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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기대에 못 미치는 여권의 개편 /유창선

지방선거 패했지만 근본적 쇄신책 없고 국정농단은 쉬쉬… 정치적 둔감증 보여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7-18 20:36:50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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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전당대회를 통해 안상수호를 출범시켰다. 안상수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화합과 상생'을 내걸었다. 그동안 계속된 여권 내부의 분열, 그리고 여야 대치의 정국상황을 염두에 둔 다짐으로 받아들여진다. 안 대표가 과연 자신의 공언대로 화합과 상생을 이행할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행보를 지켜보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전망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집권여당에 패배를 안겨준 민심을 얼마나 뼈아프게 받아들였는지 여전히 의문이기 때문이다. 지방선거 이후 여권에 주어진 최대 과제는 민심을 수습할 수 있는 국정쇄신이었다. 한나라당의 쇄신그룹도 쇄신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청와대는 인적 개편으로 이에 답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아직은 낙제점이다. 무엇보다 이제까지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이 전제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청와대 인적 개편의 내용을 보면 쇄신이라기보다는 '돌려막기 인사'라는 지적을 피할 길이 없다. 결국 여권은 국정운영 기조에 대한 근본적 변화 없이, 단지 집권세력 내부의 임무 교대를 통해 이 상황을 넘기려는 모습인 것으로 비쳐진다.

한나라당 전당대회 이후 여권에서 나오고 있는 말들만 해도 그렇다. 전당대회가 끝나자마자 안 대표는 '박근혜 총리론'을 들고 나왔다. 박근혜 전 대표의 분명한 거절로 더 이상 거론은 안 되겠지만, 그 대신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은 추진되는 모양이다. 안 대표는 두 지도자 사이의 화해와 협력을 중재하는 데 최우선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물론 여권의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여권 내부의 분열이 극복되어야 하고,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사이의 협력이 절실하다는 사정을 모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여권 내부의 문제이다. 앞으로의 국정운영과 관련하여 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와 여당이 등 돌린 민심에 대해 어떠한 답을 내놓을 것인지, 야당에 대해서는 어떠한 자세로 임할 것인지 하는 점이다. 그러나 그에 관해서는 아직 아무런 답이 없다. 세종시 수정안 부결 이후 정국의 최대 쟁점이 되고 있는 4대 강 사업에 대한 정부여당의 입장에도 별다른 변화는 없다.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에서 벗어나 야당을 파트너로 포용하며 상생의 정치를 펴나갈 구체적인 해법이 무엇인지 말이 없다.

이런 마당에 안 대표가 개헌 추진부터 들고 나온 것도 뜬금없어 보인다. 물론 개헌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여야 정치권에도 폭넓게 형성되어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지방선거 이후 여전히 여권의 쇄신문제가 미해결의 과제로 제기되고 있는 판에 개헌 문제를 들고 나오는 것은 순서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여권 내부의 국정농단을 둘러싼 공방전만 해도 그렇다.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문제는 영포회 논란으로 비화되었고, 급기야 이 대통령 대선 외곽조직이었던 선진국민연대의 국정농단 논란으로까지 확대되었다. 당사자들의 부정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은 여권 내부에서의 권력투쟁 성격을 띠고 있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런데 이 대통령이 관계자들에게 경고를 보낸 이후 국정농단 논란은 소강국면을 맞는 모습이다. 그러나 역시 납득할 수 없는 해결방식이다. 여당의 실세 정치인 입에서 "선진국민연대의 국정농단 사례가 100가지도 넘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면 이는 관계자들이 입을 닫는다고 해서 그냥 지나갈 일이 아니다. 여권 사조직에 의한 국정농단의 실상을 국민 앞에 밝히고 책임을 지게 하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그 진상을 밝히지 않고 피해 가는 모습 역시 근본적인 쇄신은 피하고 문제를 그냥 덮고 지나가려는 관성의 연장선상에 있다.

여당에는 새 지도부가 들어섰고 청와대는 인적 개편을 단행했다. 이제 남은 것은 개각이다. 물론 개각의 내용을 더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여권이 보여주고 있는 쇄신의 내용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안상수 대표체제의 한나라당은 청와대의 집행기관이 되지나 않을지, 청와대는 과연 민심과 소통하는 국정운영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는 그대로 남아 있다. 집권세력의 정치적 둔감증이 더 어려운 상황을 자초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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