 국민이 돌아본다. 야당은 바람으로 승부하는 법이다. 지금은 바람을 탈 날개를 만들 때다. 그게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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