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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천안함 외교와 대북정책 /서주석

국제적 협조의 틀 마련과 함께 남북 군사당국의 직접 논의가 절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7-04 19:29:59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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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천안함 외교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5월 하순 국제공동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대통령의 강력한 대북 응징 의지가 천명되었지만, 유엔 안보리의 결정은 지연되고 있고 국제 제재 역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미국 일본 EU의 대북 규탄 결의가 잇따랐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을 지목하기를 주저하고 있다.

현재 안보리에서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지고 있지만 성과는 미지수다. 사건의 실체를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지고, 북한도 자기들 소행이 아니라고 강변하는 상황에서 문안 채택이 이루어져도 강력한 단죄와 제재까지 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 사건 이후 정부는 강력한 대북 압박 노력을 전개했다. 대북 지원에 제동을 가하고 북한 선박의 제주해협 통과도 차단했다. 또 한미연합 해상훈련을 통한 대북 시위와 더불어 사실상 북한을 겨냥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의 주도적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주 한미정상회담에서는 2년도 채 남지 않았던 전시 작통권 전환 시점을 3년 뒤로 연기하는 합의까지 나와 국내에서 심각한 논쟁을 촉발하기도 했다.

남북관계가 냉각되고 북한의 대미일 관계도 사실상 중단된 지 2년여가 지났다. 그동안 북한의 핵능력은 2차 핵실험까지 거치면서 더 커졌고, 장사정 미사일의 보유와 함께 핵탄두 투발능력의 확보가 시간 문제가 되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는 일촉즉발의 위험이 상존하는 수역이 되었고, 비무장지대 역시 심리전 재개와 대응 보복 엄포로 불안해졌다. 우리 군의 전력 강화와 강력한 한미 연합태세를 통해 북한의 대남 군사위협에 대처한다지만 방위력을 강화한다고 해서 위협 자체가 감소되는 것은 아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맞서는 방법이 당장에는 통할 수 있다. 국군 장병의 희생에 대해 보복을 바라는 대중적 심리를 충족시키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제재만으로는 사태를 종결할 수도, 위협이 커지는 상황을 극복할 수도 없다. 일방적 국내조치는 이미 취해졌고 국제적 조치는 일정 수준에서 조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를 감안할 때 안보리 제재를 전제로 짜여진 기존의 대응책은 보다 포괄적인 견지에서 억제와 협상 모두를 고려한 방향으로 보완되어야 한다.

이미 6자회담에서는 북핵 해결과 더불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국제적 노력의 필요성에 합의했고, 이를 위해 남북한과 미중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포럼의 개최가 필요하다는 공동의 인식에 도달한 바 있다. 남북 간에도 정상회담과 국방장관회담에서 긴장완화를 위한 방책이 합의됐다. 한반도 안보 문제를 해결하고 사건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6자 회담 재개 및 한반도 평화포럼 가동을 통해 국제적 협조의 틀을 확보하는 한편, 남북 군사당국자회담을 통한 직접적 논의가 절실하다.

이와 관련하여 북한이 유엔에서 제시한 공동 조사 방안에 대해 남북한 및 미중이 참여하는 공동 확인 방안으로 대응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는 우리 측 조사의 공신력을 높이고 북한의 비협조 시 유엔 안보리의 추가 결정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만약 성실하게 이행될 경우 한반도 군사문제에 대한 남북 및 국제 협조의 단초도 될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우리 나라에서도 관련된 행사와 논의가 있었지만, 미국 미주리주 트루만대통령기념관은 6·25전쟁 60주년에 관한 특별 전시를 하고 있다. 주말에 이 전시회를 돌아보면서 느낀 것은 전쟁 발발 당시 트루만이 보인 강력한 리더십이 만약 그 전에도 발휘되었다면 전쟁 자체가 일어나지 않았으리라는 진한 아쉬움이었다.

복합적 안보위협의 시기를 맞아 이제는 실로 다각적인 협의와 대응의 틀을 가동해야 할 때가 되었다. 6자회담 재개가 지연되면서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북핵 문제의 해결과 함께 한반도 긴장 완화를 구현하기 위해 한미 양쪽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진전된 논의가 나와야 한다. 오바마 정부가 한반도 문제의 시급성을 애써 외면한다면 우리라도 먼저 나서야 할 것이다. 미국노스캐롤라이나대학 방문학자

※사외 필자의 견해는 본지의 제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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