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부산 '신공항 유치위'의 한계 /조송현

경남과 상생협력 약속할 땐 언제고 물리적 세몰이로 얻을 게 뭔가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시가 동남권 신공항의 가덕도유치 범시민위원회(신공항 유치위)를 발족한다니 당황스럽다. 게다가 허남식 부산시장이 유치위원장을 자임하고 나섰다니 이런 낭패가 또 있나 싶다.

6·2 지방선거 이틀 뒤 가진 부울경 광역단체장 당선자 릴레이 인터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 자리에서 허남식 부산시장은 경남과 상생협력 분위기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두관 경남도지사 당선자와 전화통화를 했고, 자주 만나 서로 마음을 터놓고 공동현안을 의논하기로 했다는 말도 전했다. 동남권 신공항, 남강댐 광역상수도 문제 등을 염두에 둔 말이다.

김두관 당선자 또한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문제와 관련해 '특정 지역'보다 '국익차원에서 유리한 곳'을 강조했다. 합리적인 선택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실제로 며칠 뒤 허 시장은 김 당선자와 회동을 갖고 이 같은 '지상 약속'을 재확인했다. 이쯤 되면 두 시·도 간 상생협력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기대를 갖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적어도 김 지사의 당선과 함께 일부에서 제기된 정파적 이해에 따른 부산경남 현안사업의 차질 우려는 불식됐다고 봐도 좋을 듯했다.

이래 놓고 느닷없이 세몰이를 하겠다니, '이건 아니다' 싶다. 세몰이의 한계와 폐해를 간과한 무전략의 소치다. 대화 타협이 없는 세몰이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의회에서조차 막대한 폐해를 남기고 있음을 목도하고 있다. 우리 국회가 밥 먹듯 하는 날치기와 본회의장 점거 사태가 그 좋은 예다. 정파적 이해에 바탕을 둔 세몰이는 극한 투쟁만을 부른다. 다수결의 원칙은 소수에 대한 배려와 대화와 타협을 더 기본적인 원칙으로 삼을 때 민주주의의 보루로써 제 역할을 한다.

이는 요즘 미국 의회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나이 든 고참 의원들은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만찬장에서 만나 스테이크와 시거를 즐기면서 충분한 대화로 타협안을 도출했던 지난날을 그리운 듯 회상한다고 하니 말이다.

의회에서마저 다수결 원칙(세몰이)이 정파적 이해 앞에 이처럼 무력할진대 지역의 이해가 첨예한 사안에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정파적 이해가 의회의 파행을 부른다면 지역 이기주의는 지역 간 갈등을 야기하고 공멸을 초래하기 십상이다. 부산에서 유치위를 구성해 세몰이를 한다면 경남도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는 건 뻔하다.

한 수만 짚어봐도 이런데 부산시는 왜 유치위라는 악수, 아니 하수 중의 하수를 두려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한 가지 집히는 게 있다. 바로 허 시장이 민선 5기의 슬로건으로 내세운 '크고 강한 부산'이다.

'크고 강한 부산'이란 슬로건과 유치위 발상은 서로 묘하게 맞닿아 있다. 신공항은 크고 강한 부산을 구현하는 데 중요한 요소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허 시장은 시민의 요구도 신공항 유치에 있다고 보고 이를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해 유치위 발족을 생각했음 직하다.

하지만 여기에는 더 생각해봐야 할 게 있다. 정파가 날카롭게 대립하거나 지역 이기주의가 득세하는 상황 속에서 타협적인 태도는 자칫 나약함으로 간주되고 비판의 대상이 되기 십상이다. 이런 점 때문에 일부 정치 지도자와 단체장들은 대화와 타협보다는 투쟁을 선택하고, 세몰이에 나서는 예를 자주 본다. 신공항 유치 환경의 경우 지역 이기주의가 팽팽히 맞선 상황이다. 합리적인 선택을 유도하는 대화와 타협, 끈질긴 설득의 자세는 자칫 나약하게 보일 수 있는 국면인 셈이다. 이런 관점에서 허 시장이 당초 약속한 대화와 타협의 자세를 버리고 유치위 발족이라는 물리적인 힘을 선택했다면 지나친 억측일까. 만일 그렇다면 유치위는 허 시장이 '크고 강한 부산'이라는 슬로건 아래 자신의 나약한 리더십을 감추기 위한 전술에 지나지 않는다.

허 시장은 이제라도 나약함을 감추려는 가면을 벗어던져야 한다. 대화와 타협이야말로 통합의 기초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타협을 통한 통합의 리더십이며, 이는 끈질긴 대화를 통해 성취될 수 있다.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세상이 달라졌다, 코로나가 앞당긴 ‘뉴 노멀’
  2. 2“기본소득, 우리도 주고 싶지만…” 재정 빈약 지자체 속앓이
  3. 3건설 규제 완화해 민간투자 유도…난개발·특혜 우려는 부담
  4. 4월소득 712만 원 이하 4인 가구에 100만 원 준다
  5. 5초중고 ‘온라인 개학’ 가닥…부산교육청, 태블릿PC·인터넷 무선 단말기 대여
  6. 6오늘의 운세- 2020년 3월 31일(음 3월 8일)
  7. 7‘어르신들 전유물’은 옛말…아이돌 못지않은 트로트 광풍
  8. 8무당층으로 돌아선 부산 20대…여당 후보들 “미워도 다시한번”
  9. 9지자체 중복 지급 허용…부산경남 196만가구 혜택 받을 듯
  10. 10국내 증시 반등 국면?…전문가 “안심하기는 일러”
  1. 1문재인 대통령 “소득 하위 70%, 4인가구 기준 100만 원 긴급재난지원금”
  2. 2 문재인 대통령 “ 긴급재난지원금, 소득하위 70%·4인 가구 100만 원”
  3. 3文 대통령 “4인 이상 가구 100만 원 … 고통과 노력 보상받을 자격 있어”(종합)
  4. 4북한 ‘초대형 방사포’ 발사하자, 미 해군 정찰기 남한 비행해
  5. 5더불어민주당 “추경 편성에 박차 가해야”
  6. 6‘인당 1억 지원, UN본부 판문점 이전’ 등 공약에 대해 물었습니다
  7. 7부산 북구, 관내 청소년에게 ‘한가득 희망박스’ 지원
  8. 8김해시 “해외 유입자 역감염 방어에 행정력 총동원”
  9. 9안철수 “여야 비례위장정당 심판해달라…균형자 역할 정당 필요”
  10. 10 권영진 대구 시장 피로누적으로 자택요양중
  1. 1부산공동어시장 공영화 추진 또 ‘멈칫’
  2. 2해양대 ‘해양 인공지능 융합전공’ 개설
  3. 3부산~후쿠오카 퀸비틀 취항 9월 이후로 연기
  4. 4금융·증시 동향
  5. 5주가지수- 2020년 3월 30일
  6. 6해수부, 안전한 조업활동 지킴이 ‘어선안전정책과’ 출범
  7. 7KIOST, 주름개선 바이오메디컬 소재 개발
  8. 8
  9. 9
  10. 10
  1. 1당정청 소득하위 70% 가구에 100만원...文대통령 결정만 남았다
  2. 2교육부, ‘초중고 온라인 개학 ·고 3만 등교 · 개학 연기’ 등 다각도 검토 …내일 발표
  3. 3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아이돌봄쿠폰 등과 중복수급 가능 ”
  4. 4부산시, 113·114번 확진자 동선 공개…두 환자 모두 해외입국자
  5. 5 대구시 긴급생계지원사업 오늘 공고 … 4인 가구 80만 원
  6. 6해운대구, 재난기본소득 1인당 5만 원 긴급 지원
  7. 7오늘(30일) 부산 날씨 맑음, 모레 비 소식
  8. 8거창군 코로나19 종합 대책 전 군민·소상공인 재난지원금 지급
  9. 9부산서구, 재난기본소득지원금 전 구민 5만원 지급
  10. 10부산 시청 민원실에 신나통 들고 찾아온 남성, 경찰과 대치 끝에 검거
  1. 16월로 연기된 부산 세계탁구대회 개막 또 연기
  2. 2 옛법택견 이제 링 위에서 증명한다
  3. 3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3월→6월→연말 추가연기
  4. 4“다저스, ML 시즌 취소 시 가장 큰 타격”
  5. 52군에 혼쭐난 거인 선발…따끔한 예방주사
  6. 6K리그 ‘일정 축소’는 합의, 개막시점은 미정
  7. 7코비 고별경기 수건, 경매서 4000만 원 낙찰
  8. 8
  9. 9
  10. 10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독일 통일과정 7대 과오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다시 읽어보는 한 ‘분단인’의 삶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그럼에도 봄은 오고 있다
제1부두, 이왕 보존하는 김에 제대로
기고 [전체보기]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일상을 찾기 위해 /손현진
국제관광도시로 가는 부산 킬러콘텐츠 /장순복
기자수첩 [전체보기]
억측과 갈등만 낳는 낙동강청 /임동우
양산 도로 침하 사고의 교훈 /김성룡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히포크라테스의 거울
개혁을 위한 아카데미상은 없지만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귀하디귀한 악기 ‘편경’
강강술래와 농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부산시의 뒷북 /하송이
자화자찬이 아니라 묵묵하게 /정옥재
도청도설 [전체보기]
리턴 매치
동학개미운동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여든 살 어머니의 만학
상월선원의 천막결사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아시정구지의 추억
깻잎무침 두 장 컵라면 하나
사설 [전체보기]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침체된 소비 진작 마중물 되길
해외입국자 2주 격리, 보다 세밀한 관리 필요하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국민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면
인구 절벽 시대, 복지 대타협 급하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허황된 중국경사론
“한미동맹, 이상없다”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전쟁의 얼굴
호의가 낳은 명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의 도전과 한국인의 응전
한국 경제 회복탄력성이 관건이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가 지구촌에 던진 경고
코로나 최전선 지방정부엔 여야가 없다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사계’ 연주의 전설, 이 무지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의 르네상스
영화 ‘사이드웨이’가 말하는 것
특별기고 [전체보기]
‘도시국가’시대 市長의 역할 /정해문
‘코로나 19’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곽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우봉 조희룡의 매화서옥도
심사정 지두화 ‘절로도해도’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20하프마라톤대회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