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다시 '서울 공화국'인가 /고기화

수도권 집중 더욱 심화한다면 현 정권 발목 잡는 덫이 될 수도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여러 해 전, 서울에 사는 대학 동창 녀석이 전화를 걸어왔다. 2년간의 서울 근무를 마치고 부산으로 돌아왔을 즈음이다. 첫 마디가 "그래, 촌 생활은 할 만한가"였다. "너도 본디는 인천 촌놈 출신 아니더냐"라고 면박을 주면서 피식 웃고 말았지만, 서울에 살고 있음과 지방에 살고 있음의 차이가 거리 이상으로 크게 느껴졌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서울이 아니면 그곳이 지방 대도시나 소도시나 간에 무조건 '촌'으로 본다. 사람도 '촌놈' 취급하기 일쑤다. 하긴, 같은 서울에서도 강남 지역과 거리가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서울 촌놈'으로 부르는 게 그들의 사고방식이다.

사람도, 돈도 모두 서울로 쏠리는 판이니, 지방은 서울의 식민지란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더러 개혁적인 지방 정책이 나오긴 했지만, 실천에 옮겨진 건 극히 드물다. 정책 입안자들이 알게 모르게 서울 또는 중앙중심적 시각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서울 등 수도권은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지만 지방은 저발전과 정체의 악순환에 시달리고 있는 이유다. 서울과 지방 간의 격차가 심화될 수밖에 없다.

촌과 서울이 다같이 잘살자며 '서울 공화국'에 반기를 든 대표적인 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이른바 '국가균형발전' 정책이다. '균형발전 없이는 국가발전도 없다'라는 참여정부의 국정 철학은 '지방화'에 방점이 찍혔다. 지방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란 방향은 글로벌 시대에 딱 들어맞았으며, 지방도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분권'과 '분산'으로 대표되는 국가균형발전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내다본 정책이었다. 하지만, 중앙관료들의 반발과 조급증에 따른 무리한 추진 등으로 '대못'을 박는 데는 실패했다.

그랬던 탓일까. 이명박 정부 들어 국가균형발전은 계속 뒷걸음질하고 있다. 아예 지방은 안중에도 없고, 지방발전과 균형발전을 포기하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시계를 거꾸로 돌린다고나 할까. 불발로 끝난 세종시 건설계획의 수정 시도와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은 대표적인 역행 사례다. '5+2 광역경제권'은 오리무중이고, 지방 혁신도시 건설과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도 하세월이다. 어디 이뿐이랴. '선(先) 지방육성, 후(後) 수도권 규제 완화'란 감언이설로 수도권에서의 공장 신설과 증설을 슬그머니 완화한 데 이어 수도권을 국가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수도권 광역도시계획 변경안을 확정 발표했다. 수도권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지속 가능한 성장관리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참여정부의 지방정책에 대해 대못만 뽑는 게 아니라, 불도저로 대들보 자체를 부수고 있는 형국이다.

이를 틈타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국회의원과 자치단체들이 수도권 규제 완화를 위해 일제히 들고 일어났다. 수도권 지역 한나라당 국회의원 44명이 국회에 계류 중인 '수도권의 계획과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9월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경기도는 수도권에 4년제 대학 신·증설을 금지한 '수도권 정비계획법'의 위헌 여부를 묻는 권한쟁의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했다. 자본, 자원, 인력, 세원 등 모든 게 집중된 '서울 공화국'을 넘어 '수도권 공화국'으로 '블랙홀'을 더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지방을 파탄 내자는 발상이니 비수도권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는 건 당연하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수도권 집중 국가다. 국토 전체 면적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전체 인구의 약 절반이 살고 있다. 2020년엔 수도권 인구집중도가 52.3%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100대 기업 중 82%, 1000대 기업 중 71%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이게 올바른 나라인가. 이도 모자라 국토 불균형을 더 심화시켜 가뜩이나 빈사상태에 빠진 지방을 마구 짓밟겠다는 것인가. 표가 많은 수도권 민심만 잡는다면 지방은 어찌 되든 상관없다는 얘기인가.

그러나 세상 이치는 묘한 것이다. 당장의 효율만 따진 지방 홀대는 결국 현 정부의 발목을 잡는 독이 될 수도 있다. 지방과 수도권의 상생발전, 미래를 내다본 지역균형 정책이 득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서울 중심적 사고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RSS

  1. 1넥슨 매각 예비입찰 마감…넷마블·카카오 2파전?
  2. 2아파트값 하락세 연제·남구, 고분양가 관리지역서 해제
  3. 3‘2000억 규모’ 에코델타 사업 막바지 입찰 경쟁 뜨겁다
  4. 4부산 미세먼지 저감조치 ‘반쪽짜리’
  5. 55G 기반 스마트폰·콘텐츠 모바일 올림픽 총출동…이동통신 미래 본다
  6. 6김경수 구속·서형수 불출마설…여당, 낙동강벨트 총선전략 어떡해
  7. 7내달 개각설…해수장관 후임 하마평
  8. 8경쟁률 4.5 대 1…거인 4·5선발 자리 누가 꿰찰까
  9. 9경기침체 불안감에…부산 주요 기업 창업주 일선 못 떠나
  10. 10‘문재인 복심’ 친문 3철(이호철·양정철·전해철), 전면에 나서나
  1. 1임시공휴일, 대통령 재가하면 확정…출근 할 경우 수당 체계는?
  2. 2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 4월 11일 임시공휴일 되나?
  3. 3‘문 대통령 깜짝 축사’ 유한대학교, 故 유일한 박사가 설립한 곳
  4. 4전병헌 전 의원 1심 징역 6년 법정 구속 면한 이유는?
  5. 5부산 중구, 대청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커뮤니티 케어 교육 실시
  6. 62019년 중앙동 장학회 장학금 수여식 개최
  7. 7부산 중구 (사)중구청년연합회 제28차 회원대회 및 회장단 취임식 개최
  8. 8부산 중구 광복동 주민자치회 2019년도 초등학교 입학생 축하선물 전달
  9. 9부산 중구 제10회 부산크리스마스트리 문화축제 평가설명회 개최
  10. 10‘문재인 복심’ 친문 3철(이호철·양정철·전해철), 전면에 나서나
  1. 1내달 개각설…해수장관 후임 하마평
  2. 25G 기반 스마트폰·콘텐츠 모바일 올림픽 총출동…이동통신 미래 본다
  3. 3한국해양대 2.5배 커진 한나라호 위용…대학 실습선 4척 명명식
  4. 4부산공동어시장 임금 체불 피소 위기
  5. 5사천 항공정비 첫 손님은 ‘제주항공 여객기’
  6. 6부산 주요 기업 창업주들 ‘현역’ 고수하는 속내는
  7. 723년 명맥 유지 ‘2G’ 없어진다
  8. 8동해 바다도 아열대화 진행, 해조류 무게 줄고 종류 늘어
  9. 9아파트값 하락세 연제·남구, 고분양가 관리지역서 해제
  10. 10달걀 산란일 표기 23일부터 의무화
  1. 1경부고속도로 상황 "경찰 차량 통제, 왜?"
  2. 2 차량 통제, 국빈방문 탓… “국빈이 왜 경부선에?”
  3. 3영광여고생 성폭행 사망사건… “90분 만에 소주 3병 마시게… ‘죽었으면 버려라’”
  4. 4현대제철서 용역노동자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 양승조 충남지사 사태파악 지시
  5. 5조현아 남편 상습 폭행 "죽어, 죽어" VS "의혹 전면 부인"
  6. 6김지은 “예상했지만 암담”… 민주원 ’안희정-김지은 텔레그램’ 공개 하자
  7. 75등급 경유차 규제, 내 차 등급 확인법은?
  8. 8부산 연산동 맨션 인근 지름 2.5m 싱크홀 발생… 차량 1대 빠져
  9. 9공공기관 차량 2부제 실시...제외 차량 및 과태료는?
  10. 10 태권도·유도 도합 6단 시민이 편의점 흉기 강도 잡아
  1. 1‘창과 방패 대결’ 유벤투스 VS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예상 라인업은(챔피언스리그)
  2. 2권아솔 도발에 샤밀, "권아솔은 늘 저렇게 말로만"
  3. 3탁구 중국 귀화 선수, 세계선수권 출전 놓고 '엇갈린 희비'
  4. 43쿠션 프로당구 6월 출범 "제2의 이상천, 김경률 배출하겠다"
  5. 5'도전·비상·자부심'…프로야구 각 구단 야심찬 슬로건
  6. 6절정의 손흥민, 데뷔 첫 '5경기 연속골' 도전
  7. 7컬링 '팀킴'의 호소 사실로…김경두 일가, 횡령 정황까지
  8. 8전국체전 무대가 좁은 차준환, 4회전 점프 없이 쇼트 1위
  9. 9경쟁률 4.5 대 1…거인 4·5선발 자리 누가 꿰찰까
  10. 10최고 구속 145㎞, 김원중 첫 실전등판서 구위 점검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오거돈 부산시장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새해 개천에서 용이 나려면
1919년 그리고 100년, ‘잡화엄식(雜華嚴飾)’을 꿈꾼다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농업이 도시로 들어오고 있다
북항은 진정한 부산의 미래가 되어야 한다
기고 [전체보기]
동남권 신공항, 국회의원 역할 절실 /이영
보행도시, 생태적 지혜와 철학 위에서 구현을 /류경희
기자수첩 [전체보기]
‘교양’을 갖춘 사회를 바란다 /신심범
깨지지 않은 ‘서부산 징크스’ /임동우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반려동물’ 수난 시대
‘스마트’하게 살지 않을 권리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기꺼이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삶의 존엄, 죽음의 존엄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국악 선입견과 마주하기
제례악에 내포된 음양오행 사상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엄마 아빠 역할 뒤집기 /하송이
中企를 위한 금융은 없다? /정유선
도청도설 [전체보기]
농기구판 한류
수제화 장인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자기 표현의 기술
신춘문예 당선 소감을 읽으며
박무성 칼럼 [전체보기]
국민의 눈높이
‘밥 한 공기 300원’의 미래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포르투갈 리스본의 에그타르트
진화하는 통영 꿀빵
사설 [전체보기]
새 사령탑 맞는 부산비엔날레 새로운 도약 기대한다
30년 만에 육체노동 가동연한 상향한 대법 판결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노동자 건강과 생명보다 중한 건 없다
생계급여 수급 노인과 ‘줬다 뺏는 기초연금’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기절을 부르는 비너스
미술관을 지키는 강아지
이홍 칼럼 [전체보기]
개념도 정리 안 된 ‘4차 산업혁명’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되살아나는 박근혜의 그림자
보행친화도시로 가는 길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봄이 오는 길목에서
발랄라이카와 닥터 지바고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내추럴와인과 정월 대보름
프랑스와 미국의 와인전쟁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단발령에서 바라본 금강산
  • 복간30주년기념음악회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 유콘서트
경남교육청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해맑은 상상 밀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